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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보수 유튜버들


혜성처럼 나타난 청년 논객들이 말하는 ‘젊은 보수’의 길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 나라 걱정이 되어, 광우병 선동이 답답해 인터넷 세계로 나온 젊은 논객들

⊙ “스스로 공간 한정시키면 보수 확장 어려워”(곽준엽), “보수는 책임 있는 변화 추구”(임승호)

“문 정부, 시장가치 부정하고 개인 자유 탄압”(성제준), “보수 유튜버 발언만 문제 삼는 것은 좌파의 프레임 공격”(배승희)




‘대한민국 청아대’

구독 17만명

곽준엽


지난 5월 말 서울 교대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곽준엽(32)씨.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청아대’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를 패러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청아대는 ‘청년과 아재의 대화’의 줄임말이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한 2017년, 당시 곽씨는 취업준비생이었다. 2017년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를 시청하던 곽씨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라가 걱정이다.’


대한민국 청아대, 곽준엽. 사진=유튜브 캡처


곽씨가 나라 걱정을 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문재인 후보가 개성공단 2000만 평(6600만m2)을 개발하고 공무원을 17만명 증원한다고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고 걱정이 되었어요. 홍준표 후보를 희화화해서 바보로 만드는 내용이 온라인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었고요.”


곽씨가 처음부터 얼굴을 알리고 유튜브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정치 관련 영상을 수집・편집해 올리는 형식이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그해 12월이었다. 지금은 젊은 보수 유튜버가 많지만, 당시는 흔치 않은 시도였다.


유튜브 채널 이름을 ‘청년과 아재의 대화’(청아대)로 지은 것은 젊은 보수가 드문 정치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곽씨는 “지역 갈등보다 세대 갈등이 더 심하다는 생각에 젊은층과 장년층이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청아대로 정했다”고 했다.


청와대와 비슷한 채널명은 여러 에피소드를 낳았다.

종종 청아대에 ‘대통령님 도와주세요’로 시작하는 민원 글들이 도착한다. 청와대를 검색하다가 청아대로 잘못 들어온 것이다.


기억에 남는 방송으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가 대통령 풍자 대자보를 붙인 사건이다. 곽씨는 직접 대자보를 붙이며 경찰이 나타나는지 확인했는데, 경찰이 실제 나타나 화제가 되었다.


보수로 한정하면 확장성 없어


곽씨는 자신의 성향에 대해 “나는 보수 딱지가 붙는 것이 싫다”고 말한다. ‘보수 우파로 영역을 한정시키는 것 자체가 보수가 프레임 싸움에서 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수 우파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받아야 됩니다. 좌파 진영은 자신들이 진보다 좌파다 말하지 않죠. 그렇게 한정해버리면 확장성이 없기 때문이죠. 보수 진영은 이념적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고 스스로의 공간을 한정해버리니 중도 성향까지 확장을 못 하는 것이죠.”


특히 요즈음 청년 세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도 소개했다.

학교에서 역사 교육을 불균형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 때문에 분단되었다고 수업시간에 배웠다”며 상당수 젊은 세대가 편향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경험은 이렇다.


“중학교 때 한국전쟁 관련 비디오를 보면서, 강대국 사이에 끼여서 분단이 되었다는 교육을 받았어요. 결국 미국 때문이라는 것이죠. 다행히 부모님에게 수업 내용을 이야기해, 부모님과 토론을 거쳐서 잘못된 수업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었죠. 이승만 대통령을 친미파로 단정하면서 얼마나 독립운동을 위해 노력했는지는 가르치고 있지 않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잘못 교육받은 내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성제준TV’

구독 19만명

성제준

 

성제준TV, 성제준. 사진=유튜브 캡처


6월 초 경기도 분당 소재 한 학원에서 만난 성제준(29)씨 직업은 학원 원장이다. 성씨를 만난 곳은 그가 운영하는 학원 원장실이었다. 성씨는 학원에서 영어를 직접 가르치고 있었다.


원장실은 서재와 유튜브 스튜디오를 겸하고 있었다. 놀란 것은 책의 양이었다.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책이 쌓여 있는데, 대부분이 인문학·철학 관련 서적이었다. 지적 호기심이 상당해 보였고, 고급 음향기기가 설치된 것으로 볼 때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보였다.


성씨 방송을 듣고 있으면 일단 음성이 아주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저음으로 일관된 톤이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단 내용에 집중하게 되면 설명에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것이 장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음악을 전공하다 막바지에 영어교육학과로 진로방향을 틀었다. 성악과 지휘를 공부한 경험은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듯했다.


성씨는 일단 20대 창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학원 규모로 보아서 제법 성공한 듯 보였다.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인문학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어려운 책은 리뷰가 거의 없더라고요. 무언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다가, 2018년 12월 철학과 인문학 서평을 하기 시작했어요.”


― 처음 반응은 어떠했나요.


“잘 안 보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볼까 고민하다가, 시사 관련 내용을 조금씩 이야기하기 시작했죠.”


― 급격하게 구독자가 늘었는데, 놀라지 않았는가.


“무덤덤한 편이에요. 영상 올릴 때 아예 편집을 안 해요. 그냥 찍은 대로 올리죠.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2개월 만에 18만명


성씨의 성과가 놀라운 것은 단기간 엄청난 구독자를 끌어 모은 것이다.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지난 2월 구독자는 1000명에 불과했다. 여기서 18만명으로 뛰어오르는 데 불과 2개월이 걸렸다.


대중이 관심 갖는 핫이슈를 나름의 철학적 통찰로 풀어나간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

예를 들어 맛칼럼리스트 황교익이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을 비판해 여론의 공격을 받을 때, “한 개인의 주관적 생각을 여론이 나서서 테러하고 있다”며 이를 ‘전체주의’의 폐해로 설명한다. 이런 배경을 이야기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이 전체주의와 비슷하다고 비판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성씨는 최근 청년층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어린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알바(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도 힘들어 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대안으로 보수를 선택한 성씨는 “보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나름의 보수 신념을 자신의 인문학적 통찰과 엮는 작업에 빠져 있는 듯했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가제 《21세기 불평등의 기원》이라는 책을 쓰고 있어요. 제도권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어요.

유튜브를 계속하면서 강연도 할 계획입니다.”


―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보수와 진보라는 가치 싸움이 별로 없어요. 이념 갈등이라고 하는데, 그냥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보수 정권에서도 보수적 정책이 많지 않았어요.”


―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자유법치주의 질서를 부정하고 있어요. 경제에서는 시장 가치를 부정하고 있죠. 개인의 자유도 탄압하고 있어요.”


요즈음 정치권에서 많이 쓰는 단어가 ‘프레임’이다. 이는 공격과 방어의 개념이다.

상대방은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고, 자신들은 정당성을 포장하는 프레임을 만드는 식이다. 대체로 보수는 프레임 싸움에 약하다는 평이다. 성씨도 이에 동의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나름의 해석을 내놓았다.


“보수 진영은 사람을 무조건 자신들 안으로 품으려고만 해요. 그러다 보니 대응이 느리죠.

반면 진보 진영은 그냥 놔둬요. 진보 진영에서 뜬 사람들을 보면, 그냥 자기들 마음대로 해요. 유튜브도 보수라는 울타리에 가두려 하지 말고 자유롭게 활동하게 해야 합니다.”



‘영폴리TV’

구독 3만명

임승호


영폴리TV, 임승호. 사진=유튜브 캡처



성공한 젊은 보수 유튜버가 생기면서, ‘나도 해보겠다’는 청년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보수지만 정체성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다가 성공사례를 보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거친 욕설을 하는 등 자극적인 방법으로 구독자를 늘리려는 경우도 있다. 또 후원금만 노리고 방송하기도 한다.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임승호(24)씨는 자신의 보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때문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영폴리TV’라는 채널 이름은 임씨의 정체성을 압축해서 드러낸다. 20대 대학생(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의 정치적 신념을 녹여서 유튜브에 담고 있다.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정치학을 전공한 학생답게 정치에 대한 생각이 분명했다. 대학가에서 ‘나는 보수다’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진보 성향의 학생단체는 많지만, 보수를 표방한 학생단체는 드물다. 이런 분위기에서 임씨는 자신의 보수 정체성을 밝히고, 구독자 등 영향력에서도 성과를 얻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 20대 대학생이다. 보수라고 밝히면 주변 반응은 어떠했나.


“이제는 많이 좋아졌어요. 신입생 때만 해도 심정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보수에 가깝다고 해도 ‘나는 보수다’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군대를 다녀오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니 분위기가 변했죠. 보수라고 말하는 것이 이제는 어렵지 않아요.”


―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보수가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보수와 진보, 모두 변화를 추구하죠. 다만, 진보는 변화의 부작용을 그냥 감수하자는 것이고, 보수는 그 부작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죠. 보수는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강조합니다.”


합리적 보수 우파 필요


임씨는 좌파 진영의 논리적 모순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형식이 인기를 끌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씨가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옹호하는 것에 대해서, 근거는 없고 단지 ‘자신과 손 의원의 친분’만으로 김씨가 자신의 논리를 옹호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해당 내용은 당시 45만명이 영상을 조회했다.

확실한 논리를 세우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방식으로서, 임씨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속이 후련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임씨는 스스로 보수 우파라고 분명히 밝혔다.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이유는 “보수 우파도 합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졸업예정자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요즈음은 유튜버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도 비슷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어느 정도 구독자가 생기면, 전업으로 할 수 있는가.


“10만명이 넘으면 가능해요. 그 정도가 되면 직장인 월급 정도를 벌 수 있어요.”


― 10만명을 넘겨, 전업 유튜버가 되면 그다음은.


“취업 준비 중이에요. 지난 1~2월 사이 2개월 만에 2만명을 넘겼어요. 꾸준히 방송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유튜버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내 방송은 안 보게 되죠. 방심하면 안 되는 이유예요. 방송을 보고 보내주는 후원금도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금 계좌명이 ‘자유를 위하여’로 되어 있어 격려가 된 경우도 있어요.”




‘배승희의 팝콘각’

구독 25만명

배승희



배승희의 팝콘각, 배승희. 사진=유튜브 캡처


‘팝콘각’은 영화관이나 극장에서 팝콘과 함께 관람하는 데에서 유래된 것으로 즐거움을 주거나 매우 볼 만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신조어(新造語)다.  


지난 5월 말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인근 커피숍에서 배승희(37) 변호사를 만나니, 채널명을 왜 팝콘각이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웃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쾌한 성격에 최적화된 유튜브 포맷을 발전시킨 듯하다.

종합편성채널(종편) 패널로 활동하던 배 변호사는 친분 있는 패널들이 유튜브를 차리고 도와달라는 부탁에 조금씩 도와주다가 아예 자신도 채널을 만들었다.


유튜브의 장점을 묻자, “주제 선정이 편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과거 종편에 출연하던 출연자들이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일부 보수 패널이 종편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어요. 블랙리스트와 다르지 않아요. 편향된 시민단체에서 보수 종편 패널의 발언만 문제 삼았어요. 탄압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에 나가지 못하는 패널들이 유튜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방송과 유튜브의 차이는 무엇인가.


“텔레비전의 경우 걸리면 보는 것이죠. 듣기 싫은 내용이 나오면 그냥 꺼버리면 되는 것이고. 유튜브는 좋아하는 콘텐츠를 찾아 봐서 좋아요. 그러다 보니 충성도가 있어요.”


배 변호사의 강점은 현장을 찾는 것이다. JTBC 손석희 사장의 과천 차량접촉사고 현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도쿄 아파트 현장 등을 직접 찾았다. 그 역시 현장을 직접 찾아간 내용에 반응이 좋았다고 기억한다.


보수 유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방송 내용을 문제 삼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가장 많이 공격받는 것은 명예훼손 논란이다. 배 변호사는 보수 유튜브의 내용을 명예훼손으로 문제 삼는 것 자체가 프레임 공격으로 규정한다.


― 명예훼손 논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상대쪽(좌파)을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들이 (전직 대통령 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풍자한 것을 기억합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를 하면 명예훼손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명예훼손이라고 프레임 씌워서 공격하는 것이죠.”


― 어느 경우가 명예훼손인가.


“허위사실이 아니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은 명예훼손이 아니에요.

과거 ‘쥐박’ ‘닭근혜’ 등의 표현 등이 오히려 명예훼손이죠.”


배 변호사는 보수가 프레임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전투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래서 보수에 대한 이런 비판을 했다.


“고루하고 나이브(순진한)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진보는 수십 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왔는데, 보수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엘리트 코스만 밟다 보니 척박한 곳에서 뛰지 못하는 것이죠. 어디를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지 몰라요.”



‘윤튜브’

구독 16만명

윤서인


윤튜브, 윤서인. 사진=유튜브 캡처


시사만화가 윤서인(46)씨는 1년 전부터 만화보다 유튜브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는 윤씨를 6월 초 서울 광화문 카페에서 만났다. 바로 전날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상황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유튜브에 확실히 꽂힌 것을 알 수 있었다. 윤씨의 유튜브는 마치 어린 동생에게 이야기하듯 편하게 이야기하는 말투와 다른 생각할 시간을 잠시도 주지 않는 빠른 편집이 인상적이다. 정치 이야기보다는 보수적 시각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내용이 많다.


그는 종이에 그리는 것과 유튜브로 이야기하는 것은 다를 것 같지만 ‘결국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실제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군더더기 없이 전달하고 싶은 것을 간결하게 요약시키는 시사만화 기법과 윤튜브가 비슷하다.


화장실에서 보라?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보수라고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젊은층이 보수라고 밝히면 친일, 극우라고 공격받기 쉬웠다. 그런 이유에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처음에 한 이야기가 “화장실 가서 봐라”였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 방송에서 ‘구독 누르지 말라, 좋아요도 누르지 말라’고 했어요.

유튜브를 보는 친구들이 사회생활도 해야 하는데 (제 유튜브 봤다는 증거가 남으면 피해 보니) 그래서 몰래 화장실 가서 보라고 말한 것이죠.”


문화·예술계는 보통 진보 진영이 대다수다. 보수를 표방하는 사람이 차지할 공간이 많지 않다. 윤씨는 정치·경제에 대한 철학을 한 장에 함축하는 시사만화가로서 드물게 보수적 색깔의 작품을 남겨왔다. 그러다 보니 공격도 많았다. 유튜브는 이러한 공격에 대한 나름의 반격이었다.


“제가 한 말의 앞뒤는 자르고 일부만 가지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유튜브는 자를 수가 없잖아요.”


윤씨는 온라인 영역에서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 만족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이들이 점차 보수에 대해 객관적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느끼고 있었다.


― 젊은층이 보수화되고 있는 것을 느끼는가.


“맞아요. 최전선에서 느끼고 있어요. 제 유튜브에 욕하러 왔다가 팬이 된 경우도 있어요.”


― 원래 성향이 보수였나.


“원래 진보 성향이었어요. 그러다 외국을 다니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외국에 비해 한국이 발전한 부분이 있고, 그러한 발전이 가능했던 이유를 생각하면서 점차 성향이 바뀌었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윤씨는 유튜브라는 미디어의 강점을 나름 분석하고 있었다. 그에게 유튜브의 장점을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유튜브는 제로섬이 아니에요.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의 구독을 추천하고, 그 사람의 구독이 늘어나면 나도 좋은 것이죠. 서로 피해 보지 않아요. 계약서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의무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는 것이죠.”



‘김거희TV’

구독 3.7만명

김거희


김거희TV, 김거희. 사진=유튜브 캡처


김거희(36)씨는 지난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시절 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러한 이력 때문에 여의도에서 만나야 할 것 같았지만, 지난 5월 말 김씨를 만난 곳은 구로디지털역 인근이었다. 13년 차 컴퓨터 프로그램 엔지니어로 직장이 구로디지털 단지 인근이었다. 자유한국당 시절 역시 주말이나 회사 업무를 마치고 시간을 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지털정당위원회의 업무를 수행했다.


광우병 선동을 보고 논객으로 활동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시작해, 5개월 만에 구독자 3만명을 넘었다. 김씨가 본격적인 온라인 논객으로 활동한 것은 2013년부터였다.


“광우병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나 잘못 알고 있더라고요. 과연 정부가 위험한 소고기를 수입해서 판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촛불집회에 나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고 블로그에 제 생각을 올리기 시작했죠.”


여러 정치 토론 블로그를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다,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젊은 논객들을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젊은층과 나이 든 분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보수 우파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시장을 방문했을 때 총기가 노출됐죠. 예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청 방문했을 때 경호하는 모습을 우연히 지켜봤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의 경호 행태를 비판한 내용이 기억에 남아요. 최저임금을 비판한 내용도 반응이 좋았어요. ‘노동자는 가난한 사람이고 사장은 부자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했죠. 알바가 사장보다 돈을 더 가져가는 일까지 생겼잖아요.”


― 3만명이 넘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잠시 정당에서 활동해서 정치인들에 대해 나름 알게 되었어요. 당시 경험을 통해 성역 없이 비판하고 있어요. 저는 우파도 잘못하면 비판해야 된다고 생각하죠.”


현 정권 들어서 유튜브 세계의 보수 우위가 두드러진다. 최근 들어서는 젊은 유튜버가 유입되고, 이를 즐기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대해 김씨 생각을 물었다. 제도권 언론이 할 말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절반의 국민은 보수죠. 제도권 언론에서 이들의 생각을 말해주지 않으니, 마땅히 볼 것이 없게 되었어요. 유튜브가 그 대안으로 성장했어요. 진보 진영은 유튜브 볼 필요가 없어요. 텔레비전을 보면 (취향에 맞는 방송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월간조선

07 2019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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