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공성진 찍으라고 했다”(경향)

구교형 기자

 

입력 : 2012-01-16 03:01:08수정 : 2012-01-16 03:04:52

 

ㆍ‘돈봉투 살포’ 지시받은 구의원 일문일답

안병용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54)으로부터 돈봉투 살포를 지시받은 전 구의원 ㄱ씨는 1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에서 “2008년 전당대회는 1인2표제로 치러졌다. 선거 당시 당협 사무국장들에게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한 표를 찍고, 나머지 한 표는 공성진 전 의원에게 행사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신임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박 의장과 정몽준 의원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박 의장은 4.1%포인트(842표) 차이로 정 의원을 이겼다.

ㄱ씨는 안 위원장이 원외지만 당내 입지가 탄탄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 위원장이 은평구의회 의장단 인사에 간섭하는 등 전횡이 심해 당원 1000여명이 중앙당과 서울시당에 진정서를 냈다가 되레 보복을 당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ㄱ씨와의 일문일답.

- 돈봉투는 언제, 어디서 받았는가.

“2008년 7·3 전당대회를 열흘가량 앞두고 박희태 국회의장의 공식 사무실 아래층에 있던 별도 사무실에서 받았다. 구의원 5명이 갔는데 2개 조로 나눠 당협 사무국장 30명에게 50만원씩 든 돈봉투를 돌리라고 했다.”

- 왜 돈을 준 것인가.
“당협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을 조직하는 사람이다. 대의원들이 탈 버스를 대절하고 식사비를 낸다. 그렇기 때문에 사무국장에게 부탁해 선거 전에 누구를 뽑아달라고 부탁한다. 당시에는 박희태 의장, 공성진 전 의원을 뽑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정몽준 의원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

- 안 위원장은 선거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전국적으로 보면 현역의원이 챙기지 못하는 원외 조직이 더 크다. 이 때문에 안 위원장의 힘은 막강했다. 공식 사무실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별도 사무실에는 안 위원장이 오라고 하는 사람만 갈 수 있다. 한마디로 선거와 관련된 음성적인 업무를 보는 곳이었다.”

- 안 위원장은 전국 당협위원장 명단만 나눠줬다고 한다.
“그까짓 명단을 주려고 여의도까지 사람을 부를 필요는 없다. 명단이야 e메일을 보내면 되지 않느냐. 대질신문 때 함께 간 구의원 모두가 돈봉투를 받았다고 했다.”

- 돈봉투를 반납한 뒤 무슨 일이 있었나.
“돈봉투를 받은 뒤 구의회 의장실에 모여 상의를 했다. 대부분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다음날 다시 돌려준 것이다. 2명을 대표로 보냈는데 안 위원장이 ‘그것도 못 돌리느냐’며 핀잔을 줬다고 하더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절반 이상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 안 위원장의 당내 영향력은 어느 정도였나.
“정권 초 친이계 거물 인사들과 가깝게 지내니 의식을 안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재오 의원과 시작부터 함께한 것은 아니었다. 꼬마 민주당 때 모셨던 노재동 전 은평구청장의 도움으로 2006년 은평갑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만 해도 이 의원과 가깝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의원이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하고 미국에 간 다음 지역구(은평을)를 대신 관리해주면서 전화를 자주 하는 사이가 됐다.”

- 안 위원장과 관련된 다른 문제도 있었나.
“전당대회가 끝나고 구의회 의장단 구성 등 문제가 생기면 사사건건 개입했다. 은평구에 있는 당원들 사이에서 안 위원장을 몰아내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1000명 넘는 당원들의 서명을 받아 중앙당과 서울시당에 진정서를 냈다. 안 위원장이 진정서를 복사해 와서 누가 서명했는지 당원들을 상대로 취조했다. 나중에 10여명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발했다. 이런 사람이 지난해 10월 서울시당 윤리위원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