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희생’이다. 자기 시간을 희생하고 물질적인 대가를 바라지 않은 채 남을 돕는 일. 고아원 또는 양로원에서 아이들을 목욕시키거나 독거 노인들의 식사를 돕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런 고정관념을 떨쳐내기 위해 자원봉사단체에서는 ‘볼런테인먼트(Voluntainment)’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내세웠다. 볼런티어(Volunteer)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이 신조어는 기존의 자원봉사 개념에 재미와 즐거움의 개념을 더한 것. 자원봉사 활동은 ‘가까운 곳에서 자원봉사자와 대상자가 서로 어울려 즐기는 행위’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흥미 위주의 쉽고 재미있는 자원봉사 기회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에디터만 해도 작년 이맘때 ‘자원봉사 체험기’를 통해 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 해봤지만, 퇴근시간이 일정치 않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밥 먹듯이 하는 이가 정기적으로 고아원에 들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겨우 틈내어 찾아가도 주말에 육체 노동을 하고 나면 월요일부터 몸이 너무 무거웠다. 그래서 부끄럽게도 딱 두 번 더 찾아간 뒤 포기하며 한 말이 “자원봉사하기 정말 힘드네”였다.

 

그러나 이번 특집 기사를 진행하면서 나 역시 ‘자원봉사는 고아원이나 양로원에서 육체 노동으로 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고아원에 가기 힘들다면 단체를 통해 후원 기금을 낼 수도 있고(휴대전화 결제로도 가능하고 연말정산 때 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날짜가 맞는 흥미로운 1회성 행사(각종 영화제나 연극제 같은)에는 얼마든지 참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취재를 거듭하다 보니 ‘서울역사박물관 세종대왕 포토라인 안내’, ‘고궁 안내 자원봉사’, ‘서울영화제 안내 자원봉사’, ‘서울시립미술관 자원봉사’ 등 문화 전반에 걸친 흥미로운 자원봉사의 기회도 굉장히 많다는 걸 알았다.

 

몇몇 사이트만 지속적으로 들어가도 정보가 쏟아지는데 참으로 적극적인 관심 없이 살았구나 싶어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했다.


 


영화제나 각종 연극제, 이벤트 행사에 참석했던 자원봉사자들이 다시 자원봉사에 나서는 비율은 60%가 훌쩍 넘는단다. 자신의 흥미와 맞물린 분야이기 때문이리라. 일도 도우면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도 공짜로 얻고 즐길 수 있으니까.

 

그래서 전문가들은 “처음 자원봉사할 때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라”고 충고한다. 무턱대고 양로원이나 고아원에 갔다간 ‘이렇게 힘들고 피곤한 일 다시는 안 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

 

쉽고 재밌는 일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자원봉사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자원봉사 활동도 별로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시간 없는 맞벌이라면 부부끼리 국내 또는 해외 결식 아동이나 소년소녀 가장 후원회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 또 전업주부나 퇴직한 사람들일수록 자원봉사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아이들이 자라 자신의 품을 벗어나거나 늘 매달리던 일이 없어진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정신적 공황 상태를 겪게 되는데, 자원봉사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시켜주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센터에서 다양한 자원봉사를 하거나 일이나 전공을 십분 활용해 구청이나 복지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다.

 

이 봉사활동을 거쳐 전문 강사로 거듭나 제2의 직업을 찾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고.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요즘은 질 높은 봉사를 위한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도 많으므로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자원봉사는 엄밀히 말하면 ‘자신이 원해서 남에게 봉사하는 무대가의 일’이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절대 ‘돈’을 바라선 안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원’이다 보니 책임감이 덜해 무단으로 빠지는 경우가 꽤 있다. 또 개인이 가진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거나 자원봉사를 위해 자료를 연구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경우도 있기 때문에 봉사단체나 복지원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고비를 지급하기도 한다(특히 독거 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집으로 찾아가 이뤄지는 소위 ‘가사 봉사’는 1회당 얼마 정도의 수고비가 지급되는 공식적인 유료 자원봉사다).

 

일의 종류에 따라서 교통비와 식사비를 합한 정도일 수도 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라면 교재 연구비조로 좀 더 지급되기도 한다. 각 봉사단체나 기관에 따라 월급이나 일당 형식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있고, 돈이 아닌 무료 점심식사나 기타 혜택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봉사 단체들 사이에서도 돈은 ‘강력한 동기 부여제’라는 긍정적 입장과 ‘자원봉사를 아르바이트로 전락시키는 독’이라는 부정적 입장으로 나뉘는, 여전히 민감한 문제다.

 


포루투갈에는 ‘시간 은행’이란 게 있다. 보통 은행에 돈을 저금한다면 이 은행은 ‘자원봉사한 시간’을 저금한다. 이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시간 은행에 가서 구좌를 만든다. 그러고는 자신이 자원봉사를 원하는 날짜와 가능한 시간을 제시하면 은행이 연계된 봉사센터를 통해 자원봉사 현장을 소개해준다. 이 사람이 자원봉사를 3시간 했다면 그 3시간은 은행에 저금되는 것. 그러곤 자신의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을 때나 부모님을 몇 시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할 경우 그 3시간을 인출한다. 그러면 다른 자원봉사자가 와서 아이나 부모님을 돌봐준다. 자신이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미리 자원봉사자를 부르는 ‘대출’도 가능하다.

 

즉, 이 은행은 거대한 자원봉사 시스템이다. 물론 이 ‘시간 은행’을 시행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겠지만 원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다. 이런 잘 짜여진 시스템으로 인해 사람들은 짧더라도 자원봉사를 할 수 있으며, 그 대가를 자원봉사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

 

아직 우리에겐 머나먼 이야기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가까이 있는 자원봉사’가 아닐까. 우리도 언젠가 백화점이나 문화센터 가듯이 ‘나 지금 자원봉사 가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나눔차량자원봉사대 www.nanumlove.com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자가운전자라면 동참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이동할 때 차량으로 이동을 돕는 봉사활동과 자동차 같이 타기 등의 이웃 사랑 캠페인을 함께 진행 중.

 

2 각종 문화 자원봉사
국내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국내외 행사에 참가,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방법. 보통 진행요원, 통역, 사무 등을 맡는다. 대표적인 자원봉사 모집 행사로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춘천마임축제 등이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volunteer.seoul.go.kr), 볼런티어21(www.volunteer21.org)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1 유니세프 www.unicef.or.kr
세계 어린이 권리신장 활동과 구호활동을 추진하는 단체. 매월 자동이체, 신용카드나 지로용지를 통해 원하는 금액을 기부할 수 있다. 분기나 연 단위로도 가능.

 

2 공동모금회 www.chest.or.kr
‘사랑의 열매’를 캠페인 상징으로 성금을 모아 우리나라 사회복지 전 분야에 성금을 배분하는 민간 모금기관. 다양한 모금활동 외에도 인터넷 복권 엔젤복권은 대표적 사이버 모금 활동. 복권 판매금액의 25%가 이웃돕기 기금으로 정립되는 방법

 

3 YASI www.yasiworld.org
소년소녀 가장에게 물질적·정서적 지원을 하는 봉사단체. 금전적으로는 ‘동전 모으기’와 ‘땅 한 평 기금’으로 참여할 수 있다. ‘동전 모으기’는 본부에서 주는 모금함에 동전을 모아 3개월 단위로 모아진 동전을 단체로 입금하는 것. 또한 ‘땅 한 평 기금’은 땅 한 평에 3만원 하는 땅을 사서 아이들을 위한 체험자연학습 장소와 소년소녀 가장들의 무료 주거시설로 제공하는 것. 땅 한 평의 명예 기증자가 된다.

 


 

 


1 자원봉사리더십센터 www.volunteer21.org
자원봉사 리더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체.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자워봉사 리더 양성과정과 봉사단체 관리자 양성과정, 그리고 자원봉사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 양성과정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

 

2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www.s-win.or.kr
서울시내 사회복지시설 및 기관 소식들을 모두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 이곳의 구인 코너를 통해 가까운 지역의 복지시설에서 직업형 봉사활동 정보를 얻을 수 있다.

 

3 가사&간병 방문 도우미 교육센터
보건복지부에서 마련한 교육센터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www.jahwal.or.kr), 충청권은 대전 YMCA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

 

 


한국국제협력단 www.koica.go.kr
개발도상국가와의 우호협력관계를 증진시키고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해 국제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출연기관. 전문인력과 일반 봉사자들을 매년 해외로 파견하는 사업을 추진 중.

 

 

 

출처 - 레몬트리

출처 : 유엔과 국제기구  |  글쓴이 : 고희림K-di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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