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나 이거 너무 좋아. "


" 자리가 텅 비었네. "


" 우리 나란히 앉자. "


" 얼마만에 앉아보는 노약자석 이냐 ? "


" 나는 니 어깨에 기대어서 졸아볼래 ㅎㅎ "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살포시 옆에 있는 친구의 어깨를 빌리는 모습이


말 그대로 열여섯살 꿈 많은 소녀 같다.


아무런 고민도 없고 불평도 없는 하얀 도화지 같은 마음이 그 분위기를


타고  나에게 전해진다ㅣ.


언제나 빈자리가 없는 노약자석이 왠일인지 텅 비어있는걸 발견 하고는


기뻐하며 약간은 호들갑스럽게 그들의 움직임이 크다.


모처럼 지하철을 탈일이 생겨서 7호선을 타고 강남구청역을 지날 무렵에


연륜이 묻어나는 멋스러움이 한번 눈길을 주게 하는 고우신 여자 두분이


탑승을 하신다.


누구나 그렇듯이 어디 빈 자리가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다가 비어있는


노약자석을 발견 하고는 어린아이 같은 기쁨을 표현 하시는 모습에


자연히 나는 눈길을 주게 되었다.


아마도 나이는 상당 하실거 같은데 그렇다고 노인이라고 하기엔


그 분위기도 얼굴도 너무 곱고 젊다.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육십대 초반쯤  으로 보이는 분들이다.


고의는 아니지만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나는 그 분들의


대화를 고스란히 들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나라가 언제 부터인지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육십대 어르신들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칠십 중반은 되어야 노인이라고 말할수 있는 요즈음 인지라


노인층이라고 할 수 있는 육십대로 막 접어드신 분들은 전철속의


노약자석을 이용하기가 어색 하신거 같다.


젊은이도 노인도 아닌 어정쩡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 이리 앉으세요. "


" 너도 얼른 일어나."


두분의 짧은 즐거움이 끝나는 중이다.


척 보아도 연세가 많아 보이는 어르신이 그 앞에 서자 두 여자분들은


서둘러서 자리를 양보 하면서 서로 멋적은 미소를 교환한다.


곧 돌아올 나의 미래의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씁쓸 하다.


머지 않아서 그 반열에 들어서는건 사실 인데 아직은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지금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조금은 안스러운 마음도 곁들여본 몇 년 후의 내 모습 같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