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현관문을 열고 마당 으로 나간다.
오늘은 얼마나 컸을가 하면서 한껏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다.
" 야...이거봐라. 줄 무늬가 정말로 수박 같아. "
" 어머나 이건 꽃 모양이 틀림 없이 호박꽃 이네 . "
" 이건 무엇인지 잘 모르겠네 ...열매가 맺혀 봐야 알지. "
혼자서 중얼 중얼 하면서 쪼그리고 앉아서 이것 저것을
유심히 관찰 하는게 아침 일과 이며 즐거움 이었다.
봄이 되면 모종을 사다가 심는걸 보고 나도 꽃집 에서
상추 모종 몇개 고추 모종 몇개 깻잎 모종 몇 개를 샀다.
그런데 어느날 고추잎이 누렇게 되더니 시름 시름 죽는다.
물이 부족 해서 인가 싶어서 열심히 물을 과(?) 하게 주었더니
이번 에는 상추가 주저 앉기 시작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고추 나무도 상추도 거의 죽어 간다.
상추와 고추가 비어놓고 간 자리가 썰렁하고 텅 빈 공간을
바라 보면 약간 속이 상한다.
어느날 수박을 먹고 쟁반에 떨어진 씨를 그 빈자리에 버렸다.
내가 좋아 하는 단 호박을 다듬고서 그 씨도 버렸다.
참외를 먹고난 다음에는 참외씨도 버렸다
" 어머나 이게 뭐야 , 새싹이 나고 있네. "
무심코 빈 터에 씨를 버렸으니 흙으로 고이 덮어준 것도 아니고
일부러 물을 준 것도 아닌데 스스로 싹을 틔우고 나온 것이다.
햇볕을 잘 받아서 인지 이제는 제법 무슨 식물의 싹인지 형태를
알수 있을 정도로 컸다.
신기 해서 다시 정성 들여서 물을 주었더니 이번 에는 열매를
맺기 시작 한다.
호박꽃을 장식처럼 달고 있는 작은 호박도 두개나 달려 있고
줄무늬가 선명한 수박도 있다.
" 하나 , 둘 , 수박이 두덩이나 열렸네. "
물론 그 크기는 제일 큰게 주먹만하고 나머지는 엄지
손가락 만큼의 크기도 있고 그저 형태만 열매인것을
알려 주는 것 도 있다.
하지만 우리집 식구들은 무슨 과일 농장 이라도 갖게
된 것 처럼 들떠서 집에만 오면 그 식물들을 살피기에 바빴다.
" 엄마 우리 마당에 오두막 하나 지어요. "
" 그럼 저 수박 익으면 오두막 에서 먹으면 되겠네. "
무슨 귀농 이라도 한 것 처럼 전원 생활을 설계한다.
ㅎㅎㅎ
한 여름밤의 꿈일 망정 우리 가족은 호박이 있고 수박이 있는
농장을 소유 한 것 처럼 풍성한 마음 으로 여유를 부려 본다.
참외는 넝쿨은 무성 하고 예쁜 노란꽃도 많이 피었는데
열매는 하나도 맺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작고 귀여운 꽃을 보는 것 으로도 충분히 기뻤네요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을 덕분에 무더위도 잊고 마치 전원
생활을 하는듯 착각도 하면서 즐거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