하늘로 가려던 나무

 

나무가 겁 없이 자란다

겁 없이 자라서 하늘로 가겠다 한다

하지만 하늘에 가서 무얼 한다?

갑자기 허탈해진다

 

일요일도 없는

하늘에 가서 무얼 한다

나무는

그 지점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다시 나만 남았다


다시 나만 남았다

영혼을 쫓아 다니느라 땀이 흘렀다

영혼을 쫓아 다니는데 옷이 찢겼다

자꾸 외로워지는 산길

 

염소쯤이야 하고 쫓아 갔는데

염소가 간 길은 없어지고 나만 남았다

곳곳에 나만 남았다

 

허수아비가 된 나도 있었고

돌무덤이 된 나도 있었고

나무 뿌리로 박힌 나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불쌍해서 울었다

내가 많아도 나는 외로웠다






새와 나무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움직인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 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짖지 않은 까닭이다







고독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곯았다.





















그림을 잘모르는 나로써는 그저 단조로운 시야로 내 취향에 맞는 그림이 좋은 그림이다. 그래도 가끔은 작가의 의도를 읽고자 머리를 싸매는 일도 주저치 않는다

또 가끔은 작가의 의중은 아랑곳 없이 그냥 읽혀지는 작품이 있다. 변 시지님의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다.아마도 그건 내 몸속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 그 때문일게다


PS:

바로전에 올린 변시지님의 어느독백 1도 함께 즐겨 주세요. 행복한 날 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