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에 지치다


속리산 천왕봉에 오르다가 지쳐

오래된 나무 등걸에 기대어 쉰다

아직 늦봄도 아닌데 덥다

산비탈을 타고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심장은 힘들어

숨은 가빠오는데

벌써 정상을 넘어 내려오는 이들은

진한 땀방울로 환희의 미소를 돋운다

부러워 할 일도 아니다

그도 이 길을 갈 때는 가뿐 숨을 내쉬며

타는 목을 한 모금 물로서 식히며

묵묵히 인내하며 걸었으리라


앞서 간 이들이

내가 가는 길의 아픔이 없었을까

그들의 땀은 이제

보이지 않는 영광의 면류관인 것을

보라 

아직은 정상 앞에서 잠시 숨고르기 하는

내 앞에 선 선인(先人)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