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과 맹그로브 숲이 열대우림보다 더 중요한 이유

 

탄소는 모든 생명의 원천이다. 탄소는 비록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홀대받고 있지만, 산소와 함께 지구상의 생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원소 가운데 하나다.

 

생태계는 탄소순환에 의해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소순환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탄수화물을 생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식물의 몸속에 저장된 탄소는 동물들에게 섭취된 후 먹이사슬의 다음 단계로 이동하며, 동물의 사체들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탄소순환에 지나치게 개입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구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다. 동시에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기도 하다. 최근 맹그로브 숲, 갯벌, 염습지, 해조류 숲과 같은 연안 서식지들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과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서식지들은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물고기들에게 알을 낳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준다. 또한 오염물질을 걸러주고 해일의 힘을 누그러뜨리는 구실을 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열대우림에 비해 5배나 많은 엄청난 탄소의 저장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해 왔던 이들 서식지들이 파괴되면, 많은 양의 탄소가 방출되는 결과를 빚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맹그로브 숲은 35%, 해조류 숲은 30%, 염습지는 20%가량 파괴된 것으로 추산된다.

 

sacramento.jpg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위치한 새크라멘토-샌 와킨 강 삼각지(Sacramento-San Joaquin River Delta)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100년간 약 1,800 km2에 달하는 염습지가 사라졌는데, 이 과정에서 대기 속으로 방출된 이산화탄소 양은 총 20억 톤에 달한다. 매년 1천만 톤에서 1,500만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캘리포니아주 온실가스 배출총량의 약 3%에 해당하는 양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연안습지의 파괴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산업활동 과정에서 배출되는 양의 1-3% 정도로 추산된다.

 

IPCC 제4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인류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대기 속으로 방출한 이산화탄소 양은 연평균 64억 톤 정도다. 생태계 파괴로 방출된 이산화탄소 양은 그것의 25%인 연평균 16억톤. 이는 연안서식지를 보존하고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기후변화 완화에 있어서도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나타내는 수치다.

 

연안서식지를 잘 가꾸고 지키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완화’와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적응’ 두 가지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책에 속한다. 이는 최근 많은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지혜를 바다에서 찾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한국해양연구원 전략개발실 류종성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