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다녀와서 거의 산에 가지 못했다. 후유증인지도 모를 일이다. 봄도 깊어 가는데 산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 핑계겠지만 날씨 탓도 있다. 한국의 봄은 미세 먼지에 빼앗겼다. 매일 뿌연 날이 계속되니 외출을 하고 싶은 의욕이 없다. 그런 날이면 파타고니아의 하늘이나 나미브 사막에서 보았던 파란 하늘과 구름이 떠오르곤 했다. 그렇게 보내는 나날들이 지겨워질 무렵 남녘의 꽃소식이 전해지고 근처의 산에도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결국 또 배낭을 메고 산으로 간다. 오래 쉬었기에 가벼운 차림으로 근처의 낮은 산을 간다. 회룡포를 안고 둘러쳐진 비룡산이다. 낮기는 해도 낙동강과 내성천을 끼고 도는 멋진 트레킹 코스다. 오늘은 풀코스를 돌기로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 것은 9시다.



등산을 시작하면 바로 용주팔경시비가 나온다. 용주는 예천군 용궁의 옛 이름이다.



들머리에 바로 나타나는 솔숲이다. 오늘은 다행히 미세 먼지가 보통 정도로 참을 만 한 날이다.


가면서 개울을 돌아보면 조그마한 다리를 사람들이 건너고 있다. 이 다리를 뿅뿅다리라고 한다.


고개를 대여섯 개를 넘어야 제1전망대인 회룡대에 도착한다. 이렇게 오르막이 나오고,


금방 내리막이다. 야산이라서 길은 순하다.


엊그제 조금 덜 피었던 진달래가 이제 만개하려고 한다.


가면서 바라보는 회룡포 마을이다. 봄볕이 들었다는 것 뿐, 아직도 들녘은 까만 땅이다.


40분 쯤 걸어서 장안사 위에 탑을 머리에 인 불상을 만난다.


우측으로 내리면 장안사가 있고 직진하면 제1전망대인 회룡대로 간다. 우리는 직진이다.


직진하는 길은 223개의 계단을 밟아 올라야 한다. 숨이 턱에 닿는다.


숨이 턱에 닿을 무렵 회룡대에 도착하는데 그 전에 리본을 트리처럼 장식해 놓은 구조물을 만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찾았다는 말인가?


직진하던 길을 잠시 멈추고 좌측으로 10여 미터를 내리면 제1전망대인 회룡대가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회룡포 마을이 최고의 경치다.


오늘은 별 풍경이 없다. 하지만,


옛날에 찍은 사진이다. 가을이 되어 들판이 누렇게 되는 계절에는 때마침 피는 물안개와 여명의 하늘이 조화된 이런 그림을 만날 수도 있다.



회룡대를 버리고 되돌아 올라 와 제2전망대 방향으로 직진한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숲 속에 장안사가 보인다.


100여m를 진행하면 이런 구조물이 나오는데 봉수대다. 예날, 통신 장비가 없던 시절에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꽃으로 신호를 하기 위해 불을 피우던 곳이다.


가는 길에는 노란 꽃이 피었다. 김유정의 소설에 나오는 동백꽃이다. 바닷가에 피는 동백하고는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생강나무라고 한다. 산수유와도 비슷한데 산수유보다 일찍 핀다.


제2전망대까지 가는 데에도 조그마한 고개를 다섯 개 정도 넘어야 된다.


제2전망대인 용포대와 원산성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직진하면 원산성을 가지만 좌측으로 제2전망대인 용포대를 잠시 들렀다가 가기로 한다. 거리는 300m 정도이다.


제2전망대를 잠시 들르기로 하고 좌측으로 들어선다.


제2전망대인 용포대다.


예서로 쓴 현판이 속되지 않다.


용포대에서 보는 회룡포 마을이다. 역시 오늘은 별 풍경이 없지만,


옛날에 찍은 사진이지만 이런 여명을 볼 수 있는 날도 있다.



300m를 되돌아 갈림길로 가서 원산성 방향으로 직진한다.



원산성을 오르는 가파른 계단이다.


계단을 다 오르면 원산성에 대한 설명을 적은 표지판이 나오고,


100여m를 더 가면 삼강 주막이 보이는 위치에 이른다.


소나무 사이로 삼강이 보이고, 삼강 주막도 보인다. 삼강(三江)이라고 하는 것은 세 강이 여기서 모이기 때문이다. 세 강은 낙동강과 내성천, 그리고 문경의 산양, 영순 면을 거쳐 오는 금천강이다. 금천강은 삼강 주막에 오기 전에 내성천과 먼저 합류한다.


여기서는 다시 삼강 주막 방향으로 강 바닥까지 내려가야 한다. 거의 내리면 이렇게 밭을 지나가는 데크가 만들어져 있고, 데크를 지나면 다시 범등을 향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범등을 향해 오르는 가파른 계단길이다.


범등을 향해 가다가 뒤돌아 본 삼강 주막이다.


범등에 도착했다. 범등을 삼강앞봉이라고도 한다. 이제 범등에서 비룡교를 지나쳐서 의자봉, 적석봉, 사람봉으로 진행할 것이다.


비룡교다. 물이 많을 때는 비룡교 전망대에 오르면 배를 탄 기분이다. 약간 어지럼증이 나기도 하면서---.


거의 강바닥까지 내려간 곳에 쉼터를 마련해 두었다. 


의자봉으로 오르기 직전에 쉼터에서 한숨 돌리고 오던 곳을 돌아본다.


의자봉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끝없이 이어진다.


의자봉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비룡교가 가로 놓여 있다.


의자봉이다.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의자봉에는 의자가 있다. 벤치를 두어 개 만들어 두었는데 하나는 기둥이 썩어 나뒹굴어졌다.


다시 적석봉으로 오른다.


적석봉에는 누가 돌탑을 쌓아 놓았다.


적석봉이다. 여기서 사림봉까지는 500m 정도이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사림봉이다. 어느 산악회에서 표지석을 세웠다.


사림봉에서 내려다보는 회룡포 마을이다. 이제 잠시 쉬고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배낭에 넣어 온 간식을 먹고 잠시 쉰다.


사림재다. 이제 길이 넓어진다.


용포 마을에 내리니 목련이 가지마다 매달려 곧 피려고 햇살을 기다린다.


제2뿅뿅다리다. 건너편이 회룡포 마을이다.


제2뿅뿅다리를 건너 마을을 돌아 강변길을 간다. 살구꽃이 피려고 망울져 있다.


산수유는 활짝 피었다. 산에서 보던 생강나무 꽃과 비슷하다.


마을 입구에 세워놓은 표지석이다. 육지 속의 섬이라는 말이 그럴 듯하다. 여기에 오려면 뿅뿅다리를 건너는 것이 쉽고 차를 타고 오려면 먼 길을 돌아야만 올 수가 있다. 내성천이 마을을 350도 휘감아 돌고 있기 때문이다.


제1뿅뿅다리다. 전에는 이 다리 밖에 없었던 것을 하나 더 만들어 제2뿅뿅다리가 놓여졌다. 더 전에는 섶다리였었지만 ---.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략 5시간 가까이 시간이 지났고, 10km 정도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