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절현이라는 말은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의 이면에는 자기를 알아주는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말함입니다.

 

순자의 권학편에 나오는 말이라 합니다.

"옛날에는 과파가 비파를 타면 물고기들이 나와서 듣고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 여섯 마리의 말이 하늘을 올려다 보며

꼴 먹는 것을 잊었다."라는 말이 있답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이 이야기를 알아 봅니다.

 

백아는 춘추시대에 초나라 사람입니다.

하루는 백아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광풍을 동반한 폭우를 만납니다.

사공은 얼른 배를 안전한 강 기슭에 세우고 비를 피하며 광풍이 멎기를 기다립니다.

 

잠시후 광풍이 멎자 물빛과 하늘빛이 하나가 되어 아름답기가 그지없고 게다가 산들바람까지 산들거리니...

앞산에 걸친 흰구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코끝을 스치는 향긋한 풀냄새...

백아는 이 모습에 도취되어 자신도 모르게 거문고를 꺼내어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거문고 소리가 은은히 퍼져나갈 즈음 갑자기 거문고 소리에 도취되어 감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백아가 뒤를 돌아 보니 방금 자기를 태웠던 어부가 그곳에 서서 눈을 지그시 감고 자기의 거문고 연주를 마음으로

감상하고 있는게 아닙니까?

 

 

백아가 높은 산에 걸린 희구름을 연주하면 그 어부는 "아! 좋구나 장중한 산이 높고 구름 마저 쉬었다 가는구나~"라고 하고

광풍에 일렁이는 물결을 연주하면 ""오오~ 정말 좋구나~고요하던 바다가 갑자기 풍랑이 일어 노도광풍이 불어오는구나~."

라고 하는 게 아닙니까?

여러분들도 환장하겠지요?

저도 미치겠습니다.

어부라며 이렇게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백아가 거문고를 밀치고 조용히 일어나 두 손을 공손이 모으고 절을 하며 어부를 가까이 청합니다.

"제가 세상을 주유하며 지금까지 거문고를 수없이 연주하였지만, 제 연주를 듣고 오늘처럼 함께 마음으로 알아준 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오늘 당신과 같은 분을 만나니 이제 제 소원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리고 어부와 머주 앉아 어부의 이름을 청하니 어부의 이름이 종자기(鍾子期)라고 합니다.

비록, 어부의 신분으로 나이가 백아보다 적지만, 학식이 풍부하고 세상의 진리를 알며 훌륭한 인품마저 갖춘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평생 친구가 되기를 약속합니다.

"오늘 종자기 아우는 나의 음악을 아네, 방금 연주한 곡의 이름을 '고산유수'라 하고 우리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기념으로 삼세."

두 사람은 이렇게 약조를 하고 헤어짐에 서러워 눈물까지 흘립니다.

물론, 다음 해 꽃 피고 새 우는 봄에 다시 이곳에서 만날 것을 굳게 약속하며 말입니다.

 

이듬해 봄이 되자 백아는 다시 종자기를 만날 수 있다는 마음에 기쁜 마음으로 나룻터를 다시 찾아 옵니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종자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수소문하여 알아보니 종자기는 반년 전 이미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이렇게 만날 수 없게 만듭니다.

 

 

백아는 단걸음에 종자기 무덤으로 달려가 통곡을 합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내 연주를 알아 준 지음(知音)인데 젊은 나이에 가다니 에고에고 원통해라~"

한참을 무덤 앞에서 울고 난 후 백아는 다시 말을 이어갑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 연주했던 '고산유수'를 한번 타 보겠네."

 

백아는 무덥 앞에서 거문고를 뜯었습니다.

뜨거운 눈물과 긴 한숨이 눈과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연주를 마치자. 하늘을 쳐다보며 크게 소리내어 탄식을 합니다.

"이제 이 세상에 내 연주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도다."

그 말을 마친 백아는 무덤가에 있던 돌을 들어 거문고에다 냅다 내려쳐 거문고를 박살을 내버립니다.

그 후 백아는 평생동안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 합니다.

 

음을 이해한다는 지음(知音)이라는 말은 바로 백아와 종자기 사이에나 있을 이야기입니다.

중국 계림의 삼호라는 호수에 일월쌍탑이 있습니다.

흔히 금탑, 은탑이라고 부르는 곳이지요.

그곳 광장에 보면 위의 사진처럼 지음(知音)이라는 조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예술과는 거리가 먼 佳人은 음악을 들어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