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아들을 마지막 한자리인 술탄에 올리기 위해 다른 여인이 성은을 입어 생산한 아이를
정말로 죽이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합니다.
어느 후궁의 일기에 "다른 아이를 처리하고 돌아와 보니 내 아이가 죽었더라!"라는 글이 있었다 하니...
그 안의 세상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세상은 2등을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평창처럼 1등이 되어야 환호를 합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당시에 오스만 제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었기에 이런 규모의 건축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함으로
오스만 제국의 숨통을 조여왔다고...

사실 오스만 제국은 이 궁전을 지을 시기에 이미 그 세력을 다하여, 지는 석양의 신세였지만,
그런 대공사를 함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속셈으로 시작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수명을 재촉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래도 지는 석양의 저녁 노을은 무척 아름답지 않았을까요?

일찍 핀 꽃이 일찍 시든다고 했습니다.
이미 노회한 대 제국을 어떻게 요리할까를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궁리하던 시기에 이런 대역사를 시작한 것이지요.

사무실과 집무실을 포함해 방만 285개, 연회장이 43개, 건설기간이 11년이 걸린 대공사였습니다.
책가방 크다고 공부 잘합니까?
돌마바흐체 궁전 건설 책임자는 아르메니아 출신의 카라바트 발얀이라는 사람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그는 유럽의 궁전에 대해 연구를 했던 사람이라 하네요.
내부 장식에 쓰인 금만 14톤이었다 합니다.

이후 6명의 술탄이 이곳에서 지냈다 합니다.
보기는 좋아도 터는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완공된 해가 1853년이니까 메흐메드 2세가 20만의 대군으로 콘스탄티노플을 '피의 그믐달'이라는 이름으로 함락한 지
정확히 400년이 지난 해였습니다.
마치 400주년을 기념하기라도 하기 위해서...

내부를 둘러보면 그 화려함에 눈이 어지럽습니다.
집무실과 연회장 그리고 하렘시설로 나뉩니다.
아무리 저무는 석양이라도 주변의 나라에서 집들이한다는데 모른 척 입을 닦을 수 있나요?

영국여왕 빅토리아도 제법 큰 선물 하나를 보냈더군요.
바로 샹들리에입니다.
무게만 4.5톤에 보헤미안 램프가 750개로 대단한 것이라는 건 우리 같은 여행객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렘은 집무실 뒤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복도는 회랑으로 꾸며 오스만 제국의 전투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여자들이 오스만 남자의 용맹함을 알고 있으라는 의미로
걸어두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많은 여자는 술탄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암투를 벌였으며 나중에 제국이 멸망하는 계기가 바로 이 하렘이라는 제도도
일조하였다 합니다.
네 명의 아내는 이슬람 율법에 허용하는 것이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첩을 셀 수도 없이 둘 수 있는 게 이슬람 세계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하렘이라는 곳에는 많은 여자가 있었고 모두 성은을 받기를 고대하였을 겁니다.
어쩌다 천운이 닿아 성은이 망극하여 별이라도 따 새끼 술탄이라도 생산하면 당장 대우가 달라지지요.
처음에는 용인지 알았는데 나중에 이무기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겁니다.
한 마리의 잘 키운 용은 백마리 이무기보다 더 좋습니다.

우리가 약 1시간 동안 장님 코끼리 만지듯 잠시 둘러보고 나온 것도 돌마바흐체 궁전 일부분입니다.
그러나 돌아보며 마음이 무척 편안했습니다.
마치 옛날 고향 집에 돌아와 있는 듯...

쓰러져가는 제국을 추슬러 새로운 나라인 터키 공화국을 건설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돌마바흐체에 거주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로 여겨집니다.
그는 제국의 무능함과 잘못된 관행을 거부했던 인물이지만,
아름다운 돌마바흐체의 화려함과 안락함은 케말조차도 마다할 수 없었던 것일까요?

제국의 상징인 이스탄불을 떠나 앙카라에서 새로운 수도를 건설했지만,
그가 이곳에서 외국 사신도 만나고 의전행사도 하며 말년을 보내고 죽음을 맞이한 곳은 돌마바흐체였습니다.

1938년 11월 10일 오전 9시 5분, 근대 터키의 아버지라고 국회에서 이름 지어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아름다운 궁전인 이곳 돌마바흐체 궁전에 있는 어느 방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돌마바흐체의 모든 시계는 당시 아타튀르크가 숨을 거둔 그 시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영웅은 천하를 원하지만, 천하는 영웅을 원하지 않습니다.
왜?
민초는 피곤하니까...
모름지기 지도자란 국민에게 행복을 파는 장사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영웅이라고 하는 사람마다 민초를 피곤하게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화려함도 한 조각 구름이었습니다.
막강한 권력도 깨어나 보니 일장춘몽이었습니다.
이곳에 법석이던 많은 사람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관광객만 혼잡스럽습니다.
꿈속에서 꿈을 꾸니 이 또한 꿈이었습니다.
세월은 세상을 한바탕 꿈으로 만드는 재주를 지녔나 봅니다.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 지나고 나면 캄캄한 밤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