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언 제 : 2014. 02. 12 (수)
0. 누구와 : 나 홀로
0. 어 디 : 축령분맥 1구간 ((베어스타운) ~ 주금산 분기점 ~ 축령산 갈림길 ~ (축령산 매표소))
0. 코 스 : 베어스타운 - 주금산 - 비금리 갈림길 - 수동고개 (불기고개) - 서리산 능선 합류점 -
서리산 정상 - 억새밭사거리 - 절고개 - 축령산 정상 - 남이바위 - 수리바위 - 매표소
- 축령산 입구 버스 정류장
0. 산행시간 :
| 지 점 | 표 고 (m) | 소요시간 (분) | 휴식 및 점심 시간 | 이동거리 (km) | 평균속도 (km/h) |
접근로-베어스타운 | 159 |
| |||
| 접근로-주금산정상 | 813.6 | 120 | 3.4 | 1.70 | |
| 들머리 - 비금리 갈림길 | 794 | 15 | 0.5 | 2.00 | |
| 수동고개=불기고개 | 393 | 62 | 2.0 | 1.94 | |
| 서리산 능선 합류점 | 792 | 182 | 3.0 | 0.99 | |
| 서리산 정상 | 832 | 13 | 0.6 | 2.77 | |
| 억새밭 사거리 | 690 | 42 | 1.0 | 1.43 | |
| 절고개 | 689 | 12 | 1.5 | 7.50 | |
| 축령산 정상 | 886.2 | 31 | 0.6 | 1.16 | |
| 분맥 갈림길 | 852 | 18 | 0.4 | 1.33 | |
| 남이바위 | 851 | 10 | 0.4 | 2.40 | |
| 수리바위 | 650 | 29 | 0.9 | 1.86 | |
| 매표소 | 309 | 43 | 1.4 | 1.95 | |
| 합계 및 평균 | 접근로/탈출로 포함 접근로/탈출로 제외 | 9시간 44분 7시간 29분 | 84 분 | 15.1 11.2 | 1.55 1.50 |
*** 들머리와 정상 간 표고 차 : 727.2m
0. 이동시간 및 소요비용
| 구 분 | 시 각 | 한 일 | 소요시간 (분) | 투입비용 (원) |
이 동 (갈 때) | 0558 | 집 출발 | ||
| 0601 | 오남소방서 정류장 도착 | 03 | ||
| 0608 | 23번 버스 탑승 | 07 | 1,100 | |
| 0631 | 광릉내에서 하차 | 23 | ||
| 0640 | 7번 버스 탑승 | 09 | ||
| 0653 | 베어스타운에서 하차 | 13 | 100 | |
| 소계 | 55 분 | 1,200 원 | ||
이 동 (올 때) | 1639 | 매표소로 하산 완료 | ||
| 1745 | 도보로 이동하여 축령산 입구 버스 정류장 도착 | 66 | ||
| 1800 | 330-1번 탑승 | 15 | 1,100 | |
| 1858 | 금곡동구종점에서 하차 | 58 | ||
| 1906 | 23번 버스로 환승 | 08 | ||
| 1938 | 오남소방서 앞 하차 | 32 | 100 | |
| 1948 | 집 도착 | 10 | ||
| 소계 | 3시간 49분 | 1,200 원 | ||
| 먹거리 - 김밥, 치킨버거 | 3,200 원 | |||
| 하산주 - 과자, 막걸리 | 3,500 원 | |||
| 총 계 | 4시간 44분 | 9,100 원 |
0. 대중교통 :
- 강변역 A 정류장에서 11번 버스 탑승 후 베어스타운에서 하차.
- 축령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조금 걸어 나와 버스 종점에서 30-4번 탑승 후 마석역에서
하차. 이후 전철 이용.
(아래는 2011. 10월 30-4번 버스 시간표인데 다른 건 몰라도 축령산 발 16:35분, 18:40분
시간표는 현재 시간표와 일치하네요.)
0. 주의구간 : 본문 참조
==========================================================================================================
지난 번 화악지맥 분기점인 도마봉에서 도마치재까지 산행을 마친 후 다음 산행지로
도마치재에서 화악산 구간을 상정해두었었지요.
그런데 인터넷 검토 결과 현재 이곳은 눈이 매우 깊어 거의 허리까지 빠지는 지점도 있고, 근자에
이곳을 산행한 사람이 없어 러셀까지 해야 한다기에 이 구간 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대타를 찾아보려는데 문득 주금산 - 서리산 - 축령산 연계산행이 뇌리에 떠오르더군요.
세 산은 모두 개별적으로 가본 적이 있지만 주금산에서 서리산에 이르는 연결 구간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지요.
몇 번인가 시도는 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때마다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 포기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었는데 드디어 오늘 이 오래된 숙제를 풀 기회를 갖게 되었네요.
버스 두 번 타고 베어스타운 정류장에 내립니다.
아직까지 동이 트지 않았네요.
주 도로 옆에 있는 지선으로 들어섭니다.
사거리에서 우측 다리를 건넙니다.
계속 직진을 하여 베어스타운 경비소를 지납니다.
슬로프가 밤새 찬 공기로 잘 다져진 자신의 설질을 즐길 스키어들을 기다리고 있군요.
사진 우측에 있는 리조트 건물 쪽으로 갑니다.
리조트 건물 앞 계단을 오릅니다.
공터를 지납니다.
삼거리가 나오는군요.
좌우 길은 얼마 안 가 합류합니다만 좌측 길이 좀 거리가 짧지요.
전에 없던 산책로 이름이 곳곳에 붙어 있네요.
키와니스란 이름이 생소합니다.
첫 이정표를 만납니다.
정상이 그다지 멀지 않군요.
두 번째 이정표 옆에는 돌무더기가 있네요.
정상으로 가는 길이 둘이나 되는군요.
정상 1.64km 쪽 길을 선택합니다.
거리가 조금이라도 짧아서가 아니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게 선택의 이유입니다.
옆에 있는 막대 이정표에 적힌 정상까지의 거리와 베어스타운까지의 거리 표시가 화살표
이정표에 적힌 숫자와 한참 차이가 나는군요.
베어스타운 정상이라는 현위치 표기도 오기인 것 같습니다.
좀 더 오르다 보면 또 다른 베어스타운 정상 표시가 나오는데 그곳 표시가 맞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날에 비해 경사로를 오르는 다리가 오늘 무척 힘겨워 합니다.
컨디션은 괜찮은 것으로 느껴지는데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네요.
나도 모르는 어떤 주기 같은 게 내 몸 안에도 있는 건지 일 년 중 몇 번 정도는 약간의 경사조차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다리가 힘들어 하곤 하는데 오늘도 그런 날들 중 하나입니다.
첫 밧줄 구간이 나타나는군요.
이 정도야 스틱만으로 해결 가능한 경사이므로 밧줄에게 좀 더 쉴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넓은 공터가 나타납니다.
좀 전에 언급한 대로 이곳의 이름도 베어스타운 정상입니다.
이곳이 진정한 베어스타운 정상인 것 같다는 말은 이미 했지요.
공터 끝에 서면 베어스타운 슬로프 전경(全景)이 조망됩니다.
건너편 산들을 휘감고 있는 운무가 새벽의 도래를 시샘이라도 하는 건지 하루의 빗장을 풀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베어스타운 정상이란 곳을 지나면서부터 길이 좀 순해지네요.
안부에서는 이정표 상 정상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7부능선을 지납니다.
몸이 도무지 산에 적응할 기미를 보이지 않네요.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간신히 뿌리치고 적어도 주금산 정상까지는 가보기로 합니다.
이후 길은 대체로 직진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한 봉우리에서 길이 우측으로 휘는군요.
근자에 이 길을 간 등산객들 흔적이 능선 따라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 있군요.
진지를 만납니다.
이 진지 위가 바로 주금산 정상이지요.
정상석, 안내판, 이정표 등이 산재해 있군요.
자주 와봤던 산인지라 인증샷만 날리고 그냥 지나칩니다.
이정표 상 독바위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독바위 방향은 곁에 있는 또 다른 이정표 상 수동고개 방향과 일치합니다.
헬기장을 통과합니다.
공기가 은근히 차갑네요.
최근의 산행 중 오늘 가장 많이 추위를 타는 걸 보면 확실히 몸 상태가 별로이긴 별로인
모양입니다.
진지 환기구가 서너 개나 늘어서 있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이곳이 바로 축령분맥이 천마지맥에서 갈라지는 분기점입니다.
비금리 방향 표시가 두 개나 있군요.
분맥 마루금은 비금리 4.19km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이정표 화살표를 따라 환기구 옆으로 난 소로로 들어섭니다.
가야 할 마루금이 멋지게 휘어진 몸체를 드러낸 채 내 방문을 기다리고 있군요.
분기점에서부터 수동고개까지는 대체로 내리막이지요.
내리막을 타면서 몸이 좀 풀리기를 기대해봅니다.
쉼터를 만나 안되겠다 싶어 잠깐 쉬어 가기로 합니다.
혹시 컨디션 호조에 도움이 될까 해서 편의점에서 아침에 사 온 치킨버거를 하나 먹습니다.
당장 느낄 수 있는 효과는 없지만 나중에 이 간단한 요기가 원기회복에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길이 잘 다져져 있군요.
이쪽 방향에서 주금산을 오르거나 내려간 흔적들일 겁니다.
이정표를 만나면 수동고개 방향으로 갑니다.
여기가 딱 중간지점이군요.
다음 이정표에서는 불기고개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수동고개를 불기고개라고도 부르는 모양입니다.
이정표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갈림길이 있지요.
여기서 좌측으로 가야 합니다.
이후 등산로는 불기고개까지 계속 내리막입니다.
잣나무 숲 사이도 통과합니다.
드디어 도로가 보이는군요.
여기가 바로 수동고개 또는 불기고개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경기도 가평군에 불기마을이라고 있고 남양주시에는 수동면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가평군에서는 이 고개를 불기고개라고 부르고 남양주시에서는 수동고개라고
부르는 건 아닌가 추정해봅니다.
길 건너편 간이 음식점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이 음식점 우측에 서리산 가는 들머리가 있지요.
입구에는 작으나마 이정표도 하나 서 있군요.
발자국 하나가 이 이정표 앞에서 서성이다 돌아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네요.
그렇다면 여기서부터는 내가 러셀 산행을 해야 한다는 말이 되는군요.
엄청 가파른 언덕을 힘겹게 올라 능선 따라 걷습니다.
공터를 만나면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지요.
나무들 사이로 서리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측에서 올라온 발자국 흔적이 있군요.
수동고개 이정표에서 뒤돌아선 사람이 좀 더 편한 코스를 이용해 이곳으로 올라온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커다란 나무 하나를 온전히 살려 만든 휴게시설을 지납니다.
한여름이면 이 나무가 등산객들에게 충분한 그늘을 제공해줄 겁니다.
이정표가 서리산 정상이 그다지 가깝지 않다는 걸 알려주네요.
컨디션이 별로이다 보니 이 숫자에 기가 좀 꺾입니다.
된비알이 계속 됩니다.
극기훈련 한다 생각하면서 경사를 극복해나갑니다.
길은 단순해서 이정표 지시대로만 따르면 됩니다.
페인트는 벗겨졌지만 글자 형태는 어렴풋이나마 남아 있군요.
여기서도 물론 서리산 정상 방향으로 갑니다.
날이 추우니 청명한 하늘이 체감온도를 더 낮춥니다.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는군요.
선행자의 발자국은 어느샌가 사라졌습니다.
여기서부터 러셀하랴, 된비알과 씨름하랴, 안전에 유의하랴 있는 힘 없는 힘 다 소진합니다.
잠깐 쉬어 가기로 합니다.
바위에 달려 있는 고드름이 갑자기 먹고 싶어지네요.
한 개 따서 먹어보니 맛이 괜찮습니다.
어린 시절 이후 처음 먹어봅니다.
결국 큰 고드름 네 개나 먹어치운 후 자리를 뜹니다.
바위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아주 위태롭군요.
멧돼지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이 나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구간이 계속 됩니다.
눈 아래가 바위인데다 눈 밑 지표 상태를 알 수 없어 발 디딜 때마다 바닥 확인 작업을 해가면서
진행하다 보니 산행 속도가 대폭 줄어듭니다.
스틱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급경사지에서는 주변 나무들을 이용해 힘겹게 한발 한발
나아갑니다.
드디어 서리산 주능선으로 올라섭니다.
내 입에서 정말 힘든 구간이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정표 화살표는 소실되고 기둥만 서 있군요.
여기서 좌측으로 가야 서리산 정상 방향입니다.
수동고개에서 서리산 능선 합류점까지의 기울기가 대략 27%네요.
이 정도면 그다지 급경사는 아닌 것 같은데 아마도 바닥이 언 바위이고 눈이 덮혀 있는데다
내 체력이 별로인 상태라서 그리도 힘들게 느껴졌나 봅니다.
길도 없는 바위 투성이 급경사지를 러셀해가면서 올라온 것에 비하면 주능선 길은 대로나
마찬가지네요.
철쭉동산을 통과합니다.
이곳은 철쭉이 700m에 걸쳐 자생하고 있기에 철쭉군락지라는 이름에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이 길이 철쭉 터널이 될 날도 그다지 멀지 않았네요.
철쭉동산 표지석을 지납니다.
철쭉동산 정상부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만치에서 서리산 정상이 어서 오라며 손짓을 합니다.
마침내 서리산 정상에 발을 디딥니다.
여기서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합니다.
김밥은 두 개 사왔는데 별로 식욕이 없이 한 개만 먹습니다.
이곳에서부터는 평일인데도 심심치 않게 등산객들과 만납니다.
서리가 잘 녹지 않아 항상 서리가 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서리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하네요.
몸이 한기를 느낄 때쯤 자리를 정리하고 계속 길을 잇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축령산이지요.
지나온 주금산 능선의 배웅을 받으며 서리산 정상을 떠납니다.
무인산불감시탑으로 보이는 철탑 곁을 지납니다.
편안한 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억새밭사거리가 보이는군요.
여기서 축령산은 직진 방향입니다.
축령산 정상이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 건 이전에 많이 와봤던 코스인지라 심리적으로
친밀감이 든 탓도 있을 겁니다.
절고개에서도 직진입니다.
축령산은 그래도 축령분맥의 최고봉인지라 그렇게 호락호락 정상을 내주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네요.
경사도가 좀 있는 구간을 내놓고 있습니다.
바위 구간도 통과해야 하지만 수동고개에서 서리산 능선에 오르기까지의 구간에 비하면
애들 놀이터 수준입니다.
불편 여부를 떠나 우선 위험하지가 않다는 게 더 큰 이점이지요.
축령산에도 서리산에서처럼 돌탑이 정상석을 호위하고 있군요.
주변 산세가 수려합니다.
산에 와보면 결국 도시라는 건 산들에 둘러싸인 하나의 커다란 분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보기에 따라서 우리는 그 안에 갇혀 날개짓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일상을 영위하는 새나
뛰어 봐야 거기서 거기인 우물 안 개구리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야외로 나와 신선한 공기 한 줌씩 마셔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장엄한 능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한 뻠즘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축령분맥 마루금을 이으려면 일단 남이바위 쪽으로 가야 합니다.
이 이정표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서면 길이 U자로 꺽이지요.
가야 할 능선 길이 난이도에 대해서는 걱정 안해도 된다며 안심시켜 줍니다.
헬기장을 지납니다.
이 헬기장을 지난 후 얼마 안 있어 좌측으로 분맥 마루금이 갈라진다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산행을 계획할 때 주금산, 서리산, 축령산 등 세 산을 연계할 생각만 했지 이 산들이
축령분맥의 시작 구간에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못했았었지요.
그래서 사전에 다음 산행을 위해 2구간 분기점이 어디에 있는지 조사해 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분기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친 건 당연한 결과지요.
이번 산행으로 축령분맥 1구간을 마친 셈이 되어버렸으니 할 수 없이 나머지 구간도 나중에
마저 답파해야겠네요.
아래 사진 우측에 보이는 능선이 다음 구간의 마루금인 것으로 생각되네요.
나중에 잔여 구간 탈 때 다시 와보면 확인이 될 겁니다.
하신로이긴 하지만 순전히 내리막만 있는 건 아니지요.
간간이 짧은 오르막도, 바위 지대도, 밧줄 구간도 있긴 합니다.
커다란 바위가 전면에 버티고 서 있군요.
위 바위를 지나자마자 남이 장군이 앉아 주변 정세를 살폈다는 남이바위가 있습니다.
수리바위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철제 보조계단이 박혀 있는 바위가 제법 가파르네요.
밧줄을 이용하는데 역시 스틱이 거추장스럽습니다.
스틱 사용해본 지가 오래 되지 않아 내가 아직 스틱을 익숙하게 다루지 못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능선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직진을 하면 홍구세굴이 있다는데 귀찮아서 들르지 않고 그냥 하산하기로 합니다.
하산로는 진행 방향에서 좌측으로 급격하게 꺾입니다.
이전에 와봤던 기억으로는 하산로는 평이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군요.
세월이 갈수록 기억의 유통기간도 점차 짧아지는 것 같습니다.
갈림길이 나오는군요.
우측에도 리본이 몇 개 달려 있어 헷갈립니다.
우측으로 가도 하산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좌측이 제길인 것 같아 여기서
좌측 길을 택합니다.
며칠 전 주말에 이곳을 지난 등산객들이 등산로에게 흰 옷 대신 검은 옷을 입혀놨군요.
산행 막바지에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하산 길에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수리바위에 당도합니다.
한때 독수리가 살았었다는 이 바위 주변에 지금은 까마귀들만이 간간이 날개짓을 하고 있습니다.
바위가 독수리를 닮았다고 하는데 어느 방향에서 봐야 그런 모습이 나오는 건지 모르겠군요.
등산객들의 인증샷 속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수리바위 한쪽의 소나무는 아직도
예의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등산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군요.
주변 산세 한 번 둘러보고 길을 잇습니다.
풍경이 낮아진 만큼 남은 거리도 줄어들었을 겁니다.
수리바위에서 제1주차장 방면으로 갑니다.
제법 긴 목계단만 내려가면 하산도 끝난 거나 마찬가지지요.
암벽약수는 꽁꽁 얼어 있군요.
물바가지조차 속수무책으로 얼음 속에 갇힌 채 은혜로운 봄볕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날머리가 가까워지니 길이 편안합니다.
휴양림 내 체력단련 시설물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갈림길에서는 직진을 합니다.
길은 야영테크들 사이로 이어집니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한참 북적였을 데크들이 지금은 텅텅 비어 있네요.
도로를 만나면 좌측으로 내려갑니다.
축령산과 서리산 갈림길에서도 좌측으로 내려가구요.
여기서도 며칠 전 백운계곡에서 보았던 바과 같이 계곡에 물을 얼려 얼음 작품을 만들어
두었군요.
매표소입니다.
정식 산행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30-4번 버스 정류장은 매표소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좌측에 있습니다.
이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4시 40여 분입니다.
갑자기 내가 사전에 이곳 버스 시간표를 메모해 온 게 생각납니다.
얼른 메모지를 찾아보니 버스 출발 시각이 4시 35분이었네요.
이런, 이런, 그렇다면 간발의 차이가 버스를 놓쳤다는 말이 됩니다.
에고, 하산하면서 왜 버스 시간표를 미리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고 자책해보지만
때는 이미 늦었네요.
난감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다음 배차시각은 6시 40분이니 근 두 시간이나 남아 있습니다.
등산 채비 정리하여 배낭에 넣고 일단 도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마석역까지 운행하는, 30-4번 이외의 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곳까지 걷는 게 두 시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축령산에 올 때마다 들렸던 것으로 기억되는 가게에서 막걸리 한 통과 과자 한 봉지를 삽니다.
주인 할머니가 여전히 친절하고 고우시네요.
할머니께 물으니 마석역으로 가는 다른 버스를 탈 수 있는 버스 정류장은 걸어서 한 시간도 안
걸린다 하네요.
우측에 다리가 있는 삼거리가 나타납니다.
다리 건너편 교통표지판을 보니 좌우측 길 모두 서울과 마석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런....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으니 별수 없이 도박을 해야만 하네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최종적으로 좌측 길로 들어섰는데 다행히도 승리의 여신이 내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아저씨 한 분이 맞은편에서 오고 계시기에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를
확인해보았더니 맞다고 하시면서 버스 정류장은 그리 멀지 않다고 덧붙여주시네요.
나침판인 듯한 기구를 들여다보면서 뭔가를 조사하고 있으시던데 내 질문이 방해가 됐음
직도 한데 전혀 귀찮은 내색 없이 미소 머금은 표정으로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주십니다.
때로는 이런 작은 친절이 오히려 더 감동적입니다.
또 사거리가 나타나네요.
주변에 표지판이 없어 방향을 종잡기 어렵네요.
마침 맞은편에서 트럭 한 대가 오기에 세워서 길을 물었더니 우회전을 하라고 하십니다.
다리를 건너 좌측 길로 갑니다.
드디어 버스 정류장이 눈에 띄네요.
축령산 입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여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혼란스러운 건 이곳 버스 정류장 이름이 "축령산입구"라는 것이지요.
수년 전에 처음으로 축령산에 왔다가 지리를 잘 몰라 이곳에 내렸던 적이 있습니다.
입구에서 축령산은 지근거리에 있으리란 예상이 빗나갔다는 걸 알고 걸으면서 혼자
씩씩거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류장 이름을 이렇게 무리하게 정한 데에는 아마도 버스 회사의 상술이 작용한 탓이
아닐까 싶네요.
그 상술이 이방인들에게 얼마나 큰 불편을 초래할지 여부는 안중에도 없었을 겁니다.
길 건너편에서 330-1번 버스를 타면 마석역과 평내/호평, 남양주시청 등을 거칩니다.
번거롭게 마석역에서 전철로 환승할 필요 없이 이 버스로 남양주시청 다음 정류장인
금곡동구종점까지 가기로 합니다.
거기서 23번으로 환승하면 우리 동네까지 바로 갈 수 있으니까요.
정류장에서 경기도 성남시까지 간다는 아저씨 한 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버스가 오는군요.
컨디션 문제로 무척 힘이 든 산행이었건만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막걸리를 마신 탓인지
산행 끝자락 기분은 아주 좋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아래는 위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경유 버스 노선도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