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걸어주던 그 소녀~~~

영화는 80년대를 대표하던 대중가요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흥얼거리는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의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하루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경쾌하고 발랄한 이 노래는 앞으로 펼쳐질 엄청난 대 반전을 역으로 보여준다.

서울에서 영업하는 택시운전사가 왜 굳이 광주로 가야 했을까?

 

 

그는 지지리 가난한 소시민이다. 가난으로 아픈 아내를 제대로 치료하지도 못하고 떠나보내고

주인집 아들과 싸우고 속이 상해 누워 있는 딸이 안쓰러워 따지러 갔다가 사글세가 10만원이나 밀렸다고

큰 소리 치는 주인여자한테 아무 소리 못하고 고개를 수그리고 돌아 나와야 했다. 그에겐 10만원이란 돈은 생활고가 해결되는 어마어마한 간절함이었다.

신군부의 언론 탄압으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만섭은 그저 10만원에 광주로 가는 외국인 손님이 있다는 말에

하늘이 도와준 기회라 생각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광주로 향한다.

그 손님이 뭐 하러 가는지, 직업이 뭔지 아무것도 모른 채 ...

 

 

 

197910·26 사건으로 인해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뒤, 전두환 등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켜 군부를 장악하였고

실권자로 떠올랐다. 전두환은 언론을 탄압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김대중, 김종필, 김영삼을 구속했다.

 518일 광주 지역 대학생들은 김대중 석방, 전두환 퇴진, 비상계엄 해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일으켰다.

 

당시 도쿄 특파원이었던 독일기자 피터(힌츠 페터)는 기자의 사명감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 시위현장으로 들어가 진실을 알리고자 맘먹는다.

이 영화는 전 세계에 광주민주화 운동을 알린 힌츠 페터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한 실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의 이런 사명감이 없었다면, 광주민주화 운동은 아마도 눈과 귀를 가린 북한 빨갱이가

 광주시민과 일으킨 폭동이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새삼 감사함으로 가슴이 뜨거웠다

 

 

 

 

영화는 의식이 있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보여주고자 한 것도,

의식이 있는 시민들이 분기탱천해 나라를 위해 시위를 나선 것도 아니라는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대학가요제를 나가고 싶어서 대학을 들어왔다는 일반 평범한 대학생의 시각

정치와는 상관이 없는 하루 벌어 밥 먹고 사는 택시운전사의 시각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도 하지 않고 살던 그냥 평범한 삶이었다.

런 우리네와 다를 거 없는 일반시민들이 왜 그 현장 속에서는 불의에 참을 수가 없어지는지, 영화를 보면 그들의 내면의 변화가 읽힌다.

 

 

 

시위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그들은 따스한 전라도의 맛깔스런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저녁시간,

친밀감은 그 저녁밥상의 온기로 마음이 한층 풀어지고 어설픈 영어로 피터 독일기자의 통역을 돕던 대학생은 천진난만하게 노래를 부른다.

이후 비극적인 상황과 슬픔은 그 천진난만함과 오버랩되면서 관객들의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실제 김사복이란 택시기사를 피터 독일기자는 죽기 전에 꼭 만나고 싶다고 인터뷰했다.

택시기사는 피터와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 연락처를 달라는 순간에 자신을 숨긴다. 잘한 일이었다.

독일 기자는 이 땅을 떠나면 그뿐이지만 전두환 정권 아래에서 살아야 하는 그는 이미 광주 현장을 목격하면서 무고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세상 일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의식에 눈을 떴던 것이다.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아직도 이 땅 어딘가에 김사복 택시기사님이 살고 계시다면

그래서 이 영화를 본다면 이제는 숨지 않아도 되는 민주주의 사회이니 이젠 나서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20115월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정식으로 등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