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   시 : 2015. 01. 16 (금)

 

0. 누구와 : 나 홀로

 

0. 어   지 : 한북명성지맥 4구간

 

0. 코   스 : 도내지고개 (문암리) - 불무산 - 642봉 (두 번째 진지 봉) - 대회산리 (포천한탄강지원센터)

 

 

 

 

0. 소요시간

 

표고

(m)

소요시간

(분)

휴식 및

점심시간 (분)

이동거리

(km)

평균속도

(km/h)

도내지고개 (문암리)

172

 

 

 

불무산 정상

662.7

98

3.0

1.84

대형 알바 후 다시 불무산

662.7

79

1.9

1.44

642봉 (두 번째 진지 봉)

642

42

 

1.0

1.43

대회산리 (포천 한탄강 지원센터)

142

115

 

4.4

2.30

합계 및 평균

총보행구간

05시간 34분

17 (소요시간에 포함)

10.3

1.85

순수지맥길

05시간 34분

10.3

1.85

 

 

 

 

 

0. 이동시간 및 투입비용

               소요시간 (분) 투입비용 (원)
   05.05 집 출발    
05.11 오남소방서에서 10번 버스 탑승 00시간 06분 1,100
05.40 청학리주공5단지에서 하차 00시간 29분 200
05.44 1번 버스로 환승 00시간 04분  
05.59 제일시장에서 하차 00시간 15분 100
06.25 길 건너편에[서 138-6번 버스 탑승 00시간 26분 400
07.42 문암삼거리/탑동네에서 하차 01시간 17분 900
    02시간 37분 2,700
   14.40 대회산리 강변상회 앞에서 53번 버스 탑승    
15.07 양문1리 (터미널)에서 하차 00시간 27분 200
15.12 138-6번으로 환승 00시간 05분 500
16.33 한화생명앞에서 하차 01시간 21분 600
16.44 1번 버스로 환승    
17.00 수락산입구에서 하차 00시간 16분 100
17.01 10번 버스로 환승 00시간 01분  
17.35 오남소방서에서 하차 00시간 34분 300
    02시간 44분 1,700
식음료        
       05시간 21분 4,400

 

 

 

0. 대중교통

 

    갈 때 : - 의정부 제일시장앞에서 138-6번 버스 타고 문암삼거리/탑동네에서 하차

                               

    올 때 : - 대회산리 강변상회 앞에서 53번 버스 타고 양문1리에서 하차

               - 138-6번으로 환승한 후 의정부역에서 하차 또는 3002번 시외버스 타고

                  동서울터미널에서 하차.

 

 

0. 주의 구간 : 본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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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실패한 한북명성지맥 4구간 종주에 다시 도전하기로 합니다.

물론 이틀 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사전에 선답자의 산행기를 면밀히 검토해본 후에 출발했지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다시 한 번 쓰라린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맙니다.

 

( 이번 산행은 불무산 지나 두 번째 진지 봉까지는 이틀 전과 동일한 길을 갈 수밖에 없었으니

이 구간 사진과 설명은 이틀 전에 올렸던 걸 거의 그대로 전제하기로 합니다. )

 

이른 시각에 집을 나서 버스 몇 번 갈아타고 문암삼거리/탑동네에 내립니다.

이틀 전 산행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정류장 다음 다음 정류장 이름이 문암삼거리지요.

내려야 할 곳은 문암삼거리가 아니라 문암삼거리/탑동네입니다.

 

내린 정류장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지요.

그 횡단보도를 건너 좌측으로 가다 줄 지어 있는 몇 개의 상가 끝에서 우측으로 갈리는 포장도로로

들어서면 됩니다.

그 갈림길에도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우측으로 갈리는 길을 가까이서 보면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포장도로를 어느 정도 따라가다 보면 정면에 군부대 정문이 나타납니다.

그 앞에서 좌측 길로 가야 합니다.

 

 

비포장도로를 따라갑니다.

 

 

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갑니다.

갈림길 가운데 신일기도원 입간판이 서 있지요.

 

 

 

얼마 안 가 우측 철책 안쪽에 초소가 하나 보입니다.

여기서 도로를 떠나 좌측 산길로 들어서야 하지요.

좌측 나뭇가지에 리본 두어 개가 달려 있습니다.

 

 

좌측으로 꺾어지자마자 우측을 잘 살피면 저만큼의 거리에 폐 타이어로 만든 계단이

보입니다.

뚜렷한 길은 나 있지 않지만 그곳을 향해 올라가야 하지요.

 

 

폐 타이어 계단이 잠시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진지가 있는 봉우리가 나타나지요.

특이하게도 봉우리 경사면을 모두 폐 타이어로 장식해놓았네요.

보기에 따라서는 커다란 삿갓 형태입니다.

이 진지 우측으로 오르면 됩니다.

 

 

봉우리에서 방향을 우측으로 틉니다.

 

 

길이 임도로 이어집니다.

 

 

얼마 안 가 우측에 묘지 한 기가 나타나면서 임도는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여기서 임도를 버리고 위쪽 산길로 올라서야 합니다.

 

 

곧 바로 길이 좌우로 갈리는 지점에 이릅니다.

이틀 전에  좌측으로 갔다 다시 우측으로 갔다 하면서 적잖은 시간 동안 알바를 했었던

지점입니다.

그렇기에 오늘은 망설임 없이 곧 바로 정면에 있는 석축을 올라 봉우리를 향해 진행합니다.

 

 

등산로가 따로 없는데다 잡풀들 때문에 선답자 통행 흔적도 거의 없지요.

마냥 위쪽을 향해 오르면 됩니다.

 

 

묘지가 나타나면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우뚝 선 바위가 있는 작은 둔덕 앞에서는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그 둔덕 우측에 그물망 울타리가 있지요.

이후 한동안 이 그물망 울타리를 우측에 거느리고 길을 가면 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낮은 바위 벽이 나타나면 그물망과 작별을 고하고 이 바위 벽을 넘어

직진합니다.

 

 

길이 갈리면 봉우리 쪽 길을 택하면 되지요.

 

 

경고판 몇 개와 함께 부대 철조망이 나타나면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철조망을 따라

갑니다.

 

 

철조망에는 과거지뢰지대란 경고판이 간간이 매달려 있지요.

 

 

철조망을 따라 가는 길이 제대로 다져져 있지 않아 걷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너덜지대도 두어 군데 지나야 하지요.

 

 

그림과 같이 지뢰지대를 알리는 경고판이 있는 지능선을 만나면 철조망을 떠나 좌측으로

가야 합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도 몇 개의 경고판이 있었지만 이것처럼 그림까지 그려져 있지는 않았지요.

 

 

여기서부터 한동안 군 통신선이 동행을 자처합니다.

길이 헷갈릴 때면 이 통신선을 찾아 그쪽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길이 상당히 가파르네요.

들머리부터 불무산까지는 거의 된비알 구간이지요.

 

 

깃대가 하나 서 있군요.

 

 

그 옆에 있는 진지 뒤쪽 봉우리가 불무산 정상이겠거니 했는데 올라가 보니 아니네요.

 

 

이곳에서는 교통호를 자연석과 콘크리트를 이용하여 견고하게 축조해놓았습니다.

항상 흙으로 만든 교통호만 봐오다가 이런 교통호를 보니 조금은 낯섭니다.

 

 

정상인 것 같았던 봉우리에는 지금은 억새가 득세하고 있는 헬기장이 있네요.

 

 

헬기장에서의 조망이 꽤 괜찮습니다.

이틀 전에는 시야가 어느 정도 확보되는 날씨였는데 오늘은 사위가 모두 농무에

묻혀 있습니다.

이런 몽환적인 분위기도 나름대로 운치라면 운치입니다.

조망이 없으니 바로 옆에 있는 불무산 정상으로 그대로 진행합니다.

불무산 정상에는 커다란 버섯형 또는 돔형 진지가 하나 있습니다.

 

 

진지 앞에 놓여 있는 바위에 글자 한 자가 보이기에 덮힌 눈을 쓸어내보니 불무산이란 글자와

표고가 적혀 있네요.

 

 

진지 옆 나뭇가지에는 누군가가 코팅지를 붙여놓았는데 여기 적힌 불무산의 표고가 바위

위에 적힌 표고와 일치하지 않는군요.

이런 일들이야 산을 다니다보면 종종 발견되는 현상인지라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정상석은 따로 없지요.

 

 

정상에서는 사방이 나무로 가려져 있어 전망이 형편 없습니다.

지맥 마루금은 진지 뒤쪽에 있는 엉성한 구조물 옆으로 이어집니다.

 

 

곧바로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좌측 직진 길은 교통호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 소로는 정상 옆 경사로를 가로지르는

길이지요.

여기서 마루금은 좌측 교통호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난 멍청하게도 이 지점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 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최종적으로

오른쪽 길로 들어서고 맙니다.

이틀 전에 어느 쪽 길을 택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은 거지요.

아마도 이틀 전에는 우측 길이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여하튼 이 선택 오류로 난 79분에 걸친 약 2km 짜리 대형 알바를 댓가로 지불합니다.

우측 길 쪽에서도 왼쪽 길 쪽 주능선에도 있는 암봉들이 줄지어 나타나기에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은 당분간 들지 않았지요.

 

 

그런데 한참 가다보니 아무래도 이쪽이 아닌 것 같지 뭡니까.

수상한 점이 몇 가지 감지됩니다.

 

1. 군 통신선이 전혀 보이질 않네요.

2. 이틀 전에는 없던 등산객들 발자국이 눈 위에 어지럽게 찍혀 있습니다.

3. 방향 상 전면에서 들려야 할 것 같은 포성이 계속 좌측에서 울립니다.

4. 암봉들이 여럿 나타나기는 하는데 이틀 전 주능선을 지날 때 보았던 뾰족한 칼바위가 보이질 않습니다.

5. 선답자 리본도 전혀 발견되지 않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궂은 날씨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그러는 것이려니 하면서 계속 길을

재촉했지요.

 

 

그러다가 한순간 이거 지형이 너무 낯설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트랭글에서 이틀 전 궤적과 오늘의 궤적을 비교해보니 내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네요.

이렇게 둔할 수가... ㅠㅠㅠ

오늘 산행도 포기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잠시 고민하다가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는 자위

내지 오기의 힘을 빌어 다시 불무산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마루금을 찾아 산행을 계속하기로

결정합니다.

 

 

내려왔던 길도 오늘의 들머리에서 불무산 오르는 길 만큼 된비알이네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하지 않아도 될 헛고생이라는 생각이 경사를 오르는 다리 힘을

자꾸 앗아갑니다.

간신히 불무산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왼쪽으로 내려갑니다.

 

 

폐 헬기장 같은 곳을 지나면서 이쪽이 마루금이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주 나타나는 암봉들이 미끄러워 위험하다 보니 암봉마다 우회로가 나 있습니다.

각자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편한 길을 선택하면 됩니다.

 

 

물론 암봉을 택했을 경우 낙상사고에 대비해 바짝 신경을 써야 하지요.

 

 

능선이 날카로워 위태로운 길도 있으니까요.

 

 

점심때부터나 온다던 눈이 산행 초반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설중산행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긴 하지만 오늘 같은 싸락눈은 그다지 반갑지 않군요.

 

 

불무산에 있는 진지에 이어 두 번째 돔형 진지가 나타나는군요.

소위 642봉이란 곳입니다.

지맥 길은 이 진지 직전 작은 공터에서 우측 급경사지로 이어지는데 이틀 전에는 여기서

그 길을 모르고 직진하는 바람에 엉뚱하게도 미군부대 전차 사격장 표적지대로 내려가

하마터면 졸지에 유명을 달리 할 뻔했지요.

지난번 실수가 너무 컸었기에 오늘은 당연히 여기서 우측으로 꺾어지는 길을 제대로 찾아

냅니다..

 

 

위 진지 직전에 잡풀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는 공터가 있지요.

 

 

공터 우측을 잘 살펴보면 나뭇가지에 몇 개의 리본이 걸려 있습니다.

 

 

 

드디어 마루금을 제대로 찾아냈으니 이제 한북명성지맥 완주는 시간 문제라는 생각만

듭니다.

우측 길은 경사가 급한 내리막으로 시작됩니다.

 

 

초반의 길은 잡목들을 헤치면서 가야 할 만큼 별로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얼굴 등을 긁힐 수 있지요.

 

 

642봉에서 밤골고개까지의 구간에는 선답자 리본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다 이쪽으로 해서 불무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건지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사방으로 찍혀 있는 지점이 꽤 많아 발자국만으로는 마루금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네요.

대충 느낌만으로 길을 선택해 진행해봅니다.

 

 

언뜻 독사 머리 같이 생긴 바위 곁을 지납니다.

 

 

얼마 후 두꺼비 같이 생긴 바위를 보니 반갑습니다.

이 바위는 선답자들 산행기에서 여러 번 본 것이라 눈에 익었다는 점 자체가 반가운 게

아니고 이 바위를 만났다는 건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반가운

거지요.

 

 

이쪽 구간은 볕이 잘 들지 않는 방향인지 눈이 유난히 깊게 쌓여 있군요.

급경사 내리막도 간간이 나타납니다.

그간 다져진 눈 위에 오늘 새로운 눈이 덮혀 길이 상당히 미끄럽네요.

이럴 때는 아이젠과 스패츠가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마루금을 제대로 밟고 있다 생각하니 비로소 갈증이 느껴지네요.

배낭을 벗기가 귀찮아 물 대신 눈으로 갈증을 해소하기로 합니다.

위생 여부는 차치하고 아삭아삭한 눈의 식감이 가히 일품이라 연거푸 몇 주먹의

눈을 먹어치웁니다.

 

 

여러 번의 갈림길에서 순전히 느낌만으로 길을 선택하다 보니 어느 시점부터는 내가 아무래도

마루금을 벗어났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네요.

 

 

그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됩니다.

밤골고개가 나와야 할 능선 끝자락에서 마을 길이 대신 나를 마중합니다.

선답자들 산행기에서 밤골고개에는 대전차방호벽이 있다는 걸 봤었는데 근처를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 구조물은 눈에 띄질 않네요.

 

 

벼 건조저장시설이 있는 곳에 갈림길이 있군요.

 

 

우측으로 가보니 길이 없다는 안내문이 내 발걸음을 돌리게 합니다.

 

 

다시 돌아와 좌측 길로 가다보니 집들 벽면에 붙어 있는 도로명주소판들이 이 마을이

선답자들 산행기에서 봤던 대회산리라는 걸 알려줍니다.

 

 

마을 길이 자동차 도로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좌우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밖에 나와 있는 마을 사람들이 전무해 길을 물어볼 수도 없네요.

일단 왼쪽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어느 정도 가다보니 도로변에 버스정류장이 하나 서 있네요.

배차간격이 얼마나 되는지는 몰라도 일단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에서 탈출할 수는 있게

되었으니 이 정류장이 반갑기만 합니다.

 

 

벽지에서야 버스가 수시로 다니지는 않을 테고 혹시 버스가 지나가더라도 손을 들면

세워줄 것이란 막연한 믿음이 있기에 내친 김에 진행 방향으로 더 걸어보기로 합니다.

얼마 후 뒤에서 벤츠 한 대가 오기에 길이나 물어볼 생각으로 손을 들었는데 내 행색이

초라해서 격에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내가 히치하이킹이라도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지나가버리고 나네요.

이 벤츠가 몇 미터 가량 가다가 좌회전을 했다가 다시 돌아나오기에 재차 다가가 손을

들었는데 또 그냥 지나칩니다.

그러다 일 미터쯤 가다 미안하다 싶었는지  다시 서더니 시커먼 창문이 스스를 열립니다.

앞자리에 50대쯤 되어 보이는 귀부인 둘이 앉아 있네요.

그분들은 문을 열자마자 자기들도 이곳이 초행인데 땅 좀 보러 온 거라서 길을 모른다고

선수를 칩니다.

길을 물어보려던 내가 오히려 머쓱해집니다.

 

잠시 후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그 한가운데 비둘기낭마을이란 안내목이 서 있네요.

여기서 우측으로 가봅니다.

 

 

도로 양편에 버스정류장이 하나씩 서 있군요.

다가가서 보니 현재 건설중인 정류장이라 정류장명도 적혀 있지 않네요.

마침 집배원 아저씨 오토바이가 다가오기에 손을 들어 세운 후 어느 쪽으로 가야

시내가 나오느냐고 묻습니다.

아저씨가 어느 쪽이든 뭔데... 하면서 말긑을 흐리시기에 난 얼른 두어 시간 정도는

더 걸어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랬더니 아저씨는 넉넉한 미소를 입가에 매다시면서 그 시간이면 뭐 하러 걸어요.

여기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 하십니다.

중도에 종주를 포기해 시간이 많이 남아 아무 데나 좀 걸어보고자 했던 내 계획이

아저씨의 그 한 마디에 돌 맞은 유리창처럼 금이 가고 맙니다.

 

 

집배원 아저씨가 알려준 대로 길 우측에 있는 강변상회 쪽으로 가봅니다.

가게 출입문은 모두 닫혀 있고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진열된 물건도 허접하기만

한 점으로 보아 장사를 접은 지 오래된 가게군요.

나중에 보니 이 일대가 한탄강 레프팅과 관련된 관광지인지라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휴업할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이 가게 유리창에 버스시간표가 붙어 있네요.

지금 시각이 1시 내외이니 가장 빠른 버스를 타려면 앞으로 1시간 40분을 기다려야

하는군요.

이때 어디선가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나서 표정 만큼이나 험상궂은 말투로 내게

뭐 하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순간 당황한 내 입에서 나온 일성은 여기에 버스가 오느냐는 질문이었지요.

아주머니께서 퉁명스럽게 2시 반쯤 되면 오는데 저기 전봇대 있는 데서 타면 된다고

대답하십니다.

아주머니의 무표정에 주눅이 들었는지 내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은 가게에서 혹시 막걸리

같은 것도 파느냐는 것이었지요.

아주머니는 팔기는 파는데 자기가 지금 밥을 먹다가 나왔으니 밥 먹고 와서 판다는

겁니다.

얼덜결에 그러시라고는 했는데 아주머니가 사라지고 나자 뭔가 좀 이상합니다.

막걸리 한두 통 건네주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워서 밥까지 다 먹고 와서 팔아야 하는

거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주문하고자 했던 건 막걸리 자체였고 아주머니가 받아

들인 의미는 술과 안주였던 것 같네요.

안주를 준비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테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래도 그러지, 원...

 

 

아주머니가 손으로 가르킨 곳에 있는 버스정류장입니다.

가게 바로 앞에 있지요.

정류장 표시도 전혀 없는 곳인데 나중에 보니 53번 버스가 이곳에 도착하여 기다렸다

시간이 되면 출발하더군요.

 

 

어느 정도 기다려도 아주머니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는데다 심하게 불어대는 바람이

젖은 몸의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려 한기나 좀 면해볼까 하고 주변 탐방에나 나섭니다.

인근에 벽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반듯한 건물이 보이기에 다가가보니 현판에

포천한탄강레저관광지원센터라고 적혀 있네요.

 

 

한 안내목을 보니 한탄강 현무암 협곡과 비둘기낭 폭포가 인근에 있군요.

가보기로 합니다.

 

 

먼저 입구에서 한탄강과 이 지역에 대한 설명문들을 일독합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일독이 아니고 일별입니다.

일일이 그걸 읽어보기에는 너무 추웠거든요.

 

 

 

 

 

막상 폭포에 가보니 물은 완전히 말라 있네요.

 

 

 

현무암 협곡도 길이가 짧아 설명문 내용대로 장관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다시 강변상회 앞으로 돌아왔는데 버스가 오려면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네요.

너무 추위가 심해 막걸리 마실 생각은 이미 사라져버렸기에 주변이나 어슬렁거리는데

온 몸이 덜덜덜 떨립니다.

그렇게 시간을 어느 정도 보내다 보니 2시 10분 정도에 버스가 도착합니다.

얼른 잰걸음으로 가서 버스에 올라타고 나니 한기가 좀 가시는 듯합니다.

정시에 출발한 버스를 타고 이틀 전 미군부대 전차사격장에서 경찰차가 나를 내려줬던

바로 그 양문1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138-6번으로 환승하여 귀가 길에 오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하산했던 대회산리 인근에 밤골고개가 있으니 마루금은 약간

벗어나긴 했지만 도내지고개에서 밤골고개까지는 완주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거의 2KM 정도 알바를 했기에 이번 산행은 실패한 것으로 보고 다음에

다시 도전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같은 구간에서 두 번씩이나 연거푸 실패를 해서 그런지 재도전은 하되 당분간은

이 구간을 다시 찾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