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직장의 동료들과 전화를 나누고 난뒤엔 우울해하는 것같더니만... 어느날 갑가지 "달랏가자~"고 하여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달랏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다.

무이네가자. 나짱가자 했지만 그곳은 덥고 달랏은 시원하다고 한다. 3월의 달랏...? 아직은 춥다고 하니 그래서 가자는거다 란다. 더운 호치민을 피하여 추운 달랏을 가자는 게다. 아영이는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자는 이야기에 어디든 좋다고 하더니 엄마가 달랏하니 역시 아영이도 달랏 하고 만다.

 

침대 버스에 누워 잠을 청하는 아영. 아빠가 카메리를 들이대자 찍지 말라고 손사레를 친다.

지난 번엔... 갈때는 버스. 돌아올 때는 항공을 이용하였으나 이번엔 가고 오고를 모두 버스로 하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번의 달랏여행에서의 항공... 종종 연착 및 취소가 되는 저가항공인 비엣젯을 피하여 베트남항공을 이용했음에도 4시간이나 말없이 연착함으로 인해 공항에서 무려 대여섯 시간을... 밥도 사먹고 물도 사먹고 하면서 참으로 지루하게 기다려야 했던... 오후에 돌아와 해떨어지기 전에 집에 도착하려니 했으나 늦은 밤에나 힘겹게 집에 도착했던 악몽이 싫다면서 이번엔 버스로 가고 오자고 집사람도 그렇거니와 아영이가 강력이 주장한다. 나도 돈 덜 들어가니 싫다할 이유없고...^^

 

사진찍기를 거부하던 아영이... 그러나 이내 깊은 잠속에 빠저든다.

집에서도 멕스가 되든 뽀로로가 되든 삐삐가 되든... 인형 하나를 안고 자는 습관이 있는 아영.

이번 여행에도 그 중의 하나를 집에서부터 들고 나와... 꼭 끌어안고 잠속으로 들어간다.

 

 

반듯이 누어자던 아영이가 옆으로 누었다. 흐흐~~ 이젠 흔들어도 안 일어난다.

옆으로 누우면 이미 깊은 잠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말이다. 묘한 것이 나도 모로

누워야 잠이 든다. 역시 집사람도 옆으로 누워 잘때는 시릉시릉 잔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진다.

자다가 물이라도 마시려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3명이 모두 옆으로 나란 나란이다.

 

달랏의 아침...

아~ 짙은 안개다. 그래... 이래야 달랏이다. 이래서 나는 달랏을 좋아한다.

역시 집사람도... 안개가 끼었다. 안개가 너무너무 예쁘다...며 밤을 달려 방금 도착한 피곤한

아영이를 재촉하여 밖으로 나간다. 그도 그럴 것이... 호치민에선 안개 낀 날보기가 매우 힘들다.

어쩜 평생을 안개가 있다는 것만 듣고 읽어서 알뿐 실제론 보지도 못하고 인생 마치는 사람도

있으리라. 그런 안개, 그것도 도착하자마자 만났으니 어찌 아니 반가울까...

 

흐흣~~ 누가 모녀 아니랄까봐 저리도 닮았는가? 이젠 아영이가 제법 컸다.

엄마의 어깨를 넘어섰다. 그런 모녀가 안개낀 달랏 호수변을 흐느적거리며 걷는다

 

짙은 안개. 입 마스크 사이로 김이 서려 안경이 뿌연해진다. 그것을 닦아주며

 

사진 찍는 이를 위하여 포즈도 취하면서 그렇게 짙은 안개 낀 길을 걷는다.

 

 

달랏 시내변의 호수 위엔 운무가 피어나고... 길가는 나그네의 어께사이로도 찾아와 춤을 추다가

조그마한 물끼가 되어 살짝 내려 앉는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눈앞으로 닥아온 한 무더기 물안개는

속이 더운 나그네의 입을 통해 토해지는 엷은 입김과 함께 어울러져 바람결을 따라 어디론가

흔들거리며 사라져 간다. 그가 사라진 곳을 그의 동료들이 찾아와 빈 공간을 채운다.

그렇게 한참이나... 아침 해가 중천에 이르도록 안개는 호수를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