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나는 청소부 시장... 치워야 할 게 많다"
최병성 목사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북콘서트 현장..."행복한 서울 만들면 좋겠다"
11.11.30 14:25 ㅣ최종 업데이트 11.11.30 14:25 최지용 (endofwinter) / 유성호 (hoyah35)

최병성 목사가 2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출판 기념회에서 장맛비로 인해 무너진 경북 칠곡 왜관철교 교각 사진을 보여주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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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최병성 목사가 2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출판 기념회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강을 준설하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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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정말로 저렇게 돼 있습니까? 저렇게 방치돼 있나요? 비를 막을 수도 없나요? 참으로 충격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투에서 당혹감이 느껴졌다. 목소리뿐 아니라 표정도 일그러졌고 마이크를 잡은 손이 잠시 아래로 내려간 사이 "아..."라는 탄식도 내뱉었다. 그가 본 것은 이명박 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당시 발굴된 석축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된 사진이었다.

 

 

29일 오후 7시 서울시청 후생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오월의봄) 출판기념 북콘서트에서 저자 최병성 목사는 손님으로 참석한 박 시장에게 작심한 듯 청계천의 어두운 면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줬다. 복원 당시 발굴된 석축들은 현재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 공터에 쓰레기처럼 방치된 상태다.

 

 

청계천뿐 아니라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이 합작한 한강의 망가진 모습도 함께 상영됐다. 콘크리트 제방과 깊은 수심 때문에 사람이 더이상 접근할 수 없게 돼 버린 강. 그 강변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 더러워진 강물때문에 곳곳에 널려 있는 죽은 물고기.

 

 

이를 본 박 시장은 "저는 청소부 시장인 것 같다, 치워야 할 게 많다"고 쓴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시장이 했던, 또 오세훈 시장이 했던 방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우리가 꿈꿀 수 있는 한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강르네상스, 대체로 다 접어야 할 사업"

 

2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최병성 목사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출판 기념회-북 콘서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병성 목사의 책을 들어보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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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환경운동연합의 주최로 개최된 이날 출판기념회 북콘서트에서는 박 시장의 지원 속에 서울시청 건물에서 열렸다.

박 시장은 최 목사와 대화에 앞서 "목사님의 강에 대한 사랑에 늘 감동받고 있기에 책이 출판되면 이런 행사를 하고 싶다 말씀 드렸고, 그 약속을 지켰다"라며 "저의 고향도 낙동강에서 얼마 멀지 않은데 강변에서 보낸 어린시절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은 한강과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복원을 하겠다"며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청계천의 문제는) 황급하게 진행되면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청계천에 자연스럽고 역사가 제대로 된 복원을 여러분에게 이야기 해왔습니다. 시간을 두고 역사를 공부하신 분들이 교정해 주시고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마스터플랜을 제대로 만들어 아이들이 훨씬 더 아름다운 청계천, 아름다운 한강에서 살 수 있도록 벽돌 하나 놓는 심정으로 하겠습니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해 "한강 복원을 위한 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낭비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사업과 관련해 "생태복원이나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전혀 좋은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해뱃길 사업이나 예술섬 사업 등 감사원조차 채산성이 없다고 한 사업들이 많다"며 "민자로 하는 사업들도 있지만 서울시가 부담하는 것도 있고... 대체로 다 접어야 할 사업들"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어 "여전히 (건설)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생태나 창조적인 지식들이 훨씬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시대가 왔다"며 "큰 개발 사업을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그것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토건 경제를 대신해 새로운 지식 산업을 창조할 수 있도록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을 만들어 강을 다시 살리자"

 

최병성 목사가 2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출판 기념회-북 콘서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4대강 사업과 한강 복원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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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2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최병성 목사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출판 기념회-북 콘서트에서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과 참가자들이 책 이야기를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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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한 최 목사는 이날 열린 출판기념회 북콘서트에서 4대강의 복원을 강조했다. 4대강 사업이 완공 직전에 와 있지만 이제부터 복원하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 목사는 "4대강 사업은 강만 죽이는 게 아니라 연쇄적으로 재앙을 일으킨다"며 "어떻게 하면 희망을 만들어서 생명의 강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고민때문에 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책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난해 또 다른 그의 저서 <강은 살아있다>의 연장선이다. <강은 살아있다>에서는 '강이 죽었다'는 정부의 논리를 반박했다. 살아 있는 강을 죽었다고 하면서 결국은 토건 자본에 이익을 늘려주려는 '꼼수'를 지적한 것. 이번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에서 최 목사는 4대강 사업으로 변한 우리 강의 모습과 그로 인해 다가올 재앙을 직접 현장에서 찍은 생생한 사진들로 보여준다.

 

 

낙동강 제1경이라는 경천대가 파괴된 모습, 수 만 마리의 철새들의 자리를 굴착기와 덤프트럭 같은 'MB식 철새(철로 만든 새)'가 차지한 모습도 보여준다. 최 목사는 또 대형보로 인해 수질이 더욱 악화되고 홍수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 목사는 이번 책을 통해 4대강 사업에 분노하는 것을 넘어 강이 다시 흐를 수 있어야 한다는 희망을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