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12시간의 비행이 몸에 익은 나에게

2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은 이미 남미로 떠나기 전부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 달라스를 경유...

다시 7시간이 넘는 비행.

하지만 생각보단 압박을 받아왔던 나의 몸은

잘 견뎌주었다.

짧은 경유시간에 비행기 안에서 안절부절...

다행히 페루 리마행 비행기가 출발지연으로

아주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리마로 향했다.

 

새벽 리마를 출발해 7000km가 넘는다고 하는

남미대륙의 척추 안데스 산맥의 중앙 산악지대 자리 잡고 있는

잉카의 수도 쿠스코에 도착했다.

산악지대라 그런지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한 동네를 보는 것과 같은 친숙함에

불안했던 맘 한켠이 놓인다.

 

쿠스코의 심장부 아르마스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옛 잉카인의 전통복장 그대로

거리의 벤치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할머니...

페루.. 아니 과거의 잉카제국으로 들어왔구나

빽투더 퓨처의 주인공처럼 난 과거로 과거로 걸음을 옮기는 것 같았다.

 

남미여행을 계획하기 전에는 나에게 듣보잡이었던

이 곳 쿠스코는 여행자들도 북적이고 있었다.

 

경사진 오르막에도 곳곳에 여행자의 발걸음가

페루사람들의 삶이 서로의 자리를 차지하며 조각조작을 맞추고 있다.

 

예쁜 뭉게구름을 천장으로 두고 있는 아르마스 광장..

여기서부터 잉카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페루 사람들 참 부지런하다.

작은 맥도널드를 가도 그들의 부지럼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옛 친구를 만났나?

아니면 이웃을 만난 걸까?

아니면 오늘 처음 만났는데 뭐 그리 서로의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은 걸까?

참 다정히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할머니 두분.

친구들이 생각난다.

시간 많은 지금 나도 저자리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다.

어떻게 지냈니? 요즘은 어때?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그동안의 서로의 대한 소원함이 좀 풀려지지 않을까?

 

그 옆 사랑의 나누는 연인..

나의 눈길을 느낄까봐 흘깃흘깃 훔쳐본다.

이 부러움 어찌할까? ㅋㅋ

 

자유로운 영혼이 여기도 있다.

저 멀리서는 들리지도 않는 기타소리와 노래소리...

물병도 한자리 차지하고, 나도 그 옆 한켠을 자리하고

잠시나마 자유의 흥얼거림을 몸으로 듣는다.

 

아마도 사람들은 쿠스코에 시간을 느끼러 오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에 젖어, 일어 젖어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지친 채로 집에 들어와 다시 해가 뜨고 다시 비슷한 일상을 보내다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긴지, 그 시간에 또 무엇을 해야할지를

헤메이기도 하는 것이지... 그래야 몸으로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거..

머리를 비우고 멍하니 하늘도 보고, 사람도 보고...

 

12각돌

치밀함과 꼼꼼함 잉카의 건축술의 진수를 볼 있다.

하나하나 들어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어찌 쌓았을까?

길지 않았던 제국의 영광

그들은 영원하리라 믿었을까?

그 영원을 믿으며 영원할 수 있는 건축물을 지은 것일까?

지진도 무너뜨지리 못했던 성벽은 남아 있지만

제국은 넘어지고, 사라지고 없다.

 

하루를 보내고 손자들의 간식을 사가지고 가는 것일까?

이건 그냥 나의 철없는 생각일까?

저녁한끼 준비한 소박한 할머니의 일상이 뿐인진데.. 말이지..

 

꽃청춘... 방송의 힘.. 그 방송의 힘에 기대어 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로사있음"... 그 머시라꼬?

 

과거의 현재의 자연스런 조합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던지

여행자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이다.

중앙시장.. 말 그래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맛난 과일과 갖가지 음식들로 가득채워지고

그곳 사람들의 삶까지도 살짝 엿볼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한껏 더한다.

 

오늘 매출은 올매나 됐을까?...

과일의 틈바구니에 앉아 하루의 매출을 점검하고 계신다.

 

고산병을 다스려준다는 코카잎이다.

녹차잎은 씹는 것 같은 느낌인데 한봉기에 1~2페소 밖에 안하지만

고산병에 아주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한봉 사서 씹어 보지만 영 스타일 아니네..ㅋㅋ

 

시장음식이다. 출출한 배를 가볍게 채울 수도 있고,

세비체도 값싸게 먹을 수 있다.

단점은 거리음식인지라 잘 못먹으면 탈이나서 며칠동안 고생할 수도 있다는거~~~ 

 

두손 모으고 참하게 달려있는 잉카소녀들.

 

만국 공통어 하~~~트.

저 빵 다 먹으면 입천장 다 까질듯 하지만 그래도 하~~~트

 

해가 저물어간다. 집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기 위해 콜렉티보를 기다리고 있다.

표정에도, 기다리는 몸에도, 맘에도 고단함이 묻어 있는 듯 하다.

집 마당을 들어섰을 때는 다시

기운이 북돋을 뭔가가 있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