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와 호수가 아주 잘 어울린 곳이 바로 이곳 푸저헤이입니다.

물론, 연꽃이 필 무렵은 푸저헤이는 온통 연꽃에 파묻혀 무릉도원으로 생각될 것입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우리가 찾았던 날은 시기적으로 늦은 11월 초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푸저헤이의 광고판으로 연꽃이 피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때가 이곳 푸저헤이의 최성수기죠.

아마도 이 모습이 푸저헤이의 얼굴이지 싶네요.



연꽃이 필 시기는 많은 여행자가 몰려오고 호수로 이어지는 수로를 따라

많은 배가 여행자를 실어나르며 즐긴다 합니다.

연꽃이 없는 시기일지라도 마음의 연꽃 한 송이 피우고 바라보면 마찬가지입니다.



선인동촌 이족 마을 구경을 마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이번에는 청룡산 뒤로 보였던 비포장도로를 따라 차이화징(채화정:菜花菁)마을을 찾아갑니다.

차이화징 마을은 먀오(묘:苗)족이 사는 마을입니다.



청룡상 뒤로 돌아가 본 모습입니다.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앞뒤로 산이 없어 제법 멀리까지 근사한 경치를 볼 수 있죠.

저 위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이 압권입니다.



밭두둑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갑니다.



여기는 우리가 꿈에서만 상상했던 유토피아일까요?

마치 별세계로 들어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여기가 혹시 도연명(陶渊明)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닐까요?



잠시 걷다 보니 작은 동굴 하나가 나타납니다.

길은 동굴을 지나야 합니다.

이 동굴을 지나면 무릉도원이 나올까요?



잠시 도화원기에 나오는 구절 하나를 보고 갑니다.

復前行, 欲窮其林. 林盡水源, 便得一山,

궁금하기도 하여 앞으로 나아가다 보니까

그제야 숲이 끝납니다.

그 숲이 끝나는 곳에 물이 시작되는 水源이 있고, 그 앞에는 산이 버티고 있습니다.



山有小口, 髣髴若有光. 便捨船從口入.

산에는 작은 동굴이 있었고 그 동굴에서 마치 유혹하듯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어

호기심이 많은 어부는 배를 버리고 그 동굴로 들어갑니다.

비록 우리는 어부가 아닐지라도 타고 온 배도 없이 걸어서 동굴을 빠져나왔습니다.



初極狹, 纔通人, 復行數十步,

입구가 어찌나 좁은지 사람 하나 간신히 빠져들어 갈 수 있었고 

다시 수십 보 나아가니 시야가 활짝 트이고 밝아졌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처럼 이곳도 동굴을 통과하니 도화원기에 서술한 대로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보세요.

좁은 입구를 빠져나오니 시야가 확 트이고 밝아졌지요?

동굴을 빠져나오니 도연명이 노래했던 홀연히 어느새 복숭아 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이 나왔습니다.

오늘 제대로 도연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무릉도원에 왔으니 잠시 이곳에 앉아 구경이나 하고 갈까요?

근거 사진이라도 남겨야 후세 사람이 이곳을 찾아올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11월에 무슨 도화랍니까?



진나라 태원 때 무릉이라는 고을에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는 사람은 근거를 남기지 않아 다시 찾을 수 없었잖아요.

그때 GPS라도 켜고 사진으로 남겼더라면 후세 사람이 무릉도원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이렇게 도화가 활짝 피었단 말입니까?

그래서 가만히 꽃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랬습니다.

역시 가짜로 만든 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동네 사람이 이곳을 찾는 사람을 놀라게 하려고 했던 무릉도원 코스프레였나요?



뭐 그래도 좋습니다.

잠시 풍경에 취해 즐거웠는걸요.

이런 코스프레가 이곳을 찾는 여행자를 즐겁게 하기 위함이라면 얼마든지 좋습니다.



이곳은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경해야 할 곳입니다.

빨리 간다고 꼭 가야 할 곳도 별로 없습니다.

천천히 걷다 보면 우리도 천천히 나이가 들어갈 듯합니다.

원래 신선의 생활이 느린 삶이 아닌가요?



걷다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면 무릉도원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연꽃이 피면 피는 대로 연꽃이 피지 않으면 피지 않은 대로 푸저헤이는 좋습니다.



오늘은 우리 부부와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골길을 걸어보십시다.

오욕(五慾) 봉우리 사이에 던져버리고 칠정(七情)은 호수 안에다 버려버리십시다.

출발부터 산이 성큼 우리 부부 사이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살아온 세월 돌아보니 한바탕 꿈이로다.

살아갈 길 바라보니 이 또한 꿈이런가?

좋은 일도 궂은일도 모두가 꿈이로다.

꿈속에서 꿈을 꾸니 이 또한 꿈이로다.

이렇듯 일장춘몽 언제 깨려 하느뇨.


그래도 꿈을 꾸는 시간은 살아 있는 시간일세.

죽고 나면 꿈조차도 꾸지 못한다네.

일장춘몽이 바로 우리 삶이 아니런가?

오늘 꾼 佳人의 꿈은 살아 있는 꿈이로다.

꿈속에서 꿈을 꾸니 이 또한 꿈과 같은 세상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