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8년 여름이 지나고 한국으로 돌아와 TV에서 나오는 '베토벤바이러스'라는

드라마를 접하고 난 이후였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그후 술자리에서 그 원작이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사실을 알고 하루종일 13편의 일본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라고 할 수 있겠다.

내게는 태교음악으로만 듣던 음악을 드라마에서 악기하나하나의 감정과 분석,

그것은 감동이었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항상 생각만 해왔던 클래식이었기에 더 그랬다.

유럽... 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클래식이다.

도시 곳곳에 콘서트가 열리고, 거리공연을 볼 수 있다.

이번 10월의 유럽여행에서 가장 뿌듯하게 내게 다가온 것은 단연 프라하 드보르작홀에서 본

체코 필 하모닉의 공연을 본 것이다.

그날 난 함께 있는 손님들보다 더 흥분과 기대를 어찌할바를 모를 정도였다.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첫장면에 나오는 드보르작 홀.

 

극중에서는 세바스찬 비에라 지휘자로 치아키에게 지휘자의 꿈을 심어줬던 분이다.

 

실제 드보르작 홀에서 만난 비에라 지휘자. 실제 그의 이름은 즈데넬 마찰이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시절 조국 체코를 떠나 해외에서 활동을 했던 그는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죽을 때까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이제 프라하에서 체코 필 하모닉의 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드보르작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체코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같은 피, 같은 숨결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루돌피눔(드보르작홀) 앞에는 드보르작의 동상이 봄,여름,가을,겨울 항상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드디어 공연시작 30분전. 오늘따라 이 건물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내 손에 쥐어진 티켓. 가장 비싼 자리에 17번 좌석, 가장 가운데 자리.

딱 한자리 남아있었다. 나의 앞뒤전후 노부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의 음악은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의 음악. 내가 많이 들어본 음악이었으면 감동이 더 했을..

 

공연전. 사람들이 하나하나 홀로 들어오고 있다.

드라마에서 본 그곳에 내가, 그곳도 정 중앙에 앉아있다.흐흐흐...

사실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절대 금지되어 있다.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고 이렇게 사진을 남겼다. 근데 내 주위에서도 이곳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없고,

직원에게 주의를 많이들 받았다.

 

루돌피눔 옆에서는 블타바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하늘에는 고흐가 물감을 찍어바른 듯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드디어 공연 10분전. 빈자리 하나 없이 하나하나씩 차고

사람들은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다.

 

수석 바이올니스트를 선두로 연주장으로 들어와 한명한명 각자의 악기를 조율하고 있다.

우와 이제 시작하는가 보다~~~, 또 긴장이 된다.

 

조용히 음악이 시작된다.

사실 직접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본 것이 처음이다.

말 그대로 촌에서 촌놈이 출세했당..ㅎㅎㅎ

전에 봤던 드라마들의 장면장면들을 머리에 떠올리며... 떨리는 가슴이 큰북에 더욱 놀라 쿵쾅쿵쾅 뛴다.

 

공연이 끝났다. 지휘자를 큰 박수로 보내주고 있다.

그리고 다시 박수로 모시고 환호를 했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기립박수를 하고,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장면처럼

내 뒷자리의 할아버지가 "부라보~"를 외치고 또 외친다.

나도 목 젓까지 올라왔는데 아직 부끄러버서..ㅎㅎㅎ

손바닥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박수를 쳐댔다.

 

몇년동안의 유럽여행에서 이렇게 또 벅차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매번 가는 프라하... 이런 기회가 또 있으면 언제든 가련다. ㅋㅋㅋ

한국에 돌아와서도 기회가 된다면... 김해 예술의 전당에서 가끔씩 하던데...

아내와 함께 감동을 느끼고 싶다.

 

이렇게 프라하의 밤은 깊어만간다. 잠이 잘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