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난간이 있고 난간 아래로 계단이 있어 내려가는 곳이지만, 그 아래는 불이 없어 캄캄한 곳입니다.
그러나 가이드는 우리 일행 모두 잠시 멈추라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샹들리에 불빛마저 꺼지고 우리는 지하 100여m 지점의 암흑세계에 갇혔습니다.

우리가 선 저 아래에 불이 하나씩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끊어질 듯 말 듯 캄캄한 지하 세상에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음악 소리가 너무 작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봅니다.
귀에 익은 음악입니다.
모든 불이 꺼져 암흑 같은 곳에서 듣는 음악은 기분이 무척 묘합니다.
그래요.
바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는 노래가 분명합니다.

점차 계단 아래의 광장 같은 성당이 희미하게 보이며 베르디 오페라의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처음에는 들릴 듯 말 듯하며 희미하게 울리더니만....
광장은 그 웅장한 모습을 나타내며 음악은 점차 커지기 시작합니다.

위의 샹들리에의 불이 밝아지며 합창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질 때의 감동은 아직도 귓가에 들리고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귓가에 울리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소리.
마치 천상의 세계에서 부르는 합창을 듣는 그런 느낌...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지하 180m...
세상이 모든 잠든 듯한 광장에서의 울림이란 그 자리에 선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 생각합니다.
조용히 울려 퍼지는 베르디 오페라의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의 합창은 그렇게 佳人에 감동을 줬습니다.
이 작은 이벤트가 여행 중 느끼는 감동을 황홀하게 이끄는 힘인지 몰랐습니다.

우리가 처음 이곳에 들어왔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들어온 사람은 먼저 온 관광객이 아래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소란스러우니 이런 감동을 연출한다 해도
그 의미는 많이 퇴색되지 않겠어요?

이제 우리 일행이 오늘의 첫 방문자로 "축복받은 킹가성당(Chapel of Saint Kinga)"이라는 곳으로 내려갑니다.
이 성당이 소금광산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요?

성단 바닥에 내려와 뒤를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 뒤에 따라온 팀은 우리 때문에 조명을 이용한 이벤트를 하지 않고 음악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그냥 멀뚱거리고 아래에 우리 모습만 바라봅니다.

우리는 즐겁게 사진 찍고 구경하고...

이곳은 "축복받은 킹가성당(Chapel of Saint Kinga)"이라고 부른답니다.
다른 성당과는 다르게 정면을 보시면 하나님의 조각상이 없고 킹가공주의 모습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는 킹가가 갑인가 봅니다.
왜 아니겠어요.
그녀 때문에 이 소금광산이 왕실 소유가 되고 폴란드 왕실은 독점권을 행사해 채굴과 판매에 있어 막대한 부를
가져오게 한 장본인이 헝가리에서 시집온 킹가공주인걸요.
중국의 영웅이라는 조조도 염철관영(鹽鐵官營)이라는 정책을 펴 소금과 철은 국가가 관리하는 정책을 폈지요.
동서를 막론하고 그만큼 소금은 국가가 독점한 중요한 물품이라는 말이겠지요.

성당 가운데 가장 큰 샹들리에를 바닥에 카메라를 두고 찍은 사진입니다.
불꽃 놀이하는 장면이 아닙니다.
저 샹들리에도 소금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구나 이런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우리 눈에도 누구의 모습인지 금방 알 수 있죠?
크라쿠프에서 태어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조각상입니다.
이 안에 들어온 관광객은 누구나 이 조각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 성당 안에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이 성당 벽에는 양쪽으로 광부가 조각한 많은 벽화가 있습니다.
내일은 그 벽화부터 구경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