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수  :  39일차 (190228 목) 

​​● 누구와  :  나 홀로

● 어   디  :  안동 복지봉 - 학가산 등산


● 코   스  :  삼거리 버스정류장 - 광흥사/복지봉 갈림길

                  - 작은봉 - 복지봉 - 당재 - 상사바위 - 서학가산성

                  - 학가산 국사봉 882 - 어풍대 - 유선봉 - 삼모봉

                  - 애련사 갈림길 - 동학가산성 - 신선바위

                  - 마당바위 - 천주마을 버스정류장 - 삼거리 버스정류장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 11 km.   7시간 47분






● 대중교통 이용현황




  

  

        

소요시간 (분)

투입비용 (원)

 

06.10

교보생명 정류장에서 377번 버스 탑승

 

1,200

06.37

삼거리 정류장에서 하차

00시간 27분

 

 

 

00시간 27분

1,200

 

14.42

삼거리 정류장에서 377번 버스 탑승

 

1,200

15.17

교보생명 정류장에서 하차

00시간 35분

 

 

 

00시간 35분

1,200

  

 

 

01시간 02분

2,400















● 누적통계


회차

일차

일자

   

거리
(km)

소요시간
(시간)

소요비용 (원)

취식비

숙박비

교통비

의료비

문화비

끽연비

음주비

 

 

1

1

18-09-12

오남리 - 상천역

44.95

11:46

 

 

1,950

 

 

 

 

 

1,950

2

2

18-09-14

가평 상천역 - 춘천

31.72

09:05

3,800

8,000

1,950

 

 

 

4,800

 

18,550

3

18-09-15

춘천 금병산 등산

29.99

10:46

6,280

8,000

 

 

 

4,500

1,300

 

20,080

4

18-09-16

춘천 - 홍천

44.04

12:30

10,820

10,000

 

 

 

4,500

2,400

1,000

28,720

5

18-09-18

홍천 가리산 등산

21.37

10:31

5,670

15,000

2,400

 

 

4,500

3,500

 

31,070

6

18-09-19

홍천 백암산 등산

20.15

08:42

8,000

 

13,240

 

 

 

3,000

 

24,240

3

7

18-09-29

홍천 - 신남

41.58

10:24

11,040

10,000

11,400

 

 

4,500

3,500

 

40,440

8

18-09-30

인제 한석산 등산

21.24

09:44

4,450

10,000

5,500

 

 

 

2,500

 

22,450

9

18-10-01

홍천 - 횡성

32.97

08:32

4,500

12,000

8,500

 

 

4,900

2,300

 

32,200

10

18-10-02

치악산 등산 후 원주로

27.58

11:38

3,650

9,000

1,200

 

2,500

4,500

4,100

 

24,950

11

18-10-03

원주 - 제천

37.26

10:05

2,750

 

11,900

 

 

 

1,800

 

16,450

4

12

18-10-11

원주 신림 - 제천

22.65

10:40

 

 

20,400

 

 

 

 

 

20,400

5

13

18-10-14

제천 - 충주

40.13

09:30

4,720

8,000

10,850

 

 

 

1,500

 

25,070

14

18-10-15

충주 월악산 등산

10.64

05:46

10,000

10,000

6,650

 

 

4,500

1,800

 

32,950

15

18-10-16

소백산 죽구 종주

27.04

11:08

9,850

10,000

2,400

 

 

4,500

3,000

 

29,750

16

18-10-17

단양 - 영월 연당삼거리

36.18

09:53

6,000

10,000

1,450

 

 

4,500

1,500

 

23,450

17

18-10-18

영얼 마대산 등산

8.89

04:35

3,700

 

17,400

 

 

 

2,700

 

23,800

6

18

18-11-23

영월 어라연계곡

19.73

05:44

9,600

8,000

13,300

3,000

 

 

 

 

33,900

19

18-11-24

영월 국지산 등산

26.12

09:34

4,350

 

11,400

 

 

4,500

 

 

20,250

7

20

18-12-05

영월 태화산 등산

26.34

09:08

4,700

8,000

11,400

 

10,000

 

1,500

 

35,600

21

18-12-06

영월 단풍산 등산

13.83

07:34

11,550

8,000

8,350

 

 

4,500

3,000

 

35,400

8

22

18-12-20

영월 서봉-장산 등산

20.80

10:36

7,350

7,500

18,200

 

 

 

 

 

33,050

23

18-12-21

태백 덕항산-지각산 등산

9.79

07:30

5,550

7,500

3,760

 

4,500

4,500

1,300

 

27,110

24

18-12-22

태백 금대봉-매봉산 등산

20.20

07:54

7,550

7,500

1,900

 

 

 

4,300

 

21,250

25

18-12-26

태백 백병산-구랄산 등산

18.91

08:05

8,150

7,500

3,200

 

 

 

2,300

 

21,150

26

18-12-27

태백 함백산 등산

26.88

09:07

4,150

7,500

1,900

 

 

4,500

5,500

 

23,550

27

18-12-28

태백 태백산 등산

22.08

08:26

1,250

 

17,100

 

 

 

 

 

18,350

9

28

19-01-21

태백산 문수봉-부쇠봉-청옥산

39.22

14:35

8,000

8,000

15,200

 

 

 

4,000

 

35,200

29

19-01-22

봉화군 왕두산-각화산 등산 (실패)

20.52

06:53

6,900

8,000

16,100

 

 

4,500

3,900

 

39,400

30

19-01-23

영주시내

4.22

02:10

4,900

 

20,400

 

 

 

 

 

25,300

10

31

19-02-05

영주 죽령옛길, 단양 흰봉산

17.79

08:14

4,700

10,000

13,100

 

3,000

4,500

 

 

35,300

32

19-02-06

소백산 묘적봉-도솔동

14.05

08:26

7,550

8,000

2,400

 

 

 

1,250

 

19,200

33

19-02-07

봉화 왕두산-각화산

17.12

07:30

11,380

8,000

6,000

 

 

 

1,200

 

26,580

34

19-02-08

봉화 청량산 등산

15.54

10:05

1,250

 

20,000

 

 

4,500

2,400

 

28,150

11

35

19-02-24

영주 무섬마을 관광

24.20

07:57

400

10,000

13,200

 

 

 

 

 

23,600

36

19-02-25

봉화 옥돌봉-문수산 등산

14.38

08:51

6,750

10,000

6,800

 

 

4,500

1,550

 

29,600

37

19-02-26

봉화 구룡산 등산

17.34

08:04

6,640

10,000

6,800

 

 

 

1,250

 

24,690

38

19-02-27

영주에서 안동 도보

40.64

10:52

4,100

9,000

 

 

 

4,900

2,000

 

20,000

39

19-02-28

안동 학가산 등산

11.00

07:47

5,820

9,000

2,400

 

 

 

2,000

 

19,220

      

939.08

350:17

227,820

271,500

330,100

3,000

20,000

81,800

77,150

1,000

1,012,370

      

24.08

08:58

5,842

6,962

8,464

77

513

2,097

1,978

26

25,958

   

 

 

22.50

26.82

32.61

0.30

1.98

8.08

7.62

0.10

100.00



--------------------------------------------------------------------------------------------------------------------------------







아침에 찜질방에서 일어나 내가 좋아하는 물안마탕에서

발바닥, 어깨, 허벅지 등을 안마하며 시간 좀 보내다가

5시 반경 찜질방에서 나옵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먹고 걸거리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뽑아 먹는 일정을 오늘도 거르지 않게 되네요.

오늘 갈 곳은 안동에 있는 학가산입니다.

시내에서 학가산 가는 버스는 377번인데 안동역 길 건너편

좌측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교보생명 정류장에서

타면 되지요

이곳을 시발점으로 하는 버스들이 많아 미리 와서 대기

하고 있는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377번 버스는 노선이 2개입니다.

하나는 천주마을 행이고 다른 하나는 상백현 행이지요.

둘 다 처음에는 같은 경로로 운행하다가 삼거리라는

정류장에서 길이 갈립니다.

오늘 갈 학가산 들머리는 천주마을에 있는데 천주마을

행 첫차가 시내에서 9시 30분에나 있기에 산행은 가능한

한 일찍 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6시 10분에 출발하는

상백현 행 노선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삼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천주마을까지 약 2km 정도는

걷기에 충분한 거리이니까요.



10여 분이나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는 377번 버스에

오릅니다.

안동도 영주처럼 버스에 단일요금제를 적용하는데

요금은 카드로 1,200원이지요.

차내에 안내방송도 나오고 전광판에도 이번 정류장과

다음 정류장 이름이 표시되니 나같은 외지인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됩니다.


버스는 시간표대로 6시 10분 정시에 출발합니다.

박무가 게릴라처럼 시내까지 침투해 있군요.

가로등과 버스 전조등에 비친 안개가 미세먼지처럼

부유합니다.

오늘도 버스는 내 전용이동수단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시내를 벗어나니 가로등 두부가 섬처럼 떠 있어 보일

정도로 안개 농도가 짙어지네요.

그 자욱한 농무와 무거운 칠흑을 뚫고 버스는 출발한

지 27분만에 삼거리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삼거리에서 교통안내판이 가르키는 좌측 천주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여느 시골 마을에서나 대개 그러하듯이 오늘도 이악스럽게                                      * 이악스럽다 : 달라붙는 기세가 굳세고 끈덕진 데가 있다.     

짖어대는 견공 한 마리가 굳이 내 일정 첫머리에 끼어 듭니다.

내가 안 보일 때까지 멀어졌는데도 계속 짖어 댐으로써

내 평온한 마음에 실금이 가긴 하는데 생각해 보면 녀석의

입장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이방인이 거의 없는 한적한 시골에서 줄에 묶인 채 허접한

개집에서 하루 종일 버티려면 이 정도 심심파적거리를

만난 기회를 그냥 허술하게 낭비해 버릴 수야 없을 겁니다.



서서히 동이 터 옵니다.

길가 논밭들의 고랑은 모두 간밤의 서리가 선사한

분단장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들 있습니다.




광흥사와 천주마을 가는 길이 갈리는군요.



길모퉁이에 있는 안내판이 어느쪽으로 가든 학가산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사전에 계획했던 대로 여기서 광흥사 쪽으로 좌회전

합니다.

광흥사 쪽에서 학가산을 올랐다 천주마을 쪽으로 하산

하는 게 오늘의 일정이지요.




잦은 산행으로 이미 적응이 되었음직도 한데 여전히

이른 시각 벽촌의 새벽은 무겁고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또 갈림길이 나오는군요.



오늘은 학가산 환종주가 목표이므로 여기서 이정표

상 복지봉 쪽으로 갑니다.



갈림길에서 몇 미터 못 가 좌측에 산행 리본과 산길이 보이네요.

이게 선답자들이 계속해서 포장도로를 따르지 않고 이곳에서

산길로 접어든 흔적일 거라는 정도의 눈썰미는 내게도 있기에

여기서 망설임 없이 산길로 접어 듭니다.



가랑잎이 두텁게 깔린 길이 푹신푹신해서 좋습니다.



사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때 봉분이었던 곳이라 짐작되는                           * 사성(城) : 무덤 뒤에 반달 모양으로 두둑하게 둘러싼 토성().  

지점을 지납니다.                                                                                       * 묏등 : 무덤의 윗부분   

묏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언젠가 파묘를 한 것 같은데                            * 애솔 : 어린 소나무

그 자리에 애솔 몇 그루를 심어 놓은 걸 보니 산역 후                                     * 파묘(墓) :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냄

뒷마무리까지 철저히 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 산역(役) : 시체를 묻고 뫼를 만들거나 이장하는 .              

이렇게 뒷모습이 아름다운 자손에게 조상이 동티를 낼 일은                           * 동티 : , , 나무 따위를 잘못 건드려 지신() 화나게 하여

절대 없을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재앙을 받는 . 또는 재앙



이슬받이도 간간이 나타납니다.                                                           * 이슬받이 : 양쪽에 이슬 맺힌 풀이 우거진 좁은 .              



등산로 위에 지저깨비들이 많이 흐트러져 있기에 이게                                        * 지저깨비 : 나무를 깎거나 다듬을 때에 생기는 잔조각.

뭐지 싶었는데 한 나무 그루터기 위에 붙어 있는 안내                                         * 그루터기 : 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종이를 보니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 벌목하다                                                        또는 그것들을 베고 남은 아랫동아리.  

생긴 것들인가 봅니다.

여기저기 산행 시마다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된 작업

흔적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곤 하는데 그만큼 이 병이

관리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겉잡을 수 없이 급속도로

퍼지는 무서운 병인가 봅니다.



초반 오르막을 잠시 극복하고 나니 길이 편안해지네요.



관리가 잘 된 봉분 좌측으로 이어진 길로 들어서서 양

길섶에 노간주나무가 유난히 많은 구간을 지나니 우측                                     * 길섶 : 길의 가장자리

소나무 가지 사이로 아령칙한 건너편 산줄기가 시야에                                     * 아령칙하다 : 기억이나 형상 따위가 긴가민가하여 또렷하지 아니하다.

듭니다.

아직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안개가 이 산줄기

들의 일광욕을 시기하고 있는 모습까지도 한 폭의

정경으로 느껴지는 걸 보면 오늘 내 기분이 그런대로

괜찮은 모양입니다.

아마도 어제 장시간의 좌고우면 끝에 귀경을 포기하고

여행을 계속 이어가기로 한 결정이 만들어 낸 상승

기류에 내 기분이 무임편승을 한 때문인 듯싶습니다.



한 고개에 당도합니다.



무명 고개인 줄 알았는데 산행안내도에 작은봉이라고

표기되어 있군요



계속 복지봉 쪽으로 진행합니다.



정수리 가득 아침햇살을 받고 있는 펑퍼짐한 봉우리를

지납니다.





길이 임도로 이어지는군요.

우측 오르막을 탑니다.



10여 미터쯤 가다 나무에 매달린 리본을 따라 다시 우측

산길로 접어듭니다.



햇살이 능선길을 빛과 그림자로 양분하는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군요.



지금쯤 말 그대로 시신이 완전히 땅보탬이 되었을 것                                * 땅보탬 :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힘을 이르는 .

같은 납작한 봉분이 있는 복지봉에 득달합니다.                                       * 득달(達)하다 : 목적한 곳에 도달하다



방송중계탑이 줄느런히 세워져 있는 건너편 학가산                                         * 줄느런히 : 줄로 벌여 있는 상태로.

줄기를 일별하고 곧바로 이정표 상 당재 방향으로

길을 잇습니다.




다시 임도를 만나는데 이곳에 있는 이정표에 당재 표시가

없군요.

일단 우측 천주마을 쪽으로 가 보는데 몇 미터 안 가 길굽이                          * 길굽이 : 길이 구부러진 .

좌측으로 산길이 보이기에 무작정 그쪽으로 진입해 봅니다.




선명한 길을 따라 가다 봉우리 하나를 휘돌아 내려서니

등산로가 좌측에 콘크리트 벽채 농가 하나가 있는 마을

수렛길과 이어집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갑니다.



포장도로를 만나면 여기서도 우측으로 갑니다.



곧바로 나타나는 이정표가 내가 혹시 길을 잘못 든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일거에 해소시켜 줍니다.



이곳에는 이정표가 2개나 세워져 있네요.

그 중 하나가 이곳이 당재라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국사봉 또는 학가산 방향으로 갑니다.

국사봉은 여러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학가산의 최고봉

이름입니다.




길이 널찍널찍해서 좋군요.



임도 따라 가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잘 조성된 쌍봉 앞에서 이정표 상 국사봉으로 바로

오르지 않고 상사바위 쪽으로 갑니다.

오늘은 정상 정복보다는 환종주가 목표니까요.





바위너설이 자칫 지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등산로에                                  * 바위너설 : 바위 삐죽삐죽 내밀어 있는 험한

작은 변화를 시도합니다.





이 이정표에서부터 가팔막이 시작됩니다.                                           * 가팔막 : 가풀막(몹시 가파르게 비탈진 ) 원말.



쓰러진 소나무 고사목이 진행을 방해하는 곳에서는

우측 바위 위로 올라서야 합니다.

진행 방향 정면 나뭇가지에 리본이 몇 개 매달려 있기에

그쪽으로 가 봤더니 길이 끊기더군요.




상사바위가 시야에 들기 시작합니다.



상사바위 암괴 발치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희미한 갈림길과 맞닥뜨리는데 여기서 리본이 많이

달려 있는 우측 오르막을 선택해야 합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어웅한 암굴 앞에서                                 * 어웅하다 : 굴이나 구멍 따위가 우므러져 들어가 있다.

좌측으로 난 길을 오릅니다.



한 차례 더 가파른 경사를 극복하고 나면 무명암자터가

있는 상사바위 능선에 오르게 됩니다.



아래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상사바위를 다녀와

국사봉으로 길을  이을 겁니다.





상사바위에서 부시하는 산촌 풍경이 유정하기 이를 데                        * 부시(視)하다 :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다

없네요.                                                                                           * 유정(靜)하다 : 그윽하고 조용하다



아직 땅에 드러눕기를 거부하고 있는 소나무 고사목이

오히려 풍경에 고졸한 맛과 멋을 더해 줍니다.                                                 * 고졸(拙)하다 : 기교는 없으나 예스럽고 소박한 멋이 있다

까마귀 두 마리가 내 앞 허공에서 여유롭게 활갯짓을                                        * 활갯짓 : 새가 날개를 펴서 퍼덕이는 .   

하는 모양이 마치 자기들도 풍경의 일부로 포함시켜

달라고 채근하는 것만 같습니다.



시각이 10시도 채 안 되었기에 점심을 먹기에는 아직

이르군요.

그래도 볕이 너무 좋아 편평한 바위 위에 앉아 땅콩이나

오물거리면서 10여 분을 해바라기에 할애합니다.                                        * 해바라기 : 추울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



가야 할 능선 쪽에 있는 멋들어진 돌비알에 감탄사 하나                          * 돌비알 : 깎아 세운 듯한 돌의 언덕.

던져 준 후 자리를 정리합니다.




서학가산성에 도착합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산성을 쌓았는지는 모르겠으되

축성 당시에는 그만큼 절실한 사연이 있었지 않을까

싶군요.

이런 유허만 보면 무너진 돌더미와 함께 어딘가로

뿔뿔히 흩어졌을 선인들의 애환이 되살아날 것만

같아 가슴이 먹먹해지곤 하는데 오늘 예외가 아닙니다.



마침내 해발 882m인 학가산에 당도합니다.

일명 국사봉이라고도 별칭하지요.





국사봉은 바위 2개가 양립하고 있는 봉우리인데

나뭇가지들이 조망을 거의 모두 차단하고 있습니다.



능선길은 진행 방향 직진인데 이정표는 없군요.



좌측 지척에 어풍대라는 게 있어 들렸다 갑니다.

노송 두어 그루가 좌추로 포진해 있는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 너럭바위 : 넓고 평평한

어풍대를 목도하니 바람과 구름을 희롱하면서 술 한잔 마신

후 이곳에 누워 한동안 쉬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잠시 주변 풍광을 감상한 후 자리를 뜹니다.





첫 산림청 산불 방지 및 산불 보호 용 무선중계기 옆을

지나는데 시설물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리기에 흠칫합니다.

아마도 무전기가 내장되어 있는 시설물인가 봅니다.



국사봉은 이미 지나왔는데 걷다가 만난 이 이정표에서는

진행 방향 앞쪽에 국사봉이 있다고 나와 있네요.

고개만 갸우뚱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다음 이정표에서 길은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우측 바위에

밧줄이 걸쳐져 있기에 한번 올라가 봅니다.



진달래와 철쭉의 저항이 좀 있는 것으로 보아 산객 통행이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이는데 이 길이 결국 좀 전의 좌측

등산로와 만나는군요.



축성 흔적은 학가산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능선길이 갑자기 편평한 안부로 떨어집니다.

이곳에 커다란 참호 같기도 하고 옛 산성 지휘부

부지였던 것 같기도 한 석축이 있네요.



가야 할 길은 직진인데 우측에 있는 능인굴이 멀지

않기에 들렸다 가기로 합니다.



이 굴이 한 때 신라시대 능인대사의 기거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사의 숨결은 온데간데없고 플라스틱 비와 바가지만

뎅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암굴에서 수행을 했다는 것까지는                                 * 암굴(窟) : 바위에 뚫린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포교는 과연 어떻게 했는지 그

이유와 방법이 궁금해집니다.



철계단을 오르니 이곳에도 학가산 정상석이 있네요.





지나오면서 본 학가산과 이곳의 학가산 중 어느 게 진짜

정상인지 모르겠네요.

목측만으로도 이곳이 지나온 봉우리보다 높아 보이니

이곳이 진짜 학가산 정상인 국사봉이고 지나온 봉우리는

단순히 어풍대의 일부가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가야 할 방송중계탑 방향을 일별한 후 정상에서 내려

섭니다.



이정표 상 삼모봉 쪽으로 갑니다.



학가산의 제3봉이라는 유선봉이 삼모봉보다 먼저

나타나는군요.




유선봉은 소나무 스무 그루 정도가 저마다 봉우리

상징물임을 자처하고 있는 준수한 암봉입니다.




내려오면서 뒤돌아 본 유선봉의 츠렁바위가 한층 더                                 * 츠렁바위 : 험하게 겹겹으로 쌓인 바위

웅장해 보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삼모봉은 칼날 같이 생겨서 직등이

어렵습니다.




진행 방향 우측으로 우회해야 하는데 길은 내리막입니다.

그런데 뚜렷한 이 내리막만 계속 따라가면 삼모봉은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조금 가다가 좌측에 바위너설이 보이면 그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길이 거의 보이지 않아 놓치기 쉽겠네요.



어렵게 학가산의 제2봉이라는 삼모봉에 오릅니다.



올라와서 보니 삼모봉에는 날카롭게 생긴 커다란 바위

3개가 서로 이웃하고 있군요.

이 바위들이 삼모봉이란 이름의 유래를 몸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삼모봉에서 내려와 좀 전의 내리막 길을 따라 갑니다.




길이 MBC방송송신건물 옆으로 이어지네요.



묘지 한 기가 있는 사거리에 도착합니다.



계획했던 대로 신선바위 쪽으로 직진합니다.



길이 이번에는 SK공중통신시설 옆으로 이어지네요.



이곳에 방송통신중계탑들이 이렇게 몰려 있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쓸데없는 궁금증을 품어 봅니다.



학가산 07 안내목을 만납니다.



이 안내목 바로 옆에 전망암이 하나 있지요.



마침 편평한 땅 위에 솔가리 방석까지 갖춰진 자리가                                   * 솔가리 : 말라서 땅에 떨어져 쌓인 솔잎

있기에 여기서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합니다.



적당히 뒤틀린 채 옆으로 누워서 자라는 소나무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이걸 감상하느라 음식 맛도 제대로 못

느낀 채 식사를 마쳤네요.

자리를 정리하는데도 적지 않은 공력이 필요할 정도로                                  * 공력(力) : 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나와 반대 방향에서 올라온 부부와 인사를 나눈 김에

과감히 일어섭니다.

나는 나름대로 힘들어 하는 이 부부에게 자리를 양보한

건데 이분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시네요. ㅠㅠ

어쨌든 일어나면서 생각하니 소나무의 이런 용틀임은

사실상 치열했던 생존 노력의 표징에 다름 아니다 싶어

나만 혼자 시각적 호사를 누린 게 다소 미안해집니다.



좀 전의 부부가 힘들게 올라왔던 길을 나는 반대로

편하게 내려갑니다.



애련사 갈림길에서는 산성터 쪽으로 가야 합니다.




산성의 유허를 그대로 산담으로 활용한 묘가 이채롭습니다.                                * 산담 : 능이나 묘의 둘레에 돌려 쌓은



동학가산성을 통과합니다.





쓰러진 소나무 고사목이 굴신을 요구하기에 직수굿하게                   * 굴신(身) : 몸을 앞으로 굽힘. 겸손하게 처신함.

그 뜻을 받아 들입니다.                                                                 * 직수굿하다 : 저항하거나 거역하지 아니하고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데가 있다.



곧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도 리본도 없네요.

디카로 찍어 둔 지도를 보니 좌측은 KBS송신탑 쪽이고

우측은 천주마을로 하산하는 길입니다.

일단 우측 길로 들어섭니다.



다음 갈림길에서 신선바위 쪽으로 직진합니다.




척박한 표토에 뿌리를 박고 힘들게 연명하다 결국은

고스러져 가는 소나무가 어렵지만 정직하게 살았다고                        * 고스러지다 : (비유적으로) 나이가 들거나 병에 걸려 기운이 빠지다

해서 반드시 그 삶에 자부심이 생기는 건 아니라고 내게

설파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여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바위 위라는 같은 조건에서 자라면서도 여전히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소나무도 있군요.

생사가 항상 공존하는 게 이 세상입니다.



좀 전의 이정표가  초보자는 우회할 것을 권하더니 과연

이쪽 코스에 로프 구간이 많네요.




위험한 밧줄 타기 와중에도 맞닥뜨린 기암에 눈길 한 번

주는 여유는 잊지 않습니다.



급전직하의 절벽 구간도 있군요.



위 직벽만 내려서면 바로 신선바위입니다.





신선바위 위에 올라서서 보니 한참 아래에 있던

천주마을이 어느새 내게 바짝 다가와 있네요.



중도에 요상하게 생긴 바위 너겁이 내 눈길을                                    * 너겁 : 돌이나 바위 따위가 놓여 생긴 .

유혹합니다.




마당바위라는 곳에 당도합니다.



이름 그대로 커다란 너럭바위입니다.




이정표 상 천주마을로 향합니다.






마침내 천주마을에 도착했네요.



오늘 8.22km를 산행하는데 6시간 반 정도나 걸렸으니

시속이 1.26km 정도밖에 안 되었네요.

그만큼 오늘은 시간만 허락한다면 언제라도 배낭에

주효 한 가득 매고 와 한참을 쉬었다 가고 싶은 장소가                         * 주효(肴) : 술과 안주를 아울러 이르는 .              

몇 군데 있었을 정도로 적바림거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 적바림 : 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히 적어 . 또는 그런 기록.



천주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시각이 13시 8분밖에

안 되었군요.

버스가 오려면 1시간 20분 남짓 남았습니다.




정류장 부스 뒤편에 서 있는 매실나무에 매화가 여러

송이 피어 있는 게 눈에 띄네요.



시나브로 다가온 봄이 선택한 전령사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이 활짝 벌어진 매화의 자태가 곱기만

합니다.




빈둥거리며 기다리는 게 싫어서 아침에 버스에서 내렸던

삼거리 정류장까지 걸어갑니다.



길가에 깍짓동이 줄지어 세워져 있군요.                                                     * 깍짓동 : 콩이나 팥의 깍지를 줄기가 달린 채로 묶은 .              

지나는 한 어르신께 용도를 물어 보니 논밭 거름이나

불쏘시개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그냥 버리는

것이라 하시네요.



물오리나무와 갯버들도 벌써 꽃을 피웠네요.

꽃 생김새가 인간들 취향과 좀 거리가 있어서 그렇지

자기들도 가장 빨리 봄소식을 전하는 나무들 중 하나라고

투정을 부릴 만도 한데 욘석들은 그런 세속적 욕구는 이미

극복한 지 오래라는 듯 무표정하게 서 있기만 합니다.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 길이 오늘 아침에 복지봉으로 가기 위해 꺾어

졌던 길입니다.



풋장이 이렇게 잔뜩 쌓여 있는 것을 보면서 시골은                              * 풋장 : 가을에, 억새나 참나무 등의 잡목 또는 잡풀을 베어서 말린 땔나무

시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창풍마을을 지납니다.



삼거리 정류장에 이르니 나 이외에 대기 승객이 두 명이나

있네요.

그 중 할아버지께서 내게 어느 산 다녀오느냐고 물으십니다.

학가산이라고 대답을 하니 자신은 여기가 고향인데 학가산은

어릴 때 한 번 올라가 보고 그 이후에는 한번도 못 올라가

봤다고 하시네요.

8년 전 당뇨 때문에 시력을 잃은 후 이렇게 낙향해 있는데 

이제는 학가산에 오르고 싶어도 못 오른다는 말을 덧붙이

십니다.

이번에는 내가 그렇게 시력이 없으신데 어떻게 혼자 버스를

타려 하느냐고 물으니 물체의 윤곽 정도는 희미하게나마

보이기에 괜찮다는 말을 돌려 주시는데 그 표정이 그렇게

긍정적일 수가 없네요.

곁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는 여인을

가르키면서 할아버지께서 내 귀에 살짝 저 아가씨는

정신이상자이니 신경쓰지 말라는 귀띔을 해 주십니다.

생긴 것도 말쑥하고 복장도 맵씨 있게 차려 입어 외관상

멀쩡해 보이는데 정말 안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14시 42분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시내 교보생명 정류장에

내려 인근에 있는 홈플러스에 들릅니다.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니 물가가 우리 동네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네요.

그나마 가격이 내 기대치에 안트는 돈까스를 저녁거리로 삽니다.                         * 안틀다 : (무엇이) 일정한 수효나 값의 한도 안에 들다.



오늘은 음주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막상 홈플러스에서

나오고 나니 몸이 알콜 좀 공급해 달라고 성화네요.

할 수 없이 인근 나들가게에서 막걸리 한 통 사들고

1km 정도 떨어져 있는 낙동강의 수변공원으로 갑니다.



잔디 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오늘 하루를 정리합니다.

구름이 가리든 말든 태양은 때가 되니 서산으로 서서히

저물어 가는군요.

내 하루 읿정에도 그렇게 마침표가 찍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