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경 영화제에서 꼭 봐야지 했던 두 편의 영화를 보고 왔다.

 

<플라스틱 바다>의 내용은

예상 가능하고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저널리스트가 잘 정리해서 만든 영상으로 접하는 건 확실히 충격이 크다.

 

어린 시절부터 대왕 고래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던

감독이 대왕고래 다큐를 만들려고 바다에 나갔다가

그들이 사는 바다를 접하고 주제를 바꿔서 만든 영화이다.

 

 

미세하게 분해된 플라스틱 조각을 플랑크톤과 치어가 먹는 장면,

새끼새의 위에서 플라스틱 조각 234개나 나오는 장면 등은

숨쉬는 것도 잊게 만들었다.



감독의 말처럼

너희들의 집에 쓰레기를 버려서 미안하다....

영화를 보고 나와 음료를 마시고 싶었지만

이 영화를 보고 병에 든 음료를 사기도,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사기도 싫었다.

그때 발견한 이것!  ​

이걸 발견한 순간 일행 3명은 다들 가방에서 주섬주섬 텀블러와 보틀을 꺼냈다. 

천원에 쓰레기 안 만들고 음료를 잘 마셨다.

환경영화제만이 아니라 모든 영화관에서 이런 서비스 하면 좋겠네.

바로 이어서 본 <울타리 밖의 사람들>​

유기동물 보호소를 촬영한 다큐라고 해서 잔뜩 긴장하고 들어갔는데

왠걸, 이 보호소, 내가 생각했던 보호소랑 차원이 다르다.​

물론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들은 안쓰럽지만

동물 호텔급의 시설과

수의사, 사육사, 스테이션 직원들까지 사명감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전문 인력이 포진해 있고,

무엇보다 진료, 입양, 홍보, 교육 등의 시스템이 완벽한 거다.

그간 우리나라 보호소를 직접 경험하고,

일본, 대만의 보호소 다큐를 보고 가졌던 참혹함은 없었다.

보면서 영화 속 보호소가 보편적인 오스트리아 보호소인지,

도대체 재정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질문이 마구 생겼다.

다행히 이 영화는 감독과의 대화가 있어서 손 번쩍 들고 질문.​

그렇지, 그럴 리가 없지.

이 보호소는 댑따 오래 전에 시인이 설립한 보호소로

동물단체가 운영하고 있으면 야생동물 부분은 정부 보조를 받기도 하지만

나머지는 기부로 운영된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기부자들이 보호소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테고

영화에는 기부자들을 의식하는 직원들의 대화가 나온다.

농장동물에 대한 내용인데

그 내용도 묻고 싶었지만 아, 질문자가 너무 많았다.

원하는대로 질문 리스트의 대답을 다 들었던 기자질할 때가 그립구나.   

이 영화가 감독의 첫 영화라는데

그의 두번째 영화가 보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 고양이 장면에서 안타까움과 애정이 더 묻어나서

이 감독 분명 고양이 반려인이다 싶었는데 맞았다.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고 또 한 마리를 입양하려다가 이 보호소를 알게 되어서 시작된 영화라고.

7살 때부터 채식을 해서 30년 정도 되었고

이제는 비건으로 살고 있다고.

그의 가족들은 도축업자가 많다니 이 또한 그의 정체성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함께 살던 반려동물을

임신했다고, 거칠다고, 기타 등등 이곳에 남기고 가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잡히는 영화.

인간의 ​무책임과 이기적인 내면을 보호소 스테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게 감독이 원하는 것이었을까.

보호소의 참담함을 확인하는 영화일줄 알았는데

무책임한 인간들에 의해서 모여진 동물들과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유대를 지켜보며 좀 울컥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골골송을 너무 심하게 해서 심장음을 들을 수 없자

난감한 의료진과 사람이 좋은 고양이의 실랑이가 따스하고,

이곳의 동물들을 입양한 후 문제가 생기자 다시 파양하려는 사람들에게

그건 개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문제이니 시정하던가 전문 훈련사를 찾아보라고 따끔하게 직언하는 전문 지식을 갖춘 직원과

거의 동물행동학 강의같은 전문적인 내용을 교육하고 그 수업을 진지하게 수강하고 있는 반려인들과,

부산한 꼬맹이들을 큰소리로 집중시키며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어릴 때부터 알려주는 직원들의 열정까지,

아, 이런 보호소가 우리에게도 생긴다면 

동물단체와 기부자들이 힘을 모아 우리도 이렇게 운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영화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아직 이 두 편의 영화를 볼 기회가 있다.

이런 영화는 영화제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으니 서두르시길.

울타리 밖의 사람들 _ 22일(화요일), 12시 30분, 서울극장 10관

플라스틱 바다 _ 23일(수요일), 3시, 서울극장 10관

자세한 건 환경영화제 홈피

http://www.seff.kr/index.php

 

 

​언제부터인지 환경영화제에 동물 섹션이 없어졌다.

예전에는 동물 섹션 영화 때 책공장 책을 협찬하기도 했는데.

다시 동물 섹션이 다시 부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