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찾아라

춘향이의 처지와 같이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해서 ‘천붕우출(天崩牛出)이라 허였나니 솟아날 궁기가 있느니라’라고 이도령이 천연덕스레 여유를 부릴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비록 몰골과 행색은 초췌하지만 주머니속 깊이 간직하여 둔 암행 어사(御使) 마패(馬牌)가 있기때문 아니겠는가?

마찬가지로 개벽의 소식이 있으면 당연히 개벽(開闢)을 집행하고 개벽의 환란을 극복하는 대안(代案)도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마패와 같이 위기를 담박에 뛰어넘는 비방은 과연 없을까?


다행히 '천붕우출’에는 예정된 미래에 대한 현재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것이 '소’다. 개벽이치가 소[丑]에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개벽의 도(道) 역시 소(牛)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언서 및 비결(秘訣)에서는 모두 '소’ 를 찾아라고 전하고 있다. '소’는 도(道)의 세계에 있어서 영원한 화두(話頭)이다.방도군자심우활(訪道君子尋牛活) 즉, '도를 찾아 방문하는 이들이여, 소를 찾아야 살수 있다’는 말이다.

우성진인(牛性眞人)

개벽세계를 여는 생명의 도(道)는 언제 어떠한 존재에 의하여 열리게 될 것인가? 새마을운동 덕분으로 지나간 일들이 되었지만 해마다 홍수가 나면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 있었다. ‘집채가 떠내려가는 물난리가 나도 소꼬리만 잡고있으면 살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개벽을 대비하여 집집마다 가족 숫자만큼 소를 길러야 할 것인가?

대개벽으로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상황에서는 무슨 '소’를 찾아야 할까?

불가(佛家)에서는 오래 전부터 '소’를 진리의 상징으로 보고 심법전수의 수단으로 삼았다. 절마다 '소를 찾는 그림(尋牛圖)’을 벽에 둘러가며 그려 붙인 것이 그것이다.

최초로 심우도를 그렸던 송나라때의 곽암선사는 화엄경이 말하는 미륵불(彌勒佛)의 출세를 상징화하여 그렸다. 그러나 심법(心法)을 닦는 것이 본업이 되다보니 현재 불교의 심우(尋牛)는 미래불(未來佛-미륵불)과 관계없는 심우(心牛)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찾는 '소’는 대개벽의 정신(精神)을 소유하여 천지의 질서를 바로잡는 진리(眞理)의 주체(主體)이다. 개벽의 열쇠, 생명의 활방(活方)을 가진 절대자이다. 이를 우리나라의 예언용어[秘訣]에서는 '소의 성품(性稟)을 가진 진인'이라는 뜻으로 우성진인(牛性眞人)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진인(眞人)은 도대체 어떠한 경지를 표현하는 말일까?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의 진인(眞人)은 철인(哲人), 성인(聖人), 불타(佛陀) 등을 뛰어넘는 신성(神聖)의 반열을 뜻하며 조화권능의 영역을 아우른다.

그러므로 한민족의 정신사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이 진인(眞人)의 출세를 갈망하고 있으며, 이것이 비결 곳곳에 예정된 미래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