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에 먼지가 많이 날거 같다면서  커다란 비닐을 죽 펴더니 식탁도


덮고 냉장고도 덮고 부엌에 있는 온갖 물건들을 덧 씌운다.


한 차 가득 싣고온 잘 포장된 꾸러미들을 풀기 시작 한다.


" 요즈음은 이렇게 현장에서 조립을 해서 만드나 봐요 ? "


" 정교하게 재단해서 잘 맞추기만 하면 되네요. "


차일 피일 미루다가 거의 십년만의 집 수리 과정 이다.


그때 당시는 붉은 체리색이 유행을 해서 싱크대며 신발장 이며 몰딩까지도


모두 색갈을 맞추었는데 그 사이에 유행하는 색이 흰색으로 바뀌었다.


나도 유행 따라서 이번에는 과감 하게 모든걸 흰색으로 바꾸기로 했다.


벽지도 하얀실크로 하고 바닥도 나무 무늬가 선명한 밝은색으로 골랐다.


오늘은 싱크대를 바꾸는 날인데 먼지가 만만치 않게 난다.


싱크대 벽장을 달고 밑판을 짜 맞추고 이제는 대리석 상판만 얹으면 된다.


설겆이통이 들어갈만큼 커다란 대리석구멍을 따라서 실리콘을 죽 돌린다.


본드를 꺼내서 그 주변 곳곳에 바르고 플라스틱 잠금장치 밑판을 붙인다.


" 본드가 설겆이통 무게를 감당해서 잘 붙어 있을가요 ? "


" 힘을 받는건 본드가 아니고 실리콘 입니다. "


아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그 커다란 스텐레스통을 죽 뿌린 실리콘위에


얹어서 붙이고 끝이란 말인데 웬지 불안하다.


설겆이를 하다보면 무거운 냄비가 몇개씩 쌓일때도 있고 한가득 통에 물을


받을때도 있는데 그깐 (?) 실리콘위에 얹어서 굳힘으로 끝이라 하니


걱정 많은 나는 별로 믿음이 안간다.


아니 불안 하기까지 한다.


비오는날 신고간 신발이 물에 불어서 본드가 떨어지며 밑창이 덜렁 거릴때


마다 ( 실로 잘 꿰메어주면 이렇게 떨어지지 않을 텐데 .....) 하면서


본드만으로  신발 밑창을 붙이는걸 못마땅해서 혀를 찼던 그 비슷한


느낌이 들면서 불안정한 마음이 드는 것 이다.


염려스러워 하는 나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싱크대 마무리를 하던 기사님이


한 말씀 하신다.


" 요즈음 다 이렇게 시공 한답니다 십년은 거뜬 하실터이니 걱정 마세요 "



" 예전 처럼 스탠레스 통판을 얹는거 만큼 튼튼 하지는 않겠군요. "


아쉬움을 가득 안은채 집수리를 끝내고 난 지금도 나는 걱정이 많다.


못질을 하지 않고  기계로만 탁탁 친 나무들은 잘 붙어있는지 손가락으로


본드를 슥 문지르고 접착한 하수도관은 오래 갈런지...


아무튼 이래 저래 소소한 걱정으로 조심스러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 니는 와 걱정을 사서 하노 ? 큰 빌딩도 그렇게 지어도 끄덕 없다. "


신랑의 핀잔 섞인 말을 들으면서도 말이다.


이래서 나는 요즈음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이 되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