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산하에는
-비무장(DMZ)지대

전 민

6월의 산하에는 멧돼지와 산양, 고라니 가족들과 기러기 떼만 날고, 산 능선 따라 동의나물. 산딸기와 평야의 초지엔 크고 작은 야생초, 돼지풀, 개망초, 양지꽃. 원추리, 양지 언덕엔 할미꽃, 노랑 제비꽃, 계곡 습지에는 무당개구리 알알이, 산 복판엔 싱싱한 습지 식물들과 땅과 물 사이에 작은 생명체들이 6월의 사연을 담아 꽃으로 피어난.

갈까마기 몇 마리만 자유롭게 날고, 연어는 남북을 지나 태평양으로 음지가 된 민통선 이남에 핀 양지꽃, 꼬리조팝나무. 벚꽃, 복사나무 늪지, 건습초원, 관목 습지, 산림 습지, 유월의 총탄에 유린당한 국부엔 자궁을 지켜온 토종 생명체는 숨고 외도로 유입된 외국산 동·식물들이 외아들 바친 할머니, 새 신랑 보낸 새 새댁 가슴 밭을 글로벌화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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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쟁의 목적은 평화라고 했다. 그러나 전쟁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되어진 인류의 최대 적이다. 전쟁은 가장 비천하고 죄과가 많은 무리들이 권력과 명예를 서로 빼앗는 상태를 말한다고 L.N.톨스토이는 말한다. 그렇다. 전쟁은 무엇보다도 참혹한 것이며 야만적이고, 인간으로 하여금 가장 비인간이게 하는 수단으로써 행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이 휘몰아간 비무장지대(DMZ). 그러나 세월이 흘러 그곳에는 평화가 가득하다. 인간들의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 인간이 아닌 모든 평화와 안존이 가장 인간적이어야 할 조화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화란 천국이 아니요, 인간이 아닌 원시의 모습도 아니다. 오직 가장 원시적인 삶과 삶끼리 가장 근원적인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에 존재한다. 비무장(DMZ)지대인 [6월의 산하에는] 지금‘멧돼지와 산양, 고라니 가족들과 기러기떼’, 그리고 ‘동의나물. 산딸기와 돼지풀, 개망초, 양지꽃. 원추리, 할미꽃, 노랑 제비꽃’, ‘계곡습지에는 무당개구리 알알이, 산 복판엔 싱싱한 습지 식물들과 땅과 물 사이에 작은 생명체들이’각자의 삶을 누리며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삶의 터전이 되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전쟁의 자리가 되어 그곳에서는‘유월의 총탄에 유린당한 국부엔 자궁을 지켜온 토종 생명체는 숨고 외도로 유입된 외국산 동·식물들이 외아들 바친 할머니, 새신랑 보낸 새새댁 가슴밭을 글로벌화해 가고’있다. 이에 6월의 끝자리에서 건너야 할 [한(恨)의 강]을 앞두고, 6월에 산화한 피붙이들의 아픔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삼가 고개를 숙인다.

구재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