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긴 몰라도 탑다운 방식은 꽤 괜찮은 것 같은데?"
- 순 서 -
(청와대 20대 지지율 보고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 서로의 카드가 오픈되다
(1) 누가 먼저 '플러스 알파'를 외쳤나
(2) 서로의 카드가 오픈되다
(3) 그래서 다음은 - 중재는 글쎄
*1년 전 시사정리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 이번 주 읽어 볼 만한 기사 모음 -
그렇지, 트럼프는 반복해서 말했다. "시간이 많다"
김준형 "빅딜 아니면 노딜..트럼프가 판 깼다" - 노컷뉴스
하노이 회담, 양쪽 주장의 퍼즐 맞추기가 필요하다
文, 내일 NSC 전체회의 9개월만에 주재.."하노이 회담 재구성"(종합) - 뉴시스
"우린 일부 제재 해제 원했다"..이용호, 트럼프 회견 심야 반격 - 중앙일보
美당국자 "北 말장난..무기 제외 모든 제재해제 요구" - 연합뉴스
한국당, 손혜원 아니면 반전카드가 없다는 생각이겠지
국회 파행이 계속되는 현재 상황을 아주 쉽게 풀어서 보자 - 뉴스1/허프포스트
정부와 교육감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
이번엔 확실히 강경하게 가는게 맞는거 아닐까?
수도권 교육감들이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뉴스1/허프포스트
[인터뷰] 유은혜 "유치원은 치킨집 아냐..타협은 없다" - 노컷뉴스
20대 여성은 집단행동, 20대 남성은 개인주의?
[단독] "페미니즘 무장한 20대 여성은 집단이기주의"라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 - 한겨레
버닝썬, 끝도 없다. [단독]기사 검색해보면 엄청나게 쏟아진다
[단독]"내 車서 경찰 2명에 230만원 줘.. 영상 담긴 블랙박스 폐기" - 동아일보
혹시나 하면 역시나 절대권력이 맘속에 있다
아베, 의회서 "내가 국가다".. 日 네티즌들 "루이 14세냐" - 조선일보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지난 주에 많은 분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대 남성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살펴본 글에 관심을 보여주셨는데요. (참고글 : {2월셋째주 시사} 간단: 20대 문재인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이것) 관련해서 청와대에서도 보고서가 나왔더군요.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주기적으로 짧은 보고서가 나오는데 이번엔 이슈가 된 20대 남성 지지율에 대해 다룬 모양입니다. 공개된 건 아닌데 많은 정부자료들이 그렇듯 언론에 이런저런 경로(?)로 유출되게 되었고, 위에 링크한 대로 한겨레에서 단독보도를 하게 되었네요.
보고서는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이 시작된 것을 2018년 6월에 있었던 여성들의 몰카 관련 집단행동(혜화역 시위)때부터라고 분석했습니다. 여성들이 집회를 시작하면서 정부의 친여성적인 면모가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청와대는 통계도 가지고 있겠죠? 하지만 20대 남성들이 남북정상회담과 김정은 방한에는 찬성하면서도 '북핵 이슈에 반대'(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한 이유는 정부의 친여성정책에 대한 반감 때문으로 분석했는데, 이건 좀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리고 보고서는 20대 여성이 감성 중심 집단이기주의로 뭉치고 있는 반면, 실용주의적인 20대 남성은 지원세력이 없는 것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고, 역차별 당하는 남성의 입장을 헤아려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고 페미니즘 교육을 점검해야 하지만, 군가산점 부활과 같은 남성의 박탈감을 억지로 채워주는 방법은 안된다, 라며 보고서를 마무리했습니다. 구체적 대응책은 아쉽지만 뭐 결론은 괜찮은 듯 하며, 결과적으로 해당 보고서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이 안 좋은 상황입니다. 여성편에 서는 편인 한겨레 역시 정부가 여성들의 움직임을 비하했다는 반응을 보였고요. 확실히 20대 남성들은 이것저것 따질 부분들은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보고서라 하겠습니다.
젠더 이슈에 대한 현 상황의 분석, 흘러가는 방향, 대응책 등에 대해서는 나름의 분석이 된 듯 하나, 지난 글에서 제가 지적했던 '원래 지지율이 낮았던' 것에 대해서는 분석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네요. 더불어 지난 글에서 댓글로 달아주신 의견처럼 20대 남성의 대북관, 20대 남성이 많이 접한 인터넷 문화들, 그런 것에 대한 분석도 있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현 상황의 '프롤로그', '전조증상'이 분명 있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현상 분석이라도 한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 서로의 카드가 오픈되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됐습니다. 양국 정상이 뭘 하겠다고 만나서 이렇게 헤어져버리는 일은 현대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기에 언론 및 각국 정부의 당혹감도 상당했던 것 같네요.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거대한 목표를 가진 독특한 지도자들의 시끌벅적한 회담에는 이런 기이한 결과도 있을법한 것이 아닌가, 라는 것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아쉬운 회담이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굉장히 커졌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낙관론이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아래의 글을 읽어 보시면 분명 이해되실겁니다.
우선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복기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북미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를 비교해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추측해보고, 그래서 이번 '결렬'의 결과가 가진 부정적인 부분과 긍정적인 부분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겠습니다.
(1) 누가 먼저 '플러스 알파'를 외쳤나
많은 언론에서도 전망했고, 청와대는 물론 미국 쪽에서도 흘러나온 이야기에서처럼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면서 남북경협 및 일부 제재를 풀어주고, 북미연락사무소를 설치하며 종전선언을 한다, 라는것이 그것이죠. 미국의 온라인 매체 VOX는 이런 내용의 합의문을 입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고요.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언급하기도 했고, 청와대도 남북 경협을 준비했으며, 그런 가운데 그런 합의문 예상이 흘러나온 것이기 때문에, 남북미간 다양한 접촉에서 그런 방향으로 합의가 추진되어 갔던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은 한 발자국씩 더 나아갔습니다. 우선 북한은 폭넓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트럼프는 북한이 대북제재의 전면 해제를 요구했다고 말했지만 북한은 '민생과 관련된 부분', '유엔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5건'이라며 반발했고, 이에 대해 미국은 '말장난'이라며 '그게 그 말'이라고 반박했죠. 그를 보면 북한이 '완전한 제재 해제'는 분명 아니지만 민생을 핑계로 미국 입장에선 너무나 폭이 넓은 제재 해제를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2007년의 10.3 합의를 생각했던 거겠지?"
(이어지는 내용 참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에 더해 '플러스 알파'를 요구했습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두 곳을 '지적'했고 그러자 북한이 놀랐다고 말했는데요. 북한이 왜 놀랐는지는 확인이 안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어떻게 알았지?'일지, 알만한 곳을 미국이 지적했는데 '벌써 거기까지 논하자고?'라는 생각에 당황한 것을 놀랐다고 표현한 것인지... 은근 중요한 부분이지만 확실한 것이 없으니 논외로 하죠.
그럼 여기에서 의문은 누가 먼저 한 발자국을 더 나아갔냐는 겁니다. 미국이 비밀 핵시설을 언급하자 북한이 그럼 더 대북제재를 해제해달라고 한건지 아님 그 반대인건지 말이죠. 이 부분을 궁금해한 언론, 분석 기사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데, 일부에선 미국이 플러스 알파를 먼저 언급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하더군요. 애초에 '영변 플러스 알파'를 트럼프가 여러번 언급하기도 했고,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플러스 알파를 얻고자 무리수를 뒀을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전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렬 직후 있었던 북미간의 설전을 보면 그것이 명확히 보입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우리는 영변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했다', '전면 대북제재 해제가 아닌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 고 말했죠. 이에 미국은 '사실상 전면 해제다'고 반박한거고요. 결국 영변에 대한 대가로 논란이 있었던 거지, 플러스 알파가 제시되자 '그럼 더 많이 제재 해제해줘!'라고 한게 아니라는게 설전의 맥락입니다. 트럼프가 플러스 알파를 먼저 꺼냈다면, 강하진 않아도 미국에게 불만을 표한 북한은 이미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그 플러스 알파에 대해 분명히 언급했을겁니다.
결국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북한은 영변 핵시설 완전 폐기의 대가로 남북경협에 더해 5건의 UN제재 해제를 요구했을겁니다. 원래는 1, 2건 정도 생각했다가 트럼프 앞에서 던져봤겠죠. 그럴만도 합니다. 지난 2007년 영변 핵시설 동결과 냉각탑 폭파때 있었던 10.3합의에서는 핵시설 불능화를 대가로 테러지원국해제, 중유 지원, 적성국무역법 해제(미국 대북제재 해제)를 북한이 얻어냈으니까요.
하지만 미국의 생각은 달랐던거죠. 영변만이 아니라는 생각, 앞으로 나아갈 큰 그림에 대한 구상이 더 컸다고 봐야겠습니다. 일부 UN제재 해제는 생각이 있었지만 중요한 제재 5건 해제는 사실상 북한의 숨통을 완전히 틔여주는 것이라고 본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 '그럼 비밀 핵시설 2곳(플러스 알파)까지도 폐기해줘야 한다'고 말했을겁니다. 아님 비밀 핵시설도 있는데 그 때는 뭘 해제하냐? 고 반문했을수도 있고요. 북한이 UN제재 5건 해제를 고집해서, 아님 강경파 볼턴의 성향때문에 돌려말하지 않고 곧바로 비밀 핵시설 이야기가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북한의 대북제재 해제 요구에 대한 반격으로 비밀 핵시설이 나오기 됐다는 겁니다.
"폼페이오는 미사일과 핵무기의 목록 작성도 요구했다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면
공세를 퍼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이 비밀 핵시설 2곳을 숨기려 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에 당연히 협상이 될 턱이 없었고, 숨기지 않으려 했더라도 영변만으로 기본적인 제재들은 해제하고 싶었던 북한만의 생각과 계산차이가 너무 큰 것이 확인된 상황이기에 협상이 진행되기 어려웠겠죠. 그래서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차를 확인하고 회담이 종료된 것이 이번 회담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2) 서로의 카드가 오픈되다
결국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한 이번 회담...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전쟁의 길로 갈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당초 예상 정도로만 합의가 되었더라도 좋지 않았겠느냐, 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 예측한대로 영변 핵시설로 많은 제재 해제를 얻어내려던게 북한의 생각이었다면 당초 예상 정도로 합의가 될 턱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렇다는건 애초에 영변 핵시설과 남북경협, 약간의 UN제재 해제, 연락사무소 등의 합의 내용들은, 그야말로 서로가 노력했던 내용일 뿐, 실상 합의가 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과 북한의 간극이 큰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실무접촉이 계속되자 합의가 잘 안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전망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북미합의가 잘 되지 않기를 바라던 일부 언론의 억측이 아닌 실제 상황이었던 것이죠.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북한 대사관에서 실무접촉 결과를 보고받은 김정은...
이 때부터 고민이 많았을까나?"
미국과 북한의 그런 간극은 바틈업(Bottom-up)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지도자의, 특히 북한 김정은의 운명을 건 결단이 있어야 하는 문제로 탑다운(Top-down) 방식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죠. 미국이야 국내 정치문제, 노벨평화상, 그 정도와 연관된 문제가 북핵문제이지만, 북한은 핵이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하는 전부인 상황에서 제 아무리 북한 경제가 좋아지고 제재가 해제된다고 해도, 핵을 버려 미국에게 언제든 김씨 독재정권이 제거당할 위협에 놓이는 길로 가는 것은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는 문제, 제거 당할 위협에 놓일 김정은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비록 합의에 이르진 못했어도 서로의 속내가 완전히 오픈되는 그런 회담이었습니다. 북미 양국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고나 할까요? 미국도 2007년에 머물고 있는 북한의 속내를 알았을 것이고, 특히 북한은 '비밀 핵시설 2곳'이라는 미국의 카드를 확인한 이상 이 상황으로는 절대 합의에 이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겠죠. 다시 강대강 대결로 갈 것이 아닌 이상, 확실히 양쪽 모두 전략의 수정이 시작될 것이며 특히 북한은 한발 물러선 방안을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잘 된다면 더 나은 결과를 예측하게 합니다. 바로 '빅딜'이죠. 바틈업 방식으로는 시나브로 진행되는 스몰딜의 연속이 진행될 수 밖에 없는데, 탑다운 방식을 통해 서로의 진심이 오픈된 지금, 그 진심을 포함한 딜(deal)이 이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영변핵시설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짐과 동시에, 그토록 바라던 비핵화 절차, 시간표까지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야금야금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화국면이 깨졌던 걸 생각해 본다면, 지금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길, 분명 기대가 됩니다.
애초에 트럼프도 그를 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많다며 여유를 보여온 트럼프는, '우리가 이만큼 알고 있으니 맞춰와라, 어차피 우린 시간 많다'는 생각으로 북한이 좀 더 많은걸 요구하면 더 많은걸 요구하는 식으로 상황을 끌고 갔을지도 모르죠. 2020년말 다음 미국 대선 무렵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그런 합의문이 나오게 된다면 트럼프에겐 최상의 시나리오겠네요. (*포스팅이 지연된 사이 월요일에 나온 보도로는, 미국이 이미 하노이에서 북한에게 '빅딜' 제안을 했다는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인터뷰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이 북한의 과한 요구에 발끈하거나 단순히 고압적으로 나갔다기 보다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협상 결렬과 이어지는 빅딜 시나리오를 유도하고자 치밀한 계산하에 협상을 진행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시간이 많다고 말해왔던 트럼프, 아예 이럴 생각이었나?
모든 것은 트럼프의 계획대로?"
(3) 그래서 다음은 - 중재는 글쎄
이제 당분간은 냉각기가 있을 수 밖에 없겠죠. 북한도 고민이 많을 테고요. 하지만 협상은 반드시 재개될 것이라고 봅니다. 낙관적으로 봐서 그런 게 아닙니다. 협상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일부에선 북한과 협상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럼 뭘 하자는 거죠? 제재는 가할대로 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도 기자회견에서 추가 제재는 생각이 없다고 했죠. 그렇다고 선제공격을 말하는건 아니겠죠? 반대로 북한이 이 판을 깬다는 말은, 지금의 제재를 품고 살겠다는 것, 계속 핵개발을 해 전쟁 및 '참수작전'도 불사하겠다는 뜻밖에 안됩니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말한 '제3의 길'이라는게 그것일까요? 글쎄요. 북한은 미국을 속이는 협상을 시도하기 위해서라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온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적극 중재'를 요청했다고 하죠? 하지만 제가 볼 때 지금의 상황은 적극적 중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저 판이 깨지지 않게 양쪽을 다독이는 약한 중재 정도만 가능하달까요? 물론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미국이 가지고 있는 지난 경험으로 인한 북한에 대한 불신, 그 사이에서 뭔가 중재를 할 여지가 없는건 아니지만, 최종적으로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북한을 지켜줄 수는 없으니까요. 우린 그런 그 두 국가를 대화테이블로 유도해온 것고, 그들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만 해도, 남북 경협을 카드로 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끌고 온 것만 해도 우리가 할 역할은 다 했다고 봅니다. 협상이 진행될 수록 북한을 만족시키는 건 우리의 능력 밖이 되어갈테고 그는 당연한 것입니다.
적극적 중재를 위해 북한에게 제시할 대안 카드가 우리에게 딱히 없다는 겁니다. 북한에게 'UN제재 아니어도 우리가 경제협력 더 많이 해줄께, 이 정도로 미국과 영변 핵시설 폐기 합의보자, 그 다음은 또 다음에 생각하자'라는 이야기를 하는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한인데, 이미 진행된 군사합의들 외에 철도 연결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그 이상이 뭐가 있을까요? 물론 추가 개성공단과 북한 자원 개발 사업등으로 판을 더 벌일 수는 있겠고 이는 북한 경제를 우리쪽으로 더 끌어들이려는 전략적 방향과도 일치합니다. 하지만 북한도 그 의도를 우려하고 있고 이번 회담에서 보인 북한이 원하는 수준으로 볼 때, 우리와의 경협만으로는 북한의 성에 찰 것 같지가 않습니다.
"뭐 그래서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의 톤 다운을 한 것이겠지.
북한에게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일부에선 무슨 앞으로 훈련 안하는 것처럼 보도하던데 정말 참."
제가 생각 못한 우리가 북한에게 줄 수 있는 뭔가가 결국 없다면, 이젠 그저 김정은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얼마나 물러설 것인가... 일단은 그를 기다려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잠시 기다려봅시다. 1년여간 정신없이 돌아간 이 정국, 드디어 도착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 김정은도 생각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긴 할테니까요.
*1년전 시사 정리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18. 2월넷째주 시사} 대북특사 / 무역전쟁과 트럼프
1년 전, 2월말에 끝난 평창동계올림픽으로 평화분위기 조성에 성공한 우리는 북미 대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들이 한국을 방문해 북미대화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딱 그 정도였죠.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나섭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춰야 하고,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고, 아직은 '데면데면'한 양측의 입장을 중재하고자 대북특사 파견을 하게됩니다. 야당에서는 국정원장이 북한을 간다며 난리를 피웠지만, 결국 2018년 3월 5일에 서해직항로를 통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이 북한을 특사자격으로 방문하였고, 그 결과를 들고 3월 9일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바로 백악관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사진이 굉장히 이색적이었던 바로 아래의 사진이었죠.
"백악관 브리핑ㄷㄷㄷ"
그 결과 시작된 것이 문재인 정부 첫 남북정상회담(4월)이었고,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6월)이었습니다. 당시 우린 그야말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북미 1차정상회담때는 그러했고, 이번 2차정상회담때는 그야말로 중재의 역할을 했죠. 남북경협이라는 우리에게도 좋고, 미국에게도 UN제재까지 해제 안해도 되고, 북한의 경제적 목적도 달성시킬 수 있는 그런 대안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 북한은 남북경협을 넘어선 요구를 하고 있고, 미국은 빅딜카드를 던진 상황입니다. 이젠 우리가 중재를 하기 보다는 판이 깨지지 않게 사이를 좀 잘 관리해주는 역할 정도만 할 수 있겠죠. 물론 그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뭐 기억하시겠지만 1차 정상회담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연기를 깜짝 발표하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갑작스럽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었죠. 그 때 아마 우리는 북한에게 '미국이 전쟁하려고 회담 취소한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북한을 다독였겠고요.
이번에도 긴장감이 조성되는 결과가 만들어지긴 했고, 중재는 쉽지 않아졌지만, 북미간 신뢰를 유지시킬 수 있는 역할만 우리가 충분히 해준다면 앞으로의 결과는 기대해 볼 만 할 것 입니다. 물론 리스크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겐 자신감이 있어보이죠? 저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요. 이번주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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