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반했다! 완차이에 숨어 있는 예쁜 갤러리 골목
식 온 스트리트 Sik on Street
단언컨대 이 곳은, 이번 홍콩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완차이 거리를 무작정 거닐다가 발견한 작은 골목에
보물 같은 갤러리와 홍콩의 예쁜 뒷골목 풍경이 숨어 있었다.
이 거리를 발견한 것이 너무도 기뻐서 혼자서 몇 번이나 쾌재를 불렀는지 모른다.
완차이의 가구 쇼핑 거리 퀸즈 로드 이스트(Queen's Road East)를 정처 없이 거닐다가,
골목에 그려진 귀여운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이번 홍콩 여행에서 '공공미술'과 '벽화' 사진을 수집하던 나는
이 캐릭터를 찍기 위해 이 좁다란 골목에 들어섰는데 글쎄,
이렇게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게 아니겠는가.
이것은 진정 서프라이즈!!!!!!
심지어 예쁘다. 이런 일러스트 내 스타일!
자세히 보니 2013년 4월 5일부터 28일부터 열렸던 어떤 작가의 솔로 전시회를 기념한 벽화인 것 같은데,
이런 재능기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만난 선물 같은 벽화를 예쁘게 찍고 싶어서 이래저래 셔터를 눌러봤지만
골목 폭이 너무 좁아서 화각에 한계가 ㅋㅋㅋㅋ
한꺼번에 찍을 수 없기에 부분 부분을 찍어 보았다.
따뜻한 느낌의 일러스트 벽화가 그려진 10m 가량의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니,
갑자기 이런 풍경이 등장했다.
커다란 나무와 낡은 집들과 오르막 계단이 어우러진 이 예쁜 풍경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다니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여행에서 사랑하는 순간은 바로 이런 때다.
여행 중 예상치 못한 행복을 접하게 될 때, 갑작스런 선물을 만나게 될 때.
이번 홍콩여행의 서프라이즈 선물은 바로 이 골목이었다. ^-^
이런 예쁜 집이라니.
수령을 짐작할 수 없는 커다란 나무.
이 나무 홍콩에서 자주 눈에 띄던데 이름이 뭘까.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는 동네 뒷골목의 풍경.
식 온 스트리트는 갤러리 몇 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예술적인 뒷골목이었다.
파트 오브 갤러리 Part-Of Gallery
주소: Part-of Gallery, G/F, 16 Sik on St., Wan Chai, Hong Kong, Hong Kong S.A.R., China
웹사이트: www.pdp.com.hk
2층은 빨래가 널려 있는 가정집, 1층은 갤러리인 파트 오브 갤러리
식 온 스트리트 진입로에 벽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로 이 곳에서 전시를 했었나보다.
갤러리 앞에 붙어 있는 흔적들.
파트 오브 갤러리는 그다지 넓지 않은 소규모의 갤러리였다.
살펴보니, 연필로 그린 일러스트가 전시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여행작가인데 이 갤러리 사진을 좀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는데,
마침 이 그림을 그린 작가님이 갤러리에 계셔서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바로 이 분이다. 스티브 유엔(Steve Yuen) 작가님.
스티브 유엔은 어린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작가로,
1992년부터 일러스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스티브 유엔의 이번 전시는 캔버스가 아니라 '편지봉투'에 그려진 작품들이라 독특했다.
편지 봉투 위에 연필로 그린 드로잉들인데,
봉투 겉면에는 '현재'가 그려져 있고, 봉투를 펼치면 '과거'가 그려져 있는 형식이었다.
위의 사진은 '현재'의 흔한 먹을거리들인 치킨, 샌드위치, 초밥 등인데, 이 봉투를 열어보기로 하자.
뒷면에도 역시 '현재'의 먹을거리 패스트푸드 세트가 그려져 있다.
이 봉투를 열면,
과거가 등장한다. 옛날에 집에서 해 먹던 밥과 집 안 가득하던 음식 향기가 전해지는 그림.
스티브 작가의 어린 시절 장면들이라고 한다.
편지 봉투 밖에는 현재의 홍콩이, 봉투 안에는 수십 년 전 홍콩의 기억이 담겨 있는데,
그림을 통해 그의 따뜻하고 정겨웠던 유년 시절 기억들을 엿볼 수 있어서 너무도 좋았다.
어린 시절의 낭만과 유토피아를 편지 봉투에 드로잉하고 있는 스티브 유엔.
이메일이 대중화된 요즈음 '편지봉투'라는 아날로그 매체 위에
연필이라는 도구로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노스탤지어 풍의 작품을 만들고 있어서 너무도 흥미로웠다.
스티브 유에은 "지은 지 80여 년 된, 어린 시절부터 살던 빌딩의 과거와 현재를 드로잉하고 있다"며
"봉투는 빌딩을 의미한다. 봉투는 편지를 담고 빌딩은 추억과 일상을 담는다는 점에서 동일한 개념이라고 생각해
편지봉투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린 시절엔 하늘이 놀이터였는데, 요즘엔 그렇지 앟다. 나의 추억을 위하여 드로잉을 한다"며
"한 작품을 그리는 데에는 일주일 정도 걸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하면서 자연스레 홍콩의 현재와 과거를 작품에 담는 것이 참 좋았던 작품이었다.
아티스트라면, 자신이 작품 활동을 펼칠 '매체'를 독특하게 가져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같은 그림을 일반 도화지에 그렸으면 이 정도로 독특한 작품이 탄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티브 작가님과 함께 기념 사진! ^-^
작품들도 좋았는데, 작가님까지 직접 만나고 대화할 수 있어서 너무도 좋았던 파트 오브 갤러리였다 :D
스티브 유엔의 전시는 이후 바로 마감을 했지만, 그의 작품은 JCCAC에 있는 UNIT Gallery에서 즐길 수 있다.
JCCAC는 공장을 개조해 만든 홍콩의 젊은 예술인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100여 명의 예술가들이 폐공장을 개조한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을 존경하기에, 예술가들의 향기가 가득한 이 곳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자키 클럽 크리에이티브 아트 센터(JCCAC, Jockey Club Creative Arts Centre)
주소: 30 pak tin street, shek kip mei, hong kong / 웹사이트: www.jccac.org.hk
아시아 파인 아트 갤러리 Asia Fine Art Gallery
주소: 14 Sik on Street, Off 99 Queen's Road East, Wan Chai, Hong Kong
개관시간: 월-토요일 10:30am - 6:30pm(일요일 휴무)
웹사이트: www.asia-fineart.com
파트 오브 갤러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아시아 파인 아트 갤러리에도 안 들어가볼 수 없었다.
아시아 파인 아트는 중국과 미얀마의 예술 작품을 중심으로 유럽, 북미 지역 등
10여 개국에서 수십 명의 아티스트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갤러리다.
영국에서 온 주인 아저씨.
갤러리를 취재하고 있다고 하니 다음주에 홍콩 아트페어가 있는데 보고 갈 것이냐며
시간이 안 맞아서 아쉽게 못 볼거 같다고 하니, 그걸 꼭 봐야하는 거라고 강조강조.
네.... 나중에 꼭 볼게요 -_-
나도 보고 싶었다고요 ㅠㅠ
아시아 파인 아트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미얀마에서 온 작품들.
미얀마에 거주하는 30여 명의 화가에게 작품을 사 온다고 한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미얀마의 Aye Nyein Myint라는 여류 화가라고 한다.
작가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 참조.
http://www.asia-fineart.com/page.php/artist/Aye_Nyein_Myint
독특한 구성의 회화 작품이 맘에 들었던 작품.
제일 좋아하는 작품 앞에서 사진 한 장 찰칵.
다양한 브로셔가 있기에 몇 장 가져오기도 했다.
즐거운 갤러리 투어였다.
혼자 다니느라 셀카나 찍어야 하는 나를 위해,
아시아 파인 아트 갤러리의 주인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 주셨다.
식 온 로드 골목길 초입에 위치한 그 곳에서 :)
갤러리에 관심이 있다면, 아기자기한 골목 탐험을 좋아한다면
완차이에 숨어 있는 예쁜 골목 식 온 스트리트를 찾아가보자.
생각지 못한 소소한 즐거움이 비밀스럽게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