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원에서 볼거리 중 유명한 곳이 바로 창랑(長廊 : 장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체길이 728m의 긴 복도이기에 장랑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다른 말로 천 간의 긴 화랑이라는 의미인 천간낭하(千間廊下)라고도 한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천 간이 아니고 요월문(邀月門)에서 석장정(石丈亭)까지 273칸이라 하네요.

동쪽의 기점인 야오위엔먼(邀月門 : 요월문)에는 오래된 백년옥란(百年玉蘭)이 자라고 있습니다.
매년 3.4월에는 화려한 눈꽃 같은 꽃이 핀다고 하니 그 또한 멋진 풍경일 듯하네요.

장랑에도 자희태후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장랑은 건륭 15년에 만들어졌으며 그 후 영국, 프랑스 연합국에 의해 불태워졌으나 광서12년에 다시 만들었다네요.
대들보에는 인물, 산수, 화초, 조류 등 채색화가 8.000여 점이 그려져 있고 중국 원림 중 길이가 가장 긴 복도인 셈입니다.

쿤밍호를 왼쪽으로 바라보며 걷는 산책하기 좋은 곳이죠.
비도 막아주고 햇볕도 막아주니 놀기 좋고 물 좋은 곳이 맞습니다.
불교 신자였던 서태후가 불향각으로 불공을 드리러 갈 때와 산책할 때 주로 이용했다 하네요.

그녀는 부처에게 무엇을 빌었을까요?
부처는 또 그녀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세상에 모든 것을 손에 쥐었다고 한 그녀도 빌고 싶고 원하는 것이 있어나 봅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도 한도 없습니다.
그녀의 힘으로는 돌아앉은 부처도 바로 앉게 했을 겝니다.
만약 부처가 서태후가 빌고 원했던 일을 들어주었다면 부처도 나빠요.
그녀는 '생각대로 하면 되고.'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을까요?

이 장랑을 걸어가며 그냥 휘리릭~ 하고 지나치지 맙시다
가끔 앉아 떨어지는 낙엽도 바라보다 갑시다.
지금 떨어지는 낙엽은 지난봄에 새싹으로 돋아난 바로 희망에 가득 찬 그 새싹이었잖아요.
그리고 낙엽은 세월이 지나 이제 내년에 돋아날 새싹을 위해 아무런 후회도 없이 자리를 양보합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쿤밍호에 반짝거리는 물도 바라보고 갑시다.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은 또 어떻겠어요?
세상은 느끼고 보려는 사람에게만,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쁘다고 가이드 깃발만 따라 다니다 보면 나중에 돌아와 생각하면 깃발만 떠오릅니다.

그러나 자희태후는 천 년을 살 것처럼 그리 살았습니다.
아들을 보위에 올리고 운도 좋게(?) 일찍 죽자 또 조카를 보위에 올리고 그 꼴 난 권력이 탐이나 흔들고 또 흔들고...
그 조카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차라리 화초처럼 키우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佳人 꼬락서니도 별수 없군요?
원래 황제란 죽으면 죽은 황제의 다음 세대가 보위에 오르게 되었지만, 만약 그렇게 하면 서태후는 황태후에서 태황태후로
진급하고 어린 황제는 그의 어머니인 황태후가 수렴청정하며 태황태후는 권력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서태후에게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요.
그래서 그녀는 아들과 같은 세대인 항렬이 같은 조카인 광서제를 보위에 올리고 다시 수렴청정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의 단맛을 본 그녀는 그 맛을 잊지 못해 광서제도 감금하다시피 가두어 버리고 권력의 일선에 나섰습니다.

매 200m마다 나타나는 정자는 늙은 서태후가 중간마다 쉬었던 곳이라 합니다.
이 정자는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는 리우쟈(留佳 : 류가), 치란(寄瀾 : 기란) , 취우쉐이(秋水 : 추수),
그리고 칭야오(淸謠 : 청요)라고 이름 지어진 8각 정자가 있습니다.

이 좋은 곳에 앉아 그렇게 나쁜 생각만 하고 살았던 자희는 무척 불행한 여자였나 봅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어떻게 그런 나쁜 생각을 키울 수 있었을까요?
그런 일은 죄를 짓는 일입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사람이 자꾸 아름다워져야지 나쁜 마음을 했다는 것은 불행한 여자라는 말일 겝니다.

주랑의 천장에는 삼국지나 서유기의 이야기에 나오는 장면과 멋진 산수화 등 14.000여 점이 그려져 있다고 하네요.
그러니 중국 최대의 야외 갤러리인 셈입니까?
이곳을 들려 천천히 이 그림만 보고 다녀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쿤밍호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화랑에 걸린 그림을 감상하며 걷는 일도 과히 나쁘지 않습니다.
황제들도 우리처럼 이곳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특히 서태후는 말입니다.
궁금합니다.
궁금하긴요?
오늘 식사에는 어떤 맛 난 음식을 먹을까라는 생각 외에는 한 게 없었을 겝니다.
징랑 양쪽에 심어놓은 측백나무 가로수 길도 멋진 모습입니다.
이곳을 걸으실 때는 절대로 빨리 지나치지 맙시다.
천천히 즐기며 황제의 걸음걸이로 걸어갑시다.
그렇게 걸으면 함께 걷는 사람을 황후로 만들 수 있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장랑은 참 멋진 곳입니다.
그곳은 야외 갤러리입니다.
가다가 지치면 바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쉬면서 바라보아도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