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무지개를 만드는 후커우 폭포를 뒤로하고 다음 여정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우리는 후커우 폭포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후커우를 바라보는 시간은 고작 1시간도 되지 않습니다.
이곳을 찾기 위해 투자한 시간에 비해 너무 허망합니다.
세상 일이 늘 그렇지 않겠어요?
그래도 후커우가 보여준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장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폭포 중에 후커우 폭포는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세상은 정말 다양한 모습의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여러 가지 모습을 만나기 위해 이 멀리 찾아다니나 봅니다.
아침 햇살을 받아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만든 영롱한 일곱 가지 색깔의 무지개는 아마도 쉽게 잊을 수 없을 겝니다.

후커우 폭포를 빠져나오는 길에 황하 기슭에 동상이 하나 보입니다.
그곳에는 거북 조각상이 있고 그 위에 영감탱이가 하나 올라가 있네요.
큰 소리로 불러 봅니다.
"댁은 뉘시우?"
그 영감이 바로 중국에서는 최초로 국가라는 하(夏)나라를 세우고 치수에 목숨을 걸고 책임진다는 우왕(禹王)이랍니다.
그러니 우왕의 힘을 빌려 황하가 난리를 치지 않기를 바라는 생각이죠? 그쵸?
동상 하나 세웠다고 황하가 조용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년 황하의 범람이 뉴스를 통하여 우리에게도 전해지더군요.
치수의 달인이라는 우왕도 별수 없나 봅니다.
그럼 여기에 세운 우왕이 직무태만이란 말인가요?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아참! 제 인증사진 한장 올려도 야단치지 않으시겠죠?
후커우 폭포의 멋진 모습이 이 사진 한장으로 퇴색될지언정...
잘난 사람은 배경을 살려주지만, 못난 佳人은 오히려 배경을 죽여버립니다.
압니다. 저도 알아요.
너무 힘들게 찾아왔기에 그만....

뒷모습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 오늘은 고민이 많은 날이었네요.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시안으로 넘어가 시안(西安)의 몇 곳을 둘러보고 동쪽으로 일직선으로 놓인 황하 물줄기 아래 있는
삼총사인 뤄양, 정저우, 카이펑을 돌아보려고 계획했지만, 여행 중 얻은 정보로는 작은 마을이 있다는 곳이 자꾸 마음이 당깁니다.
지난번 면산 가는 길에 만난 남매가 자기 집이 황청샹푸(皇城相府 : 황성상부)가 가까이 있는 진청(진성)이라고 하며
이번 여행길에 꼭 들려보라고 했기에 말만 듣고 찾아가 보렵니다.

우리가 타고 온 빠오처는 후커우 폭포를 보고 지시엔으로 돌아와 약속대로 버스 터미널까지 태워 줍니다.
버스 터미널은 외곽으로 이전해 멀리 떨어져 있군요?
혹시 우리 부부처럼 여행하실 분은 미리 계약할 때 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는 조건으로 하세요.
그리고 돈도 터미널에 도착한 후에 주는 것으로 하시면 서로 간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시 5분에 도착한 터미널은 그냥 벌판에 임시로 만들어 놓았고 매표소나 터미널 건물도 아직 만들지 않았네요.
그러니 철조망으로 부지만 만들었고 버스 몇 대만 서 있고 요금은 버스에 오르면 안내양이 받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후커우 폭포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함께한 젊은이와 헤어지고 우리 부부만 터미널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우리의 원래 계획이었던 시안(西安)을 과감히 포기하고 황성상부라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사실 시안은 제일 처음 중국 여행을 시작할 때 여행사 단체여행으로 따라온 적이 있어 대충 둘러본 곳이기에 과감히
방향을 틀어버렸습니다.

시안은 나중에 다시 한번 찾아갈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과감하게 방향을 동쪽으로 틀었습니다.
만약 아침에 생각이 바꾸면 어찌 될지 또 모르겠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도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한번 바꾸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황청샹푸(皇城相府 : 황성상부)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황성상부를 소개한 아가씨는 이곳 지시엔에서 린펀(临汾 : 임분)을 거치지 않고 허우마(候馬 : 후마)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여 우리 부부는 교통편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있기는 있되 하루 딱 한번 있으며
그것도 아침 5시 30분에 출발하는 한 대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침부터 더는 볼 곳도 없는 지시엔에서 머무르며 1박을 더할 필요도 없기에 직접 허우마로 찾아가렵니다.
허무마는 듣지도 못한 도시로 그곳을 가야만 황청샹푸(皇城相府 : 황성상부)로 들어가는 도시인 진청으로 간다고 하네요.

허우마로 가는 방법을 간신히 물어보고 일단 린펀으로 다시 나옵니다.
린펀행 버스에서 기사에게 물어보니 터미널에서 내려 바로 그곳에서 허우마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합니다.
아주 잘 되었습니다.
중국은 큰 도시에는 터미널이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이번처럼 서쪽에서 남쪽으로 갈려면 또 다른 터미널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 이번에는 한군데서 차를 바꿔 탄다고 하니 행운이지요.
이렇게 쉽게 연결되면 오늘 중으로 운이 좋으면 혹시 진청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린펀에 있는 야오먀오 터미널로 올 때는 어제 갈 때보다 시간이 훨씬 덜 걸립니다.
그 이유는 어제는 터미널을 나와 승객을 호객하느라 터미널 앞길에서 몇 번 유턴하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터미널이 있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지만, 이렇게 쓸데없는 일을 하기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시간상으로 낭비요, 버스 기름값만 더 드니 국가적으로도 손해나는 일이 아니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세상의 석유를 모두 빨아들이는 빨대를 꼽고 사는 중국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미리 거리만 보고 시간계산을 한다는 일은 큰일 날 일입니다.
버스가 걸리는 시간은 며느리는 물론 하늘을 읽었다는 제갈량도 모른다 합니다.

어제는 4시간, 오늘은 3시간... 11시 5분에 지시엔을 출발해 허우마에 오후 2시에 도착합니다.
중국의 운행시간이란 이렇게 다르네요.
야오먀오 터미널에서 허우마(侯馬)행 버스를 바로 연결하여 탑니다. (21원/1인)

나중에 돌아와 지도를 통하여 허우마의 위치를 살펴보니 린펀이라는 도시의 남쪽에 있더군요.
그리고 우리 부부가 가야 할 목적지인 진청은 허우마에서 동쪽이고요.
허우마행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진청을 가는 버스를 허우마에서 탈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터미널에 내리면 바로 진청행 버스를
탈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지도 않고 바로 탈 수 있다는 일은 중국에서 도시 간 이동에 있어 무척 다행입니다.
오늘 버스 연결은 콧노래를 절로 나오게 하는 환상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