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제15대 미천왕은 이름이 을불입니다.

제13대 서천왕에게는 돌고라는 아들이 있었고 제14대 왕인 봉상왕은 그의 동생인 돌고가 모반할 생각을

가졌다고 의심병이 들어 동생을 죽입니다.

을불은 아버지가 봉상왕에게 죽임을 당하자 그 화가 자신에게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 튑니다.

 

처음 을불은 수실촌의 음모라는 사람의 집에서 신분을 감추고 머슴살이를 합니다.

이름이 좀 거시기 합니다만 사실 역사에 기록된 이름이라 음모라고 그냥 쓰겠습니다.

음모는 을불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해 그에게 힘들 일을 시킵니다.

자기가 신분을 숨기고 들어오면 그게 왕손인지 떠돌인지 어찌 안답니까?

집 앞에 연못이 있는데 개구리 우는소리가 시끄럽다고 밤새 돌을 던져 개구리가 울지 못하게 시켰고

날밤 까며 개구리를 울지 못하게 하고 낮이면 산에 가서 나무를 해오라고 하는 바람에 1년 만에 또 튑니다.

알바도 참 여러가지 입니다.

 

을불은 음모의 집을 나와 재모라는 사람과 함께 소금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배를 타고 압록강으로 가 소금을 가지고 와 어느 노파의 집에 머물게 되며 노파에게 소금 한 말을 파는데

노파는 덤을 더 달라고 보챕니다. 을불은 손해를 볼 수 없어 거절하고 그 집을 떠나는데

노파는 자기 신발을 소금가마니 안에 감추어 놓고 을불을 신발 도둑으로 누명을 씌워 관아에 발고를 하고

결국 노파는 신발 값으로 을불의 소금을 모두 빼앗고 맙니다.

옛날에도 이런 못된 사람이 있었군요?

 

을불은 세상 사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몸은 야위어가고 몰골은 초라해 누가 보아도 왕손이 아닙니다.

사람은 환경이 만듭니다.

이런 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그렇게 살게 마련입니다.

 

이때 나라에서는 봉상왕이 사치와 방탕에 빠져 국상인 창조리와 대신들이 왕을 손보자고 생각하며 후사를

누구를 세울까 고민하다 검소하고 착한 을불을 떠올리고 사람을 몰래 전국으로 보내 을불을 찾아 나섭니다.

그들이 비류하 물가에 도착하고 마침 그때 그곳에 있던 을불을 알아보고 절을 하며 돌아가기를 청했으나

을불은 의심을 하고 "No!"라고 말하나 그들이 간절히 예를 다하여 청함에 의심을 걷어버리고 따라나섭니다.

청조리는 기뻐하며 일단 을불을 안가에 숨겨둡니다.

 

봉상왕이 사냥을 떠남에 청조리가 따라가 여러 사람에게 말합니다.

"나와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자는 내가 하는 대로 하라!"하고는 갈대 잎을 꺾어 모자에 꽂으니 청조리를

따르지 않는 자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미 하늘이 봉상왕을 버렸다는 의미입니다.

 

청조리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하나라는 것을 확신하고 그들과 함께 왕에게 다가가 말합니다.

"폐하! 하늘이 폐하를 버렸나이다. 이제 저희가 폐하를 편히 모시겠습니다. 저희를 따르시지요?"

 

"국상! 그게 무슨 소리요? 나는 지금도 편한데 무얼 더 편히 모신다는 말이오?"라고 물으면 바보입니다.

그리고 "내가 하늘에 물어 보았는데 누가 버리고 누가 버림을 당했는지 모른다고 하던데?"라고 하면 정말 문제입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4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놀랍니다.

그다음 사태를 파악하고 

분노의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다음이 반항의 단계로 성질이 나옵니다.

그 단계를 지나면 순한 양이 되어 순응의 단계이고 불안, 초조, 공포의 단계입니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지요.

 

을불은 머슴살이와 소금장사의 미천한 신분에서 15대 미천왕에 오릅니다.

결국, 봉상왕은 "내가 왜 이렇게 되었지?" 하면 자신에게 물어보다가 마지막에는 자살로 끝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