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낚시터가 된 경인운하 공사 현장

 

“이건 운하가 아니라 얼음 낚시터야!” 지난여름 물고기가 떼죽음 되었던 경인운하 공사 현장을 6개월 만에 다시 돌아본 결론은 ‘얼음 낚시터’ 바로 이 한마디였습니다.

 

 경인운하 공사 현장은 마치 강원도의 얼음낚시 축제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준법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가 환경 타당성 조사도 없이 밀어붙이는 경인운하 공사 현장을 살펴보았습니다. 카메라를 든 손가락이 꽁꽁 얼어오는 추운 날씨였지만, 경인운하 공사가 한창인 굴포천의 하류인 서해 바다와 만나는 지점까지 하천을 따라 주~욱 돌아보았습니다.

 

운하가 완성되면 배가 다닐 거라는 경인운하 공사 현장은 한 겨울 추위에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운하가 아니라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거대한 빙상장이었습니다. 운하 공사 현장에서 잘라 놓은 얼음 두께를 보니 얼음이 깨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미 두텁게 얼어있었습니다.

 

 경인운하 공사가 한창인 굴포천은 얼음이 꽁꽁 얼어있는 거대한 빙상장입니다.

 공사 현장에 누군가가 얼음을 잘라놓았습니다.

저 정도 두께면 사람은 물론이고, 자동차도 올라서도 될 것입니다.

 

굴포천이 인천 앞 바다와 만나는 곳, 갑문이 들어설 자리에 이르자 강원도의 얼음 축제에   온 듯 착각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낚시꾼들이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한두 명이 아니라 꽁꽁 언 굴포천을 따라 수십 명의 낚시꾼들이 얼음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문이 들어설 굴포천의 최하류가 얼음이 꽁꽁 얼어있습니다.

 배가 다닐 운하는 얼음낚시꾼 차지입니다. 저래서 배가 다니겠습니까?

 

더욱 놀라운 풍경은 얼음 낚시꾼들 뒤로 보이는 언덕이 유명한 김포 쓰레기매립장 입니다.

곳곳에 솟아오른 붉은색 기둥은 매립장의 가스를 뽑아 올리는 장치입니다.

운하 입구에 쓰레기매립장이라? 쓰레기매립장을 옮길수 있는 것도 아닌데...

배를 타고 서울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첫 이미지로 잘 어울리겠군요.

 새로운 낚시꾼 등장입니다.

 이 가족은 낚시보다는 썰매 타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한다는 것은 얼음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잘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이곳이 이미 겨울 얼음 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얼음을 깨는 도구로 이제 막 얼음 구멍을 뚫는 사람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썰매를 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경인운하, 꽁꽁 언 얼음이 전부가 아니야,

     서해 바다 갯벌에도 배가 다닐 길을 만들어야 ....

 

굴포천이 하류에서 만난 서해바다는 물이 빠져나간 갯벌이었습니다. 물이 없는 저 갯벌에 배가 다니려면 갯벌을 깊이 파고 시멘트 옹벽을 만들어 물을 채워놓은 물길을 만들어야겠지요. 굴포천이 바다와 연결되었다고 배가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운데 제방 도로를 중심으로 좌측은 물이 빠져나간 서해 갯벌이고

우측 화살표 방향은 얼음낚시가 한창인 굴포천입니다.

제방도로 우측 끝에 굴포천 물을 빼기 위한 하얀색의 수문이 보입니다.

 다음 지도에서 찾아 본 바다와 만나는 굴포천 현장입니다.

아래쪽 보라색 선은 인천공항 고속도로이고, 파란색으로 표한 곳이 현재 꽁꽁 언 굴포천입니다.

파란색 줄 굴포천 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수도권의 쓰레기 처리장인 김포매립장입니다.

  제방도로에서 바라본 인천공항으로 가는 영종대교입니다.

바다 물이 빠져나가 갯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곳에 배가 다니려면 갯벌을 파고 물길을 만들어야겠지요.

 

 이곳이 갑문이 들어 설 굴포천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장소입니다.

물빠진 서해바다는 배가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군요.

저 멀리 붉은 선 안에 배 한척이 눈에 보입니다. 한번 자세히 보실까요?

 썰물이 얼마나 멀리까지 멀리까지 빠져나갔는지 바닷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물빠진 바다 갯벌에 내려 앉은 바다모래 채취선 배입니다.

 

 

꽁꽁 어는 경인운하 - 경제성 검토에 포함되었을까요?

 

이미 오래 전 감사원에서 조차 경제성이 없다고 판결난 경인운하인데,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성이 있다며 올해 3월부터 경인운하를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국토해양부가 경인운하의 타당성 근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경인운하사업 수요예측 재조사, 타당성 재조사 및 적격성 보고서’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언론마다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 근거가 잘못된 자료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정부가 제시한 경인운하 경제성 근거가 운하 공사를 강행하기 위한 꿰맞추기식 거짓 자료에 불과한 것임을 많은 국민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꽁꽁 얼어버린 경인운하 현장을 보며 “한 겨울 추위에 운하가 꽁꽁 얼어 배가 다니지 못하는 경우를 경제성 산출에 포함시켰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경인운하는 한강처럼 물이 흐르는 하천이 아닙니다. 굴포천이 서해와 한강을 만나는 두 곳에 갑문을 만들고, 커다란 시멘트 수로에 물을 가둬 둔 곳이라 겨울 추위에 쉽게 얼음이 얼게 됩니다. 운하에 배가 다니도록 쇄빙선이 얼음을 깨놓는다 할지라도, 수면 위에 얼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추위에 다시 겹겹이 얼게 될 것입니다. (아~참! 쇄빙선이 얼음을 깨는 것도 경제성 산출에 들어있을까요?) 

 

겨우 80m에 불과한 좁은 경인운하 수로 양변에 얼음이 있다면 어떻게 화물을 실은 배가 서로 교행하게 될까요? 여기에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까지 오고간다고요? 이럴 때 쓰는 말이 있지요. ‘뻥이요!’ 이건 거짓말이 심해도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국민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을 진행 할 수 있는 것일까요? 
 
경제성 없는 경인운하! 추운 겨울 배가 다니지 못하는 기간도 경제성 산출에 계산해 넣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물을 곁에 두고 물이 부족하다.

 

경인운하 공사 현장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포크레인이 깎아 놓은 경사진 벽을 멋지게 수놓고 있는 웅장한 고드름들이었습니다. 저 고드름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지하수가 새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지요. 얼음이 얼기 시작한 부위가 언덕 꼭대기가 아니라 중간부터임은 하천에서 흘러내린 물이 아니라 지하수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물이 가물다고 하는 이 겨울에 지하수가 스며나와 얼음 기둥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지하수가 흘러나와 얼음을 형성한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운하를 위해 파 놓은 절개지를 타고 주~욱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하수가 새게 되면 주변 농경지가 사시사철 가뭄을 겪게 됩니다. 농경지 주변에 커다란 지하수 공사 하나만 있어도 물 부족 현상이 생기는데, 저렇게 모든 지하수가 빠져나가니 농경지가 바짝 말라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산을 절개하여 운하를 만드는 현장은 지하수가 흘러나와 얼음 기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붉은 색으로 표한 곳만이 하천수가 흘러나와 어음이 된 곳이고 뒷편의 나머진 모두 지하수입니다.

운하 현장 역시 꽁꽁 언 거대한 빙상장입니다.

 

 붉은색 화살표 얼음 기둥이 지하수가 흘러나와 얼음으로 변한 곳입니다.

운하 주변 지역의 농경지가 얼마나 심각한 물 부족을 겪게 될지 보지 않아도 훤합니다.

 

이미 지난여름 경인운하 주변에서 농사짓는 농부들에게서 물 부족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 증거로 지하수 고드름을 보니 그 심각성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농사지을 물이 부족하면 운하의 물을 끌어다 쓰면 안되냐고요? 배가 다녀야할 물인데 수자원공사가 과연 그 물을 제공할까요? 심지어 운하에서 물을 농경지로 끌어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운하의 물은 농사지을 수 없는 썩은 물이 될 것입니다

 

하천의 풀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지금 굴포천은 수심이 깊은 곳이 아닙니다. 저렇게 얕은 곳에 화물선과 여객선이 다니려면 바닥을 깊이 파고, 운하 양변에 둑을 높이 쌓아 올려야합니다. 그리고 물을 가득 채워놓겠지요. 이렇게 고인 물이 썩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경인운하 수로에 갇힌 물이 썩은 똥물이 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썰매 한번 타고 싶은 경인운하 공사 현장입니다.

얼음 사이로 삐죽이 솟아오른 갈대들이 보입니다. 얕은 수심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이곳에 배가 다니려면 바닥을 깊이 파고 좌측 얕은 둑에 제방을 높이 쌓아 올린 후 물을 채워야합니다.

두개의 갑문과 양쪽 시멘트 제방으로 둘러쌓인 경인운하 물이

썩은 똥물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 한 사실! 

 여름에 찾아 본 경인운하 들어설 현장입니다.

수심이 낮고 제방이 낮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녀의 변신은 무죄!

     그러나 홍수예방을 위한 '방수로'의 '운하' 변신은?

 

경인운하 현장에 달라진 것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6개월 전 현장에는 굴포천 주변 지역의 홍수예방을 위한 ‘방수로 공사’라는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방수로 공사’가 ‘경인운하’라는 표지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공사 목적이 마음대로 바뀌어도 되는 것일까요?

 

 지난 여름에 찾은 현장엔 '방수로 공사' 라는 팻말이 분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똑같은 장소의 표지판이 '경인운하' 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여름 굴포천 공사 현장 사무실 담장에 붙어있는 '굴포천 방수로 건설사업' 표지판입니다.

 

두달 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굴포천이 경인운하가 되는 것 아니냐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환경부 장관은 "방수로 공사이지 결코 운하가 아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저도 참고인으로 국정감사에 참석하여 환경부 장관 바로 왼편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제 귀로 똑똑히 들어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의 거짓말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똑같은 장소에 붙어있는 현수막입니다. '굴포천 방수로' 가 '경인운하' 로 변신했습니다.

 

 

정부가 굴포천 방수로의 흔적을 다 지운듯 한데 아직 남아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인운하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  ‘방수로 공사’ 라는 글씨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낡은 표지판이 경인운하는 잘못이라고 외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오래된 표지판이 이곳이 운하가 아니라 굴포천 방수로 공사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운하가 되면 어찌될까요?
산이 있는 지형은 산을 깎아 뱃길을 만들지만, 논과 습지가 있는 낮은 지대는 반대로 둑을 높게 쌓아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운하 속의 물 높이가 주변 지역 보다 더 높다는 것이지요. 굴포천 주변 곳곳에 갈대 우거진 습지가 형성되어있는데, 이는 비가 오는 여름에 굴포천 물이 넘치는 것을 말합니다. 

 

 산이 있는 지형은 깍아내지만

 습지가 있는 낮은 지대(녹색 표시 구간)는 좌측 붉은 화살표처럼 둑을 쌓아 올립니다.

이렇게 운하 물 높이가 주변 보다 높으니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엔 주변 지역이 침수가 될 것은 뻔합니다.

 

굴포천 주위는 원래 상습적 침수지역입니다. 특히 서해 바닷물이 만조인 시간대에 홍수가 나면 주변 지역이 모두 물에 잠기는 곳입니다. 굴포천 방수로를 운하로 만들어 놓고 큰 비가 오게 되면 주변 지역의 물은 어디로 흘러가야하는 것일까요?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될 경인운하

 

며칠 전 무역업을 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러시아 있는 한 회사가 바닷가에서 가까운 공장이라 물건 운반하기가 좋다고 해서 답사를 갔답니다. 그런데 바닷가에서 무려 3시간을 넘게 300km를 달려가야 했답니다. 3시간을 달려야했는데 바닷가에 가까운 공장이라니... 역시 나라가 크니 말하는 스케일도 우리완 사뭇 다릅니다.

 

그런데 겨우 자동차 20분 거리인 18km를 가자고 생짜배기 운하를 판다는 것을 외국사람들이 안다면 얼마나 웃을까요? 아마 이런 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것입니다. 웃기기 위한 코미디이기엔 너무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이어주는 길이 81.6km의 파나마운하는 남아메리카를 돌아가는 1만4천816km항해거리를 단축시켜줍니다. 지중해와 수에즈만, 홍해, 인도양을 이어주는 수에즈 운하(Suez Canal)는 진입용 수로 설비를 포함하여 총 길이 195km입니다. 이 수에즈 운하로 인해 런던~싱가포르의 2만4천500km의 항로가 1만5천27km로 줄어들고, 런던~봄베이는 2만1천400km의 항로가 1만1천472km로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필요성과 효용성이 있어야 환경을 파괴하는 운하가 명분이라도 있는 것이겠지요. 

 

 ▲ 운항 거리를 크게 단축시킨 파나마 운하입니다. 이정도는 되야 운하를 판다하겠지요.

 

인천항에서 서울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도로가 넘치는 대한민국인데, 경인운하 18km의 구간을 5시간에 걸쳐 간다면 과연 누가 이 운하를 이용할까요? 

 

이상은 얼음이 꽁꽁 언 '얼음 낚시터' 경인운하 현장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