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사찰하는 이 사람들의 정체는 누구?

 

국정원의 국민 사찰과 탄압에 대한 박원순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국정원이 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진실 공방이 한창입니다. 국정원의 국민 사찰이 진실일까요? 아닐까요?  오늘은 얼마 전 제가 직접 목격한 사찰 이야기를 하나해야겠습니다.

 

지난 주말 4대강 국민 검증단이 낙동강을 답사할 때, 신분을 밝히지 않은 낯선 두 사람이 하루 종일 검증단을 따라다녔습니다.  검증단이 우포늪이 가까운 경남 합천군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지를 빼앗기고 쫓겨나는 농민들을 만날 때부터 흰색 차량이 검증단 일행을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낙동강에 세우는 8개의 보 중 가장 하류에 있는 함안 보가 들어 설 자리에 도착하여 보가 이 지역에 홍수를 더 조장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는 동안 낯선 두 사람은 대담하게도 낙동강 검증단 바로 곁에 서서 모든 말을 엿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검증단이 단체 사진을 찍으려 하자 두 사람은 슬그머니 빠져나갔습니다.

 

낙동강 함안보에 대해 설명을 듣는 동안,  신원을 밝히지 않은 정체불명의  두사람(오른쪽 끝에 빨간 화살표)이 검증단 바로 곁에 서서 이야기를 엿듣고 있습니다.  옷차림이 공무원 티가 납니다.

 검증단원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슬그머니 빠져나갔습니다.

 

검증단이 강변 여과 시설이 있는 경남 창원시 대산 정수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설명을 하는 동안 함안보에서 따라왔던 정체불명의 사람이 검증단에 등을 돌린 채 열심히 발언 내용을 적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만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함께하고 있는데, 감히 정체불명의 사찰단이 따라다니다니 황당스럽습니다. 거기에 국회의원 발언 내용까지 일일이 적고 있다니 간덩이가 보통이 아닙니다.

 

 낙동강 검증단이 경남 창원의 강변 지하수 정수 시설인 대산 정수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검증단에게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설명을 하고있습니다.

 홍희덕 의원이 설명을 하는 동안 (앞쪽 빨간 화살표)검증단에 등으로 돌리고 열심히 받아적네요.

 검증단이 단체 사진을 찍자 역시 정체불명의 사람들은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낙동강 검증단이 양산시 원동면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4대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습니다. 평생을 농사지어오던 자기 땅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되었으니 농민들은 분노와 서글픔과 안타까움으로 푸욱~푹 한숨만 내쉬고 있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검증단이 토론을 하는 동안 혼자 마을을 주~욱 돌아보았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삶터를 빼앗기게 된 양산시 원동면 마을 농민들을 만났습니다.

 마을 입구부터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현수막으로 가득하였습니다.  

주민들의 주장처럼 농민의 삶터를 빼앗는 4대강으로 위장한 대운하는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요?

 

 마을 회관에 많은 주민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몰수 될 마을을 한 바퀴 돌아 토론 중인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니 오전부터 따라다닌 낯선 두 사람이 보입니다. 그 중 한 사람이 ‘혹시 얼마전 잡지에 나오지 않았냐?며 저를 아는 체를 하였습니다. 지난 7월호 ’좋은 생각‘ 잡지에 인터뷰 기사가 실린적이 있는데, 햇빛을 가리기 위해 모자 쓴 제 얼굴을 어찌 그리 잘 알아볼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국민 검증단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나온 사람인걸 알면서도 제가 어디서 왔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이름과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환경을 사랑하는 시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환경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도 않고 저렇게 열심히 따라다니고 있을까요? 순간 정보를 캐러 다니는 이들이니 반드시 수첩에 그날의 동태를 메모하고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그머니 뒤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뒷짐을 지고 있는 손에 작은 수첩이 들려있고, 4대강 국민 검증단들과 마을 주민 간에 오고간 이야기를 빼곡히 받아 적은 것이 보였습니다. 얼마나 많이 받아 적었는지 볼펜 글씨가 흐릿하게 뒷면까지 보입니다. 눈치 채지 못하는 동안 얼른 찰칵! 하였습니다.

 

 4대강 국민 검증단을 따라다니며 사찰한 정체불명의 사람 손에 수첩이 들려있습니다.

무슨 내용을 적었는지 가까이 확대해보겠습니다.

 뒷면의 글씨들이 배어 나올 정도로 수첩 앞 뒤로 열심히 받아 적었네요.

 

수첩의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민은 검증단에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
막연하게 4대강 사업을 중단하게 할 수는 없다. 그동안 노력해본 결과임


주민 동의 없이 하천 구역 지정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임 ”


 

수첩에 적힌 내용을 보니 4대강 국민 검증단의 동태를 상부에 보고하기 위한 것이지, 단순히 환경을 사랑하는 시민이 적을 내용이 아님이 분명해 보입니다. 

 

정부는 4대강 국민검증단을 사찰한 관계자를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제가 영월 서강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환경운동을 처음 시작한 10년 전, 주모자라는  굴레를 쓰고 경찰과 검찰에 수차례 불려 다니며 조서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한 2년간 매일 아침마다 정보과 형사로부터 하루의 일정을 물어보는 안부 전화(?)를 받곤 했습니다.  지역에서의 이런 정보활동은 정보과 형사의 입장도 있고, 공개적인 것이니 어느 정도 애교로 봐줄만합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는 국민 검증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가까이 따라다니며 사찰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일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이 정말 올바르고 떳떳한 일이라면 굳이 사찰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물 부족과 홍수 예방이라는 4대강 사업의 거짓말이 탄로 날까 두려워 국민검증단이 누굴 만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일일이 사찰을 하는 것이겠지요. 

 

정부는 4대강 국민 검증단을 사찰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왜 사찰하였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말 

4대강 국민검증단을 사찰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지만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얼굴은 살짝 가렸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이들을 확인하기 위해 얼굴 사진을 요청하면 원본자체를 제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