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수 순환열차를 타고 종착지에 이르면 호수 오리배타기. 물풍선 던지기 및 서바이벌 총쏘기 등등의 놀이기구들이 있고 쏘세지와 닭고기 등을 여민 꼬치를 비롯한 이런저런 간단한 요기꺼리들이 승객들의 발걸음과 시선을 붙잡는다. 그러나 멋거리나 놀이기구들이 허접하고 또한 조금은 지저분하다는 느낌으로...  가까이 닥아가지질 않는다. 하긴 이 모든 것의 눈높이를 베트남사람으로 하여야 할터인데 잘나지도 못한 한국인의 눈높이로 그런 것을 보고 판단하니... 그러나 어쩌란 말이냐? 이미 누리던 것으로부터의 습관이 내게 있는 것을...

 

그래도 20여분의 시간을 보내야 할터인데... 싶어 아영이를 데리고 이곳저곳, 이것저것을 둘러본다. 그러던 차에 굵직한 나무기둥에 온갖 물감들이 범벅을 하고... 그 사이에 있는 양철 과녁판에 물감들이 사방으로 튀면서 땅땅 소리를 내는 사격장을 발견했다. 아영인 무섭다고 선듯 나서질 않았으나 마땅히 할 것도 없는 수십분의 휴식시간. 집사람의 꼬득임과 나의 유혹으로 인하여 아영이는 쭈빗쭈빗 서바이벌 사격장 안으로 들어섰다.

 

 

사격 지도를 받고 있는 아영이

교관이라 이름하는 주인장의 가르침에 따라 생전 처음 서바이벌용 물감총을 쏘고 있는 아영.

그런데 이놈의 자세 좀 보소. 특히 발모양좀 보소. 마치 택견의 발걸이 자세같다는 생각이다.

 

자세가 엉망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어린이가 거총자세를 잡기엔 높이가 맞지 않은 탓에 거총대에 프라스틱 바구니를 올려놓고

겨눔 자세를 교정하고 있으니... 허술해도 너무 허술하다.

 

과녁을 째려보는 아영

가늠자 쪽의... 떠야 할 눈을 감고 감아야 할 눈을 뜨고... 한쪽 눈을 감고 앞을 봐야 하니... 

오만상을 찌푸리고... 뭔가를 해보겠다고 열심 다하는 아영...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너무도 좋아서 내 핸드폰 메인화면으로 저장하곤 종종 혼자서 보곤 낄낄 웃는다

 

보다 못한 엄마도 한발 거들고 나서고... 그런 엄마가 쏘는 과녁을 꼴쪼롬히 들여다보는 아영.

이내 아빠도 쏴보라고 하는데.. 아빠야 가까운 거리, 큼직한 과녁판... 딱 딱 거리며 백발백중.

어릴적(아영이보다 쬐끔 더 컸을 무렵)부터 못을 비닐우산살에다 고무줄로 칭칭 묶어 화살을

만들고 비닐우산대를 길게 반토막내어 만든 활로 6형제가 두패로 나눠져 실제 쏘아대던 시절도

있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교련이라는 과목으로 군사 훈련에 이어 한국의 남정네들은 웬간하면 

총으로 상대편 죽이기를 배우게 되는 군대도 갔다오게 되고, 한국의 놀이터엔 대부분 공기총으로

과녁을 맞춰 인형 따먹는 놀이가 있음으로... 처음 접하는 아영이와 엄마보단 백번 낫지 않을까...? 

 

시샘으로... 총 이리 줘. 내가 쏠꺼야.

도전을 받으니 혼자서도 나름 과녁을 종종 맞춰가고 있다. 어쩌다가 과녁판에 명중되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빨간 물감이 번지자... 그것에 괘감을 느끼는지 onE MORE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