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리를 옮겨 세 번째 방문처입니다.
부처님! 열반이 무엇이오니까?
저 위에 있는 개가 바로 니르바나라는 열반의 경지에 빠져들어 세상의 번뇌와 고통에서 초월하여
아주 편안한 상태로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유적은 무척 동물친화적입니다.
이웃나라인 캄보디아의 개는 무척 유식하여 영어와 라면 부스러기 같은 글자인 캄보디아어를 유적 입구에
붙여놓으면 개가 그것을 읽고 유적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유의 나라인 태국의 개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500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인걸은 간데없고 누렁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와견(臥犬)에게 묻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요.
열반에 들었답니다. 세상 삼라만상의 번뇌를 모두 해탈하고 열반에 들었답니다.
Lokayasutha 사원입니다.

여기도 거대한 와불이 있습니다.
아까 본 와불은 깜도 되지 않습니다.
아~~ 우리의 부처님! 왜 누워 계십니까?
佳人아~~ 너는 그게 왜 궁금한데?
부처님의 모습에 눈물이 납니다.
발바닥과 얼굴이 검은 이유는 버마군이 침공해서 불을 지른 이유 때문입니까?

관리가 시원치 못해 부처의 얼굴이 말이 아닙니다.
연꽃을 베개 삼아 누워계신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마치 울고 계신 듯합니다.
원상태로 보존하여 관리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소풍 온 유치원생이 합창을 합니다.
"부처님~ 힘 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부처님의 발톱입니다.
역시 거대한 발톱입니다.
우리는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거인국에 온 듯 착각에 빠집니다.

커다란 서양의 어른보다도 부처님의 발이 훨씬 큽니다. 아니 발가락이 더 큽니다.
인간은 부처의 발가락 정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불심에 기대어 사원을 만들고 공양을 했지만 버마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입니다.
부처님이 신통력이 아유타야에서는 전혀 도움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버마도 불교의 나라였기 때문일까요?
불교의 나라끼리 싸우면 부처는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요?
우리도 몽골의 침략에 맞서 팔만 대장경을 만들어 불심에 나라를 구하고자 했지요.

이제 점심 먹을 시간입니다.
우리가 앉은 자리에는 중국인 신혼 부부가 자리를 잡고 함께 먹습니다.
서양인과 함께 하는 식사자리라면 우리 한국인의 신통방통한 젓가락 솜씨에 서양인은 넋을 빼앗기는 순간
맛난 음식은 모두 먼저 맛을 음미 하며 먹을 수 있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중국인 신부의 표정이 영 좋지 않습니다.
과도한 노출에 버스안의 에어컨 때문에 감기가 걸렸답니다.
특히 신혼여행 중에는 건강에 유의해야 합니다.
약도 없다고 합니다. 영어도 거의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와 간단한 중국어로 의사소통만 하고 일행에게 이야기하니 스페인에서 왔다는 젊은이가 파라세타몰
과립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급한대로 얻어서 먹였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잠시 함께 푸리 토킹하는 시간입니다.
佳人은 꼭 이런 시간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일행에서 멀리 떨어집니다.
정말 괴롭습니다.
영어 울렁증이 아니라 사진을 책임지는 진사의 길은 고난의 길이고 힘든 여정입니다. 정말입니다.
태국의 가이드는 태국 여자의 좋은 신랑 후보 1위가 경찰관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태국 경찰의 부패한 모습이 잘 알려져 있지요?
경찰관만 잡으면 여자가 봉 잡았다는 말이랍니다. 평생 돈에서 자유롭답니다.
경찰이 되는 길은 군대를 갔다 와야 한다는데 우리와 함께 한 가이드는 체격이 왜소해 군 미필로 그 잘난
태국 경찰관이 되지 못했다고 웃으며 하소연합니다.
아... 그 자그마한 태국 사내에게도 웃음 뒤에 언듯 비치는 그런 가슴이 저미는 아픔이 있었군요.

이제 다시 자리를 옮겨 유적군이 떼거리로 몰려 있는 Mahathat 사원이라는 곳으로 왔습니다.
여기는 보이는 게 유적이고 발에 밟히는 게 유적 덩어리입니다.
그러니 유적사이로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가야 합니다.
이곳은 지금 현재의 짜끄리 왕조의 바로 직전의 왕조인 아유타야 왕조의 왕궁과 부속 신전인 셈입니다.
아유타야 왕조는 1.350년부터 1.768년까지 417년간 유지된 왕조라고 하는군요.
이 정도면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신라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지만 일어났다 사라진 중국의 수많은 나라에
비하면 대단히 오랜 시간입니다.

태국은 예전부터 타이족만이 살던 나라가 아니라는군요.
미얀마인인 몬족과 북으로부터 내려온 중국계와 타이족, 그리고 크메르 족이 모여 살던 땅이라고 합니다.
중국에도 타이족이 소수민족으로 모여 살고 베트남에도 마이쩌우라는 마을이 타이족 마을입니다.
타이라는 말은 자유를 의미하고 방콕은 천사의 도시라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한국의 탑은 주로 돌로 만든 석탑입니다.
다보탑, 석가탑 등 우리가 아는 대부분이 아담하고 예쁜 돌로 만든 탑입니다.
일본은 주로 나무로 만든 목탑이고 중국은 벽돌을 쌓아 만든 전탑의 형식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탑만 아니라 모든 건축물이 모두 벽돌을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반이 단단하지 못해 가라앉는 중이라 모든 유적이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이 탑은 크메르 양식이군요.

바닥이 물러 지반 침하마저 일어나 탑의 대부분은 기울고 유적은 보수조차 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조상이 이렇게 자리를 고약한 곳에 터를 잡으면 후손들이 고생합니다.
일이 생기기는 하지만 이곳은 모든 건물이 자빠지기 직전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