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무, 무엇인가?] 

뱀, 나무, 과일은 유태교와 기독교뿐만 아니라 이슬람교에서도 중요한 상징이다. 이같은 상징들은 북구 신화(Saga)에서도 등장한다. 북구신화에 나오는 이그드라실(Yggdrasil) 나무는 하늘과 땅, 그리고 지옥을 연결한다는 거대한 물푸레나무를 말한다. 이그드라실 나무는 지식을 알게 하는, 즉 선과 악을 분간할수 있는 신비한 샘물을 제공해준다. 북구신화에서는 불멸을 의미하는 뱀 대신에 독수리 또는 매가 등장한다. 중국에도 비슷한 신화가 있다. 생명나무와 같은 나무와 함께 새와 용을 그린 것이다. 중국에서 용은 불멸과 영생을 뜻한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하이네(Friedrich Wilhem Heine)가 그린 이그드라실 자작나무의 상상도. 온 세상을 감싸고 있다.


생명나무와 선악나무는 같은 나무가 아니다(창 2:9). 열매를 먹지 말라는 금지사항은 선악나무에만 국한한 것이다(창 2:17). 아담이나 이브가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지 않을까라고 걱정하게 된 것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은 후에야 비로소 등장한 사안이다(창 3:22). 이제 선악과와 생명나무에 대한 기록을 요약해 보면 다음 네 개 사항으로 정리할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 비록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통 유태교와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 


- (순수했던 아담과 이브) 창세기 2장은 아담과 이브의 창조, 그리고 이들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는 한 몸이었다. (24절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니라) 그리고 벗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25절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

- (뱀의 유혹) 창세기 3장은 간교한 뱀이 이브를 유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뱀은 이브에게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금지하신 선악과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한다. 뱀은 선악과를 먹으면 죽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하나님과 같은 지혜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뱀은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말한다(창 3: 5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라).

- (하나님에 대한 반항) 아담과 이브는 뱀의 말에 속아 선악과를 먹는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것을 부끄러워한다. 그리하여 무화과 잎으로 자기들의 벗은 몸을 가린다(7절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그후 그들은 겁에 질려 하나님의 앞에서 도망간다(8절 그들이 그 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아래 숨은지라).

- (에덴에서의 추방) 하나님이 아담에게는 노동의 저주를, 이브에게는 해산의 고통을, 그리고 뱀에게는 기어 다니며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는 저주를 내리신다. 이상이 창세기 3장 9절부터 21절까지의 말씀이다. 하나님이 생명나무에 대하여 걱정하신 것은 다만 3장 22절뿐이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가 생명나무 열매를 먹을까 걱정하여 두 사람을 에덴동산에서 추방하셨다'고 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의 타락

 

인간의 창조, 선악과로 인한 원죄, 그리고 생명나무에 대한 얘기는 수수께끼로 넘쳐 있는 것이다. 먹으면 안되는 나무열매를 왜 심으셨는가? 누구를 위해 심으셨는가? 하나님의 창조물인 뱀이 어찌하여 하나님에게 반기를 들게 되었는가? 이브가 선악과를 먹게 된 진짜 동기는 무엇인가? 이브는 과연 하나님처럼 현명해 지려고 선악과를 먹었다는 말인가? 아담과 이브가 어찌하여 자기들을 만드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보잘것없는 뱀의 말에 넘어 갔는가? 아담과 이브의 추방 이후 선악나무는 어떻게 되었는가? 하나님은 왜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경고는 하지 않으셨는가? 그러면서 나중에는 아담과 이브가 혹시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을 것 같아 추방까지 하셨는가? 궁금증이란 끝이 없다. 물론 우리는 성경의 말씀에 대하여 조금도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그저 기록되어 있는 그대로를 믿으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이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 문제, 생명나무에 대한 문제를 해석해 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였다.


초기 기독교 시대에는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종교적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기독교인들을 그노시스(Gnosis) 교도들이라고 불렀다. 이들중 어떤 사람들은 종래의 창세기 해석과는 전혀 다른 견해를 내놓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간악하다고 여기는 뱀을 긍정적인 존재로 간주하였다. 이들은 뱀이 인간에게 대하여 자비심을 가지고 있으며 반면에 창조주인 하나님(엘로힘: Elohim)은 악하고 거짓되며 이기적인 존재로 보았다. 초기 기독교 시대의 신비주의(그노시스)는 현대에 들어와서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아마 비교(秘敎)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이와 함께 정통에 대한 거부반응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존 밀튼은 그의 ‘살락원’(Paradise Lost)에서 이브를 애매모호한 인물로 설정하였다. 심지어 밀튼은 이브가 사탄처럼 반항적인 날카로운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까지 보았다. 바이런(Byron)은 이브를 영웅이라고 보았다. 별사람들도 다 있다. 이제 동방정교회와 서방교회는 생명나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