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에 2014년에 마이클 프레이가 쓴 쓰고 버리는 집이라는 글을 읽었다. 그 내용에서 느끼는 것이 많아 그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졌다. 


여기 하나의 자동차 광고를 상상해 보자. 이 자동차는 무려 100년간 튼튼하게 쓸 수 있는 자동차다. 대신 가격은 무척 비싸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이런 자동차를 너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세상의 유행과 기술이 10년단위로도 빠르게 변한다는 것을 안다. 100년이나 같은 차를 쓰고 있으면 나중에는 유지비가 엄청날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너무 뒤져서 도저히 쓸 수가 없을 것이다. 낡은 차도 잘 유지할 수는 있지만 어려운 일이다. 새차가 좋다. 그런데 차가 100년이나 가면 뭘하는가. 그것도 비싼 값을 주고 말이다. 더 좋은 예는 스마트폰일 것이다. 100년갈 스마트폰을 좋다고 비싸게 살 사람이 있는가?


이것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현대인의 집을 생각할 때 그리고 쓰고 버리는 집이라는 개념이 발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우리는 아주 혁명적인 변화의 앞에 온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집이 정말로 한없이 자동차에 가까워지는 시대다. 한 10년쓰면 혹은 그것보다도 더 짧은 시간을 쓰고 나면 없애버리고 새 집을 사는 시대다.


이런 전망에 대해 어떤 판단을 아직은 내리지 말기 바란다. 적어도 몇가지의 사실을 더 듣고 생각해 보기 전에는 말이다. 우선 집을 짓는 것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생각해 보자. 나는 최근에 개인이 스스로 집짓는 것에 대한 다큐를 본적이 있다. 그 다큐는 자재만 사서 개인이 혼자서 스스로 몇달 때로는 1년동안 집을 짓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런 사례들을 보면 집을 지을 때 드는 자재 비용은 인부를 써서 집을 짓는 비용에 비할 수 없이 싸다. 즉 집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부분이, 어떤 경우에는 대부분이 인건비다. 자재비용은 4천만원인데 다 지어진 걸 사려면 1억이나 1억 5천만원을 내는 식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과다청구가 아니다. 집은 대개 몇달에 걸쳐서 짓는다. 그것도 혼자서 짓는 것도 아니다. 물론 도구도 써야 한다. 그러니까 상식적인 수준에서 인건비를 준다고 해도 그 인건비가 작을 수가 없다. 


그런데 최근에 사람들은 3D 프린터로 집을 찍어내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상해의 윈선이라는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하루에 열채의 집을 찍어 낼수 있다고 한다. 그 집의 질이라던가 현실적인 문제점은 내가 보기에 사소하고 극복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그런 것이 이미 현실화된지 몇년되었으며 그런 발전이 계속 될때 집의 건축에서 인건비가 가지는 부분이 한없이 줄어들거라는 것이다. 



3D 프린터로 지은 집


우리는 자동차가 주로 로봇이 일하는 거대공장에서 만들어지듯이 집들이 프린터와 로봇이 주로 일하는 공장에서 만들어 지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런 미래가 온다면 집의 건축방식이나 집의 건축비라고 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쓰고 버리는 집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생각해보면 현대인의 삶이란 이런 집에 더 맞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인들의 삶은 워낙 동적이다. 현대인은 유목민같다. 유목민은 고층빌딩이나 콘크리트 집에 산 것이 아니라 텐트에서 살았다. 오늘날 사람들은 여기저기로 이동하며 살고, 가족이 불어났다가 줄어든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집이라는 것은 그런 변화에 따라 맞춰주는데 있어서 문제가 많았다. 


역사적으로 말해서 농경민족의 집이란 말하자면 한곳에 지으면 백년가고 이백년가는 그런 것이었다. 과거, 한 마을에 태어나면 대를 이어 그 마을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대에 집이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지으면 그것을 계속 고치고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한곳에서 계속 산다면 그런 방식이 나쁘지 않다. 


그런데 현대인의 삶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집을 짓는 것이 비싸기 떄문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비싼 임대료를 내고 낡은 집에 들어가고, 나쁜 집의 구조를 참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집을 짓는 꿈을 꾼다. 그 꿈의 일부는 내가 원하는 구조를 가진 집, 아무의 손때도 뭍지않고 내가 처음 쓰는 집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말하자면 손으로 만든 수제 자동차들을 다들 30년 50년씩 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계속 수리를 하지만 자동차들은 낡았고 비싸다.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싼 값을 주고 10년이나 20년쯤 된 중고차를 몰고 다녀야 한다. 그런 시대에 누군가가 공장생산으로 싼 차를 만들어 모두 새차를 몰자고 하면 그건 말도 안된다고 말할까?


마이클 프레이는 쓰고 버리는 집이라는 개념이 본격화되면 이것이 건축산업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예측이다. 미국에서 작은 집짓기 운동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쓰고 버리는 집이라는 개념이 작은집에 적용되면 정말 자동차 가격도 안나오는 집이라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도 조립식 주택의 개념은 있다. 그런데 그 조립식 주택이라는게 너무 비싸서 대중화가 안된다. 그런데 3D 프린팅이라는 개념은 상황을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마이클 프레이가 글의 말미에서 말하고 있듯이 이런 시대가 당장 내년에 시작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좋은 땅은 이미 낡은 건축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만약 100년갈 집을 짓는다면 그 집은 얼마가지 않아 골치덩이만 될지도 모른다. 자동차가 나오려고 하는 시대에 100년갈 마차를 비싼 돈을 주고 산 사람처럼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