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니예요.
오늘은 오랜만에 맛집 나들이 다녀온 소식으로 인사드려볼까 해요.
올 한해 여행과 산행은 뜸했어도 맛집 나들이는 사실 심심치 않게 다녔었는데
스스로를 여행 블로거라 규정짓고 여행소식으로만 블친님들을 찾아뵈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한동안 격조해졌답니다.
계속 이런 식이다간 블로그 문을 닫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
컴백 인사를 드리는 차원으로 비전문가로서 간단하게 맛집 포스팅을 하려고 해요.
질질 끌며 쓰고 있는 동유럽 여행기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
'쉼'이 좀 필요해서 다음으로 미뤄두구요.ㅎㅎ
파주 맛집 <고향집 시골밥상>입니다.
무엇을 먹을까도 고민이지만 어느 지역 맛집을 방문해 볼까도 고민되는 일~
2주 전, 파주 장단콩 축제장에 잠깐 들려 콩전과 우거지 콩비지를 먹고 온 일이 있었는데
뭔가 미흡하다 싶었던 기억이 되살아나 다시 파주로 향하기로 결정한 후, 파주에서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했답니다.
파주하면 장단콩이 유명하니 두부요리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엔 딸 아이도 함께 하는 맛집 나들이라 콩요리 맛집 대신 한정식 식당인 <고향집 시골밥상>을 찾게 되었죠.
이유는 바로 이 석쇠구이 때문~
쌈밥 좋아하고 고기 좋아하는 딸 아이에게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메뉴판을 받아들고 살펴 봅니다
고향정식+ 솥밥이랑 고향밥상 중에서 어느 것으로 주문할까 쬐끔 고민하다가
고향밥상으로 주문했어요.
황태구이와 더덕구이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데
그리 선호하는 음식도 아니고 해서
음식값 좀 아꼈죠.ㅋ~
먹을 땐 의식하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 밥도 솥밥이 아닌 공기밥이었단 차이가 있었네요.
주문을 하고 나니 얼마 후 따끈한 묵사발이 먼저 나와서 개인접시에 나누어 담았어요.
아마도 묵사발이 전체 요리 같은 역할을 하는 건가 봐요.
맛은 약간 밍밍한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린 묵사발을 좋아하기도 하고 짜지 않은 것도 맘에 들어서
타박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는데
보편적으로 좋아할 맛인지는 모르겠어요.
묵사발이 비워지자
반찬들이 한꺼번에 상위에 차려지기 시작~
마지막으로 된장찌개와 석쇠구이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나서
상차림이 완성되었답니다.
달래향이 가득한 된장찌개를 비롯해
음식들이 대체적으로 짠 맛이 강하지 않은게 맘에 들었고
나물들도 건강한 맛이어서 좋았답니다.
간장 게장은 제 입맛엔 덜 맞았지만 객관적 평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껏 간장 게장을 맛있게 먹은게 두 세 번 정도 밖에 안되거든요.
대신 그 두 세 번의 간장 게장은 두고 두고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었던 간장게장이라
가끔씩 간장 게장을 먹고 싶단 생각이 나게 하곤 했어요.
제 경우엔 일단 짜지 않고 비린 맛이 안나야 맛있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간장 게장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 먹은 간장 게장은 제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듯 해요.
가장 게장은 흡족치 못했지만 석쇠구이는 연탄불에 특수하게 구워냈다더니
정말 불맛이 나고 맛있게 느껴져서 젓가락이 바쁘게 왔다갔다 했답니다.
콩이 유명한 지역이라 그런지 두부 김치의 두부도 아주 고소했던 것 같구요.
물김치는 적당히 익어 숟가락을 자주 불러댔고
샐러드도 상큼 달콤 맛있어서 딸아이와 경쟁하듯 먹었네요
잡채의 경우, 맛은 괜찮았으나 오래전에 담아둔 음식인 것처럼 윤기가 부족해서
시각적으로 덜 맛있어 보이는게 아쉬웠고
처음부터 불만이었던 건 상추 인심이 너무 박했단 거였답니다.
상추값이 요즘 어떤가 잘은 몰라도 고기의 양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리필 할땐 좀 넉넉히 주려나 했는데 리필할 때도 마찬가지.
쌈 좋아하는 딸아이와 저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죠.ㅜㅜ
맛있게 먹은 음식과 보통의 맛을 가진 음식들이 섞여 있어
엄청 맛있는 집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할 순 없지만, 평균이상의 맛인 것 같긴 하고
푸짐하고 다양하게 먹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다녀오셔도 좋을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이왕 맛집 나들이를 나왔으니 밥만 먹고 끝내기는 아쉬운 일~
그래서 이번엔 차 한잔 할 수 있는 <고갯마루 쉼터>로 이동했답니다.
시간이 허락되면 근처의 보광사를 먼저 들렸다 와도 좋으련만
눈도 내릴 것 같고 해서 너무 늦지 않게 돌아가기 위해 보광사는 생략하고 찻집으로 직행했네요.
자그마한 통나무 오두막집처럼 생긴 이 곳은...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도 사용되었던 곳으로
사진에 있는 <달콤한 원수> 뿐만 아니라 제가 즐겨보았던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촬영지이기도 했다는데
어느 부분에 나왔는지 기억은 안나고 궁금은 해서 다시보기를 해야하나 생각 중이랍니다.ㅋㅋ
차가운 초겨울 바람에 몸을 떨다 안으로 들어서니
요즘 보기 드문 난로와 그 위에 얹혀진 주전자의 모습이
몸과 마음을 따뜻히 데워주며 몇 십년 전으로 시간여행까지 시켜주더라구요.
세련된 인테리어의 홍수 속에서 그것이 당연히 더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살다가
문득 아날로그적이고 옛 감성이 가득한 곳에 들어서고 보니
좋다, 싫다와 같은 단어들로는 표현하면 안될 것 같은...
하지만 어휘력 부족으로 적당한 말은 찾아낼 수 없는 그런 느낌을 받았네요.
메뉴판도 다른 카페에서 보던 메뉴판과는 다른 듯 하죠?
불면증이 심한 저는 불면증에 도움을 준다는 대추차를 주문했고
짝꿍은 신이 선물한 최고의 선물이라는 천연 벌꿀차를, 그리고 딸 아이는 녹차라떼를 주문했는데
벌꿀차야 당연히 단 맛이 날 수 밖에 없지만
대추차와 녹차 라떼는 단 맛이 강하지 않아서 정말 좋았답니다.
밥을 배불리 먹지 않은 상태라면
군밤이나 군고구마 같은 주전부리를 곁들여도 좋았을텐데
차 이외에 다른 것이 들어갈 자리가 더이상 남아 있지 않은 듯 하여
주전부리는 생략할 수 밖에 없었네요.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이랍니다.
1985년부터 있었다니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다녀갔는지는
사방 벽이 이런 흔적들로 가득차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겠더라구요.
오랜 시간이 흐르고 다시 와서 보면 그것도 추억일텐데
우리도 추억 한 장 남겨놓을 걸 그랬나 봐요.
맛있게 흡입하다 보니 찻잔이 어느새 빈 컵이 되어 있네요.
이렇게 차를 다 마시고 난 컵은 기념으로 가지고 가도 된다는 사실~
요즘은 밥값보다 차값이 더 비싼 곳도 수두룩한데
건강에 좋은 차를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마실 수 있으면서 컵까지 가져가져 갈 수 있다니...
정말 여러가지로 놀랍고 매력적인 곳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음엔 요런 것들 구입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더 들려봐야겠단 생각이...ㅎㅎ
아무튼 즐거운 추억도 남기고...
더욱 좋아진 기분으로 밖으로 나온 우리들!!
밖으로 나오자마자 내리기 시작한 눈을 차 창을 통해 바라보며
불 밝힌 오두막 카페 <고갯마루 쉼터>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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