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을 찾고 글쓰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첫 문장을 쉽게 완성하기 어렵다. 오늘이 세번째 글쓰기 수업이다. 집에서 나와 도서관까지 걸어온다. '이렇게 수업에 참여하다보면 조금씩 실력이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발걸음에 힘이 실린다.

   나는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다. 참석을 잘 못하지만 독서모임도 나간다. 아이들 어릴때부터 도서관도 다니고 있다.
볼일을 마치고 도서관을 지날때면 자석에 이끌리듯 들어가 '신간은 뭐가 있나?' 보기도 한다. 나는 쉬운책, 읽기 가벼운책을 좋아한다. 어디서 좋다고 추천하는 책을 읽기도 하지만, 삶을 심플하게 살고 싶은 욕구인지 그런책들이 좋다. 내 마음을 표현한듯한 낙서같은 책 말이다. 얼마전 읽은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에요' 라는 책이 그랬다. 일상의 글들이 나에게 공감을 부른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것이 기쁘다. 내 남편이 말한것과 똑같은 말을 책 속 남편이 말한것도 신기하다. 내 입장에선 진심으로 솔직한 책이였다. 글쓰기 수업 첫날 선생님은 글이 솔직해야 한다고 하셨다. 글감에 맞춰 글쓰기를 하는것도 초보자에겐 쉬운일이 아니다.

   그동안 내가 한 독서는 좋아서 즐기는 독서였다. 여유있게 책이라도 읽고 있으면 자신을 관리 잘하고 있는거 같아 안심이 됐다.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동안 편식했던 독서 취향을 넓혀 보는것도 중요하다. 며칠전 도서관에서 책을 몇권 빌렸다. 독서모임 책을 먼저 읽으며 평소보다 신중하게 읽었다. 예전에는 내용위주로 읽었고 관심문장은 휴대폰에 메모하는것에 그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가가 표현한 문장, 문장길이를 본다. 헤깔리는 맞춤법도 본다. 특이한 단어, 어휘도 순간순간 체크한다.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보는 내가 기특하다.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을 주문했다. 다독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몇권의 책과 지난 화요일 주문한 책이 오늘 도착했다. 쇼파 한쪽 끝에 쌓여있는 책들을 본다. 나 저 책들 열심히 읽을거다. 어떤 책 부터 읽지? 틈틈히 책읽는 시간을 만들어 마음을 채워 나가야겠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내가 빛나보인다.

   책속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정보도 있다. 알고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는데 의무적으로 읽다보면 내게 불필요한 부분에 눈을 감아버린다. 제발 그런 문장이 없길 바라지만 그럴땐 똘끼 있는 작가가 원망스럽다. 아들이 고삼때 전공 관련 독서를 하는게 좋다해서 내가 빌려와서 먼저 읽은책이 있었다. 범죄 관련책을 전직 형사가 쓴 책이였는데 읽으면서도 무섭고 혐오스러웠다. 그책을 읽고 며칠동안 무서움증으로 두려워 했던기억이 있다. 웬만하면 포기했을텐데 고삼엄마의 의무감으로 읽은것 보면 엄마의 힘이 독서에서도 나오는듯 싶다. 이런 책들도 읽었으니 낙서 같은 글들도 쓸수 있다.

   아랫지방은 이미 꽃잔치가 한창이다. 자연이 보여주는 경이로운 꽃 파티를 나는 기쁜마음으로 환영한다. 내가 좋아하는 라일락은 예쁜꽃이 피고 진후에 이파리가 천천히 나온다. 바람이 불때마다 진한향이 코끝을 스치면 어찌나 행복한지...나는 라일락 같은 독서의 향기에 취하고 싶다. 나중에 나오는 이파리처럼 독서를 통해 성장하고 싶다.

   파릇파릇 새싹이 계절이 지나면 진하게 울창해지듯이 시간이 지나면 내 독서취향도 다양해지고, 글쓰기에 대한 자세가 편해졌으면 좋겠다.

이런 내 맘도 모르고 노안이라는 방해꾼이 시야를 흐릿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