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고법, 신일본제철 배상 판결 관련
[논평] 서울고법, 신일본제철 배상 판결 관련
“오늘은 68년만에 맞는 제2의 광복”
“구순에 이른 피해자들...대법원 재상고 음모 즉각 거둬야”
해방 68년 동안 애타게 기다려온 소리였다. 마침내 이 날이 오고야 말았다.
7월 10일 서울고등법원이 일제강제기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과 관련, “피고 기업들은 각각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을 전국에 있는 모든 일제 피해자들과 함께 환영하는 바이다.
이번 판결은 이미 작년 5.24일 대법원 파기 환송 사건 선고 취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결과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광복은 됐지만 가해자는 심판받지 못하고 피해자의 고통 또한 회복되지 못한 점에서 진정한 광복이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피해국가인 대한민국 사법부가 우리 헌법 정신에 입각해 가해자인 일제 전범기업에 배상의 철퇴를 내린 오늘은 비로써 일제 피해자들에게 제2의 광복이자, 대한민국 사법주권을 다시 세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특히 오늘 판결로 대일 과거사 관련 소송에 새 역사적 전기가 마련됐다. 일제가 자행한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피해국가 중 최초로 광복 68년만에 일제 전범기업에 배상 판결을 언도했다는 점에서 가히 역사적인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판결은 반인륜적 불법행위를 저지르고도 광복 68년이 되도록 반성은커녕 철면피로 일관하고 있는 일제전범기업들에게 크나 큰 경종을 울린 것으로, 앞으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7.30일 부산고등법원에서는 미쓰비시중공업 피해자들이 제기한 파기 환송 사건과 관련해 또 다시 선고가 예정돼 있지만 오늘 판결로 이미 결과는 나와 있는 셈이다.
기쁨을 잠시 뒤로 하고 2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잘라 말해 신일본제철 등 피고 기업은 대법원 재 상고 음모를 즉각 거둬야 한다.
피해자들은 이미 팔순을 넘어 구순에 이르렀다. 피해자들은 판결을 기다릴 만큼의 시간이 없다. 즉시 사죄와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에 나서야 한다.
1997년 일본에서 제기한 소송으로부터 이미 16년을 기다려온 피해자들에게 더 얼마나 기다리란 말인가. 만약 신일본제철이 이번에도 불복하고 또 다시 대법원에 재 상고 하게 될 경우, 앞으로 또 얼마나 시간이 지체할지 모르며, 그때까지 피해자들이 살아있으리란 장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에게 이보다 더 가혹한 고통은 없다.
둘째, 한국정부는 범정부차원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부는 ‘사인 간 민사소송’이라면서 일제 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을 강건너 불구경 해 왔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무슨 개인적인 금전 거래 피해자들인가. 나라가 힘이 없어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들을 남 보듯 한다면 도대체 국가의 존재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한국정부 하는 처사는 달리 말해, 전범기업에 장단을 맞춰주고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 그렇지 않아도 발뺌하고 있는 전범기업들에게 계속 시치미를 떼도록 주문하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인 간 민사 소송’이라고 헛소리 해대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을 즉각 경질시켜야 한다.
이번 판결은 사실상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파산선고다. 한국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문제를 전면 검토하는 한편, 정부차원의 대책기구를 구성해 일본정부와 외교적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 아울러 일제피해자들의 줄 소송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해 모든 행정력을 아끼지 말고 지원해, 단 한 사람의 인권이라도 회복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오늘 이 결과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공로는 잇따른 패소에도 좌절하지 않고 수십년 동안 외로운 싸움을 감당해 온 일제피해자들이라 할 것이다. 오늘의 판결을 모든 국민들과 함께 환영한다.
2013년 7월 10일
일제피해자공제조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문의: 062-365-0815 / 010-8613-3041(이국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