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사건 재판에서 법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2부 (부장판사 김정운)는 2월 17일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 7명에게 내란음모,내란선동,반국가단체 찬양 선전 동조, 이적표현물 소지죄를 적용, 모두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벌어진 첫 내란음모 사건의 1심 판결에서 이석기 의원에 징역 12년이 선고됨으로 앞으로 있을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듯합니다.

그러나 재판부가 내린 이번 판결에 대해 피고인측 변호인은 "정해진 결론에 일사불란하게 꿰맞춰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재판부가 검찰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불확실하고 오류가 많은 증거와 진술을 채택한 부분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유죄 판결에 대한 반응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이 사건을 여러모로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새누리당-당연, 민주당-침묵, 새정치연합-충격'

이석기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자 각 정당 대변인들은 신속하게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의 국회 진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이런 논평은 이석기 의원 재판을 6.4 지방선거와 연계해, 민주당을 압박하려는 속셈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런 식의 논평은 향후 박근혜 정권 내내 공안정국을 조성, 정치 반대 세력을 억압하려는 공격 방식으로 이어질 듯합니다.


새누리당이 장문의 논평을 내놓은 것과 달리, 민주당은 단 3줄의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민주당이 이렇게 짧은 논평을 내놓은 이유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혹여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제1야당의 이런 모습은 증거주의 재판에서 증거에 진실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회피한 비겁한 처사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박근혜 정권이 벌이고 있는 공안 정국과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점은 과연 민주당이 야성을 가진 제1야당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주축이 된 '새정치연합'의 금태섭 대변인은 '현직 국회의원이 내란음모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데 대해 다시 한 번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금 대변인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논평함으로, 새정치연합이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 보수와 뜻을 같이하거나 그쪽으로 걸어가리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이석기 의원의 재판 결과에 대해 정치권은 재판의 본질보다는 자기 정당에 유리한 부분만 차용하여 생각하고 가는 정치인다운 모습만을 보여줬습니다.

' 오히려 한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외신들'

한국의 정당들이 각자 유리한 부분만 말했던 점과 비교하면, 해외 언론들의 반은은 본질적인 민주주의와 정치 분야의 후퇴 상황을 더 상세히 전달했습니다.

▲외신 부분에 대한 글에는 정상추가 번역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뉴욕 타임스는 2월 18일 ‘South Korean Lawmaker Convicted of ‘Revolutionary’ Activities-한국 국회의원 '혁명' 활동으로 유죄판결’ 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석기 의원이 군사독재자들이 사용했던 이래로 '내란음모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첫 한국의 국회의원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웹싸이트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트위터에서 북한 선전물을 리포스팅한 것으로 여전히 국민들이 체포되고 있는 남한에서 어떤 것이 내란 음모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일으켰다'는 문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뉴욕 타임스의 기사는 대체로 이석기 의원 재판을 정치적이며 이례적인 판결로 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석기 의원 재판을 소개하면서 첫 문장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휴전선 너머로 첫 총성이 울리자마자 이석기는 기간시설을 파괴하고 폭동을 일으키는 등 한국의 방어력을 약화시키는 계획에 착수할 것이라고 검사가 말했다.'(파이낸셜 타임스 기사, 번역:정상추)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사 내내 '공포정치'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며 ' 북한 트위터 계정의 글을 리트윗한 코미디언'의 사례를 들기도 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이석기 의원 재판을 대중으로부터 국정원 대선 개입 혐의를 돌리려는 방법에서 시작됐다는 주장들을 전하면서, 사건의 본질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깊이 있게 다루기도 했습니다.

' 법원 인정 증거에 의문을 제기한 민변, 국제 엠네스티'

재판 결과에 따른 다양한 반응 속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재판부가 인정한 증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민변은 재판 초기부터 <녹취록의 오류, 녹음파일의 위ㆍ변조 가능성, 증인의 불확실한 증언 등>으로 사실관계 확정 자체가 무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민변은 5.12 모임 참석자의 절반이 여성이었으며, 내란에 대한 결의문 한 장이나 구체적인 계획, 현 정부의 전복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는데도 법원은 내란음모의 유죄를 인정하였다며 재판부를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재화 민변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은 '증거주의에 입각한 판단이 아니라, 국정원과 경찰이 조성했던 여론 재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도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증거들이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계획하거나 선동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국제앰네스티 김희진 한국지부 사무국장은 '국가안보를 유지해야 하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이것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이석기 의원과 관련된 인물들이 가진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사상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을 따르지 않는다고, 불확실한 증거를 채택하여 정치적 판단으로 내린 유죄 판결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국가 안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양심과 사상의 자유, 그리고 인권을 훼손하는 국가 권력의 공포정치로 이용되는 것은 단호히 반대합니다.

이석기 의원의 재판 결과로 박근혜 정권에서는 그 누구도 마음대로 말할 수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자기 생각을 함부로 말하다가는 다음에는 아이엠피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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