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곧잘 아베는 일본의 박근혜라고 말하곤한다. 그러니까 일본이 어떤 상황인지, 일본의 미래가 어떨 것인지를 생각하고 싶으면 한국이 박근혜가 대통령이었을 때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아베는 왜 박근혜인가. 박근혜처럼 좋은 정치가 집안에서 태어나 그 후광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간 인간이 아베다. 박근혜가 박정희의 자식이라는 간판없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역사에는 가정이 없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녀의 잘못만도 아닌 것이 그녀는 어릴 때부터 권력자의 딸로 공주처럼 살았고 이날 이때까지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인간적으로 불쌍하기도 한데 그런 이유로 해서 그녀는 현실사회와 제대로 만날 기회가 없었고 거기에 더하여 박정희 가문은 몰락하기까지 했다. 마치 망한 왕국의 공주같은 그녀의 처지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서사는 스스로를 박정희를 계승하고 가문을 다시 일으킬 의무를 가진 사람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결국 그녀의 성공도 실패도 모두 박정희 때문이었고 그녀의 실패는 박정희 신화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이것은 아베의 서사와 너무 닮아있다. 그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는 외무대신이었고 친할아버지인 아베 간은 중의원이었으며 외할아버지는 내각총리대신이었던 기시 노부스케였다. 그의 외삼촌도 총리였던 사토 에이사쿠로였던 아베는 이렇게 뿌리까지 정치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베는 그가 좋아하는 외할아버지의 메이지 시대를 다시 부활시키고 지난 2차세계대전을 합리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아베도 결국 과거로 흥한 사람인 것이고 가문의 부활에 몰두하는 사람인 것이다. 


아베나 박근혜나 그렇다고 해서 21세기에 박정희나 메이지 유신의 의미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새시대의 비전이 될 수 없는 것을 계속 말한다. 죽으나 사나 21세기에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정서나 이야기한다. 박정희는 독재를 하다가 총탄에 맞아 죽었고 과거의 일본제국시대란 결국 세계대전을 일으켜서 핵폭격을 맞고서 끝나버렸는데 말이다. 이러니 박정희부활에 매달렸던 박근혜는 안쓰럽게 일본제국주의부활에 매달리는 아베와 겹쳐보이게 된다. 


박근혜는 바보다. 국내 언론은 박근혜를 보도하면서 아우라가 어떠니 하고 찬양했지만 나는 그녀가 외교석상에서 하는 언행을 보면서 불안하지 않을 때가 없었다. 토론때의 모습을 보면 반응이 느리고 당당하지가 못하다. 문장이 짧고 핵심이 애매모호하다. 핵심을 뚫어보는 통찰력이 없어보이고 우주의 기운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 무슨 사이비종교에 빠진 사람같다. 그녀가 혼자서의 힘으로 연설문 한장이라도 쓸 수 있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결국 박근혜는 스스로는 아무 것도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자기힘으로 큰 사람이 아니다. 그것이 터져나온 것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고 세월호 사고가 아니었던가. 자기가 판단을 못하니까 다른 사람이 판단하게 만들고, 출근도 제대로 안하다가 비상사태가 벌어지니까 전혀 대응이 안된다. 세월호 사고같은 것이 생겨도 청와대가 하는 말은 우리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같은 말 뿐이다. 


아베도 바보로 유명하다. 한사코 대선때 토론회를 피하던 박근혜의 모습은 부실한 사고방식을 가진 듯한 아베와 너무 겹쳐진다. 박근혜가 조리있게 대화를 하지 못하듯이 아베도 항상 외운듯한 답만 반복한다. 미국이나 중국같은 강대국에게 당당히 맞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베가 트럼프를 만나는 모습을 보면 일본국민이 아닌 내가 봐도 답답하다. 이번에 한국을 경제적으로 공격하면서 들어난 것이지만 아베의 행동에는 계산이 없고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한국을 공격하면서 일본은 일본의 외무성을 따돌렸다고 한다. 일본정부는 또한 한국을 공격하면서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나 소재 수출업자에 대한 생각도 별로 없다. 아베보다 트럼프가 좋은 인간인지는 모르겠으나 결단력과 주체성으로 말하면 아베는 비교가 안된다. 그런데 능력도 없는 아베가 트럼프를 흉내낸다. 일본 사람이 아닌 내가 부끄러울 정도다.  


그럼 박근혜와 똑같은 아베를 지도자로 가진 일본의 미래는 무엇일까? 일본의 미래는 둘중하나다. 하나는 촛불혁명이고 또하나는 망국이다. 나는 사실 요즘의 한국을 보면서 나라가 그렇게 쉽게는 망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왜냐면 나는 이명박이 당선되고 또다시 박근혜가 당선되는 것을 보고서 한국은 이제 완전히 망했으며 살아날 길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지금 일본이나 북한과 겪는 문제만 해도 그 뿌리는 전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게 있다. 북핵문제를 극단적으로 나쁘게 만들고, 일본과 말도 안되는 협정을 맺고, 개성공단을 문닫게 했으며 사드를 설치해서 중국과도 관계가 삐걱이게 만든게 누군가. 지금 이재용의 삼성승계 문제를 만들어 낸 정권이 누구인가. 


그러나 그래도 한국은 살아남았다. 첫째로 한국은 사회적 경제적 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 한국의 문화같은 민간 부분은 정권에도 불구하고 성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다 이명박 박근혜때문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난 방해나 되었으면 되었지 도움은 안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의 부인이 한식세계화 사업에 엄청난 돈을 쓰고도 아무 성과도 없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명박 박근혜가 삼성이나 한류를 키웠나? 관이 주도해서 뭘 한게 아니다. 시민사회의 활기가 한국을 살린 것이다. 


둘째로 한국은 시민사회가 정권을 견제하고 결국 촛불혁명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렸다. 한번 상상을 해보라. 지금 대통령이 박근혜라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당연히 사법부를 압박해서 일본의 주권침해를 다 받아주고 있었을 것이고 일본의 경제적 침투는 날로 심해지고 있었을 것이다. 트럼프와 협상하는 박근혜는 상상하기도 싫다. 북핵문제가 초긴장으로 가는 가운데 안보운운하면서 아베 이상으로 나라를 팔아먹는 바보짓을 했을테니까 그렇다. 아니 이미 그렇게 했던가. 사드를 독단적으로 설치한 것은 박근혜가 임명한 국방장관 김관진이 아닌가. 대법원장 양승태와 짜고 사법농단을 저지른 것이 박근혜 정권아닌가. 


이런 관점을 뒤집어 일본을 보자. 일본은 아베때문에 정말 정말 큰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이미 후쿠시마 원전처리만 해도 일본의 병은 깊어만 지고 있다. 소련은 체르노빌의 뒷처리를 하느라 붕괴되었다고 한다. 일본을 붕괴시킬정도의 큰 문제인 후쿠시마 문제를 그냥 덮기에 급급하여 더 심각한 문제로 키우고 있는 것이 아베다. 예를 들어 애초에 돈이 더들어도 콘크리트로 막았으면 방사능오염수가 안생겼을 것이 아닌가. 그걸 얼음 방벽 운운하다가 이제 관리도 못할 정도의 방사능 오염수를 생산하고 말았다. 


일본에는 한국이 박근혜를 극복하면서 가졌던 두가지가 모두 없다. 이미 고령화가 깊이 진행된 일본 사회에는 정부의 바보짓을 견제하고 보상해줄 힘이 보이지 않는다. 보인다면 손정의같은 인물이 보일 뿐인데 손정의는 요즘 일본은 후진국이며 일본에는 투자할 회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토요타같은 자동차나 소재산업, IT, 금융, 관광산업같은 것이 일본을 지킨다면 이 모든 것이 미래가 꼭 밝지 않다. 최근에 사망한 일본의 유명작가 사카이아 다이치는 앞으로 10년이면 일본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작가가 아니라 단카이 세대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로 미래예측으로 유명했던 작가다. 


정치가 경제를 잡아 먹는 것을 제외해도 나라 바깥을 보지 않아서 핸드폰도 못만드는 일본이 언제까지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세상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국면속에서 일본차는 망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도요타의 현재가 나쁘다기 보다는 세계를 위한 차가 아니라 다시 일본만을 위한 차를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핸드폰처럼 말이다. 진취적 기술자라면 일본회사에 가서 일하려고 할 것같지 않다. 그러니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일이 일어나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적어도 세계에 팔 수 있는 차는 못만들 것같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핵심 강점은 인공지능인데 일본이 이 분야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 보이고 있지 못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소비자가 이미 대개 노인인 일본사회인데 내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관광산업도 그렇다. 관광산업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주변국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한국과 중국과 다투고 있다. 게다가 관광산업은 BTS같은 뮤지션이나 도깨비같은 인기 드라마를 생각해 보면 알수 있듯이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일본문화는 노령화때문인지 날로 그 힘이 떨어져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주변에 좋은 인상도 주지 못하고, 문화는 새로움과 역동성을 잃고 환경적으로도 안심할 수 없는 나라가 되어가는 일본인데 과연 관광에 미래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것을 개혁할 핵심이 될 아베정권 타도가 일본에서 가능한가? 언론자유가 없어서 언론에서 계속 바보소리만 내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국민들은 그저 막연한 인상만으로 아베를 따라가고 있는 것같다. 아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베는 여전히 실각하고는 거리가 멀다. 


박근혜같은 지도자는 한 사회에 대한 저주이고 한 사회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다. 한국은 그런 실수를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는 생명력이 있었다. 일본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시간이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간다면 일본은 자멸할 것이다. 가라앉는 일본에 딸려가지 않도록 조심하기만 하면 된다. 일본도 사실 완전히 망할리는 없다. 바닥의 바닥을 보고나면 그들도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먼 훗날에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운명을 가른 것은 박근혜와 아베라는 재앙에 대해 시민사회가 어떻게 반응했는가 하는 것이었다는 역사적 평가가 있을런지도 모른다. 한국의 역사에서 촛불혁명이 가지는 의미가 아주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