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책. 마음의 갑옷을 벗으면 용기를 얻는다.

브레네 브라운 마음가면




3월 4일 오후에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밀렸던 책 리뷰를 써보았다.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1시, 싱가포르 시간으로는 12시...

밀린 숙제가 아닌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기분으로 책 리뷰를 블로그에 정리한다.


15년 가까이 이 분야만 연구했다니 엄청난 내공의 전문가임은 틀림없었다.
완벽하길 원하지만 사람이라서 완벽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자신의 약점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은 부끄럽다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오히려 이걸 인정하면 이상하게 편해진다.


내가 취약한 부분, 내가 못하는 것, 불안함을 쿨하게 인정해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부인하면 할수록 마음이 더 불편해질 뿐.


물론 취약한 부분을 인정하면 내가 못난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수 있는데
그러한 마음의 가면을 벗어 버려야 한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완벽한 존재가 있다면 아마 신 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고나니
이상하게도 조바심, 불안감을 좀 떨쳐버릴 수 있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브레네 브라운의 ‘마음가면’이다.


불안, 수치심, 취약성 등 현대인의 겪는 고통의 뿌리를 연구하는 심리전문가다.
15년 가까이 이 분야만 연구했다니 엄청난 내공의 전문가임은 틀림없었다.






저자의 메시지는 단순했다.
마음가면을 벗고 취약성을 드러내면 수치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


말은 쉽게 하지... 하지만 이게 더 어렵다.
잘못을 인정하고,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걸 더 어렵다는 것.


잘못한 걸 본인은 알지만 사과는 끝끝내 미루고 있는 모습을
사회에서도 정치인들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잘못,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은 죄가 아닌데 말이지.






책은 나를 관찰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잘못된 생각, 마음의 갑옷, 현실과 이상의 간극의식하기, 진짜 나를 보여줄 용기까지.





공감할 문구가 상당히 많았다.


그중 인상 깊었던 것은 ‘비평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

강한 선수가 실수했다고 훈수두는 사람보다도 진짜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 서 있는 투사이다’였다.


유명한 영화비평가가 만든 영화가 혹평에 받았다는 기사가 문득 떠올랐다.
이 문장과 좀 다를 수 있긴 한데 여튼 중요한 것은 영화를 만든 감독, 작가, 스탭들이겠지.


물론 그 비평이 차후 영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를 만드는 것도 참으로 대단한 것이라는 것.


모름지기 노력을 하면 실수를 하고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경기장의 투사는 자신의 노력으로 경기를 치룬다.
그는 위대한 열정이 무엇이고 위대한 헌신이 무엇인지 안다.
그는 가치있는 목표를 위해 온몸을 던지니까.





우리 사회에 팽배한 ‘니가 부족해서 그래’...
내가 예전에 가졌던 나쁜 버릇 중에 하나가 남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비교하는 습관에 젖어있는데, 그 습관에 나도 휩쓸려있었다.
물론 그것은 이미 버린지가 오래다.
나는 나고,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니까.
결코 같을 수가 없다.


가끔 다른 이들의 블로그와 나의 블로그도 비교하기도 했고
내 것은 왜 이러나 싶고 초라해진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 나는 나니까.


이 블로그가 뭐 어때서?
‘블로그를 9년째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일인데, 한번 해보라 그래. 지금 그 말이 나오나.‘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말하다가는 싸움이 나겠지만 말이다.
싸우면 싸우는 것이지만 ^^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대담하게 뛰어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자신의 가치를 자각해야한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의 ‘그렘린’은 가는 곳마다 소동을 일으키고
늘 뭔가를 파괴하면서 기쁨을 얻는다.


이 그렘린은 저자의 심리학과 여러 분야에서 ‘수치심테이프’와 같은 동의어로 쓰인다.
그렘린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작게, 초라하게,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넌 부족한 사람이야. 가만히 있어!’ 이렇게 떠든다지.
그렘린의 속삭임을 가차없이 쳐내야한다는 것.

 

수치심을 극복하려면 수치심테이프, 그렘린을 이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수치심이 항상 구체적인 순간이나

누군가에게 경멸하는 말을 들었을 때만 유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이 수치심회복탄력성이다.
수치심회복탄력성이란 수치심을 경험하면서도 진실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수치심에서 공감으로 옮겨가는 힘인데
공감은 수치심을 치료하는 약과 같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

그 사람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반응을 보인다면
수치심은 살아남지 못한다.


수치심 회복탄력성은 자신과의 이어짐,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어짐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다.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식 또는 사고 과정이 요구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수치심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훨씬 유리한 수치심을 물리치면 공감이라는 중요한 감정과 용기를 얻게 된다.
이때가 고비라는 것.


그리고 너무 기쁠 때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을 앞두고 비행기가 추락한다거나 배가 침몰할까봐 걱정한다.
물론 나는 이런 생각을 버렸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내 시간을 불행하게 보낼 수가 없어서.

실제 여행을 같이 가기로 한 내 친구는 여행전부터 화산이 터지진 않을까,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을까 등등의 걱정을 했었다.


‘내일 걱정은 내일하고. 내일 되면 그 걱정은 모레해. 걱정은 미루는 게 좋아’
내가 친구한테 한 말이다.

그 조바심, 걱정 때문에 지금 시간까지 불행해지면 그게 더 불행하다.





취약성은 나약함과는 다르다고 한다.


우리가 날마다 경험하게 되는 불확실성, 위험, 감정 노출은 선택 가능한 것이 아니다.


취약성을 받아들이고 그 취약성과 함께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할수록
용기는 커지고 목표는 선명해진다.


반면 취약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관계가 끊어진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숨을 못 쉬게하는 마음의 갑옷...
나의 취약성을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의 갑옷.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의식하는 것도 마음의 갑옷을 벗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에 쓰여진 안토니오 마차도의 시로 마무리짓는 마음갑옷 책.


‘여행자여, 길이란 애초에 없었다오. 당신이 밟으면서 길을 만들어야한다오.’


저자는 없는 길을 걸으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고 전문가가 되었다.
이 분야를 밟으며 저자 또한 많은 그렘린들과 싸웠다.


책을 읽고 나니 나 역시 많은 그렘린들을 무찔렀고,
여전히 그렘린들과 상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약함이 아닌 취약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용기가 생겼다.
그때는 이게 무언가 싶기도 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 순간 나는 마음갑옷을 벗어버렸기에 자유로웠고 용기를 얻을 수 있던 것이었다.


마음갑옷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나의 마음은 강하다.
나를 믿으면 된다.
취약함도 수치심도, 용기도 모두 나의 마음, 나에게서 비롯된 것들이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