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와 아람어에 대한 이해

 

이지명 |

가 히브리어

 

 
1. 히브리어의 위치

셈어는 크게 동 셈어군과 서 셈어군으로 나누어지는데 히브리어는 아람어와 함께 서 셈어군 가운데 북서 셈어군에 속하며 그 중에서도 가나안어에 속한다. 이에 속하는 다른 언어로는 우가릿어, 페니키아어, 모압어, 에돔어가 있다. 따라서 이 언어들은 히브리어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리고, 가나안어는 다시 동부 가나안 어족, 북부 가나안 어족, 남부 가나안 어족으로 분류되는데 모압어, 에돔어, 암몬어, 히브리어는 남부 가나안 어족에 속하며, 아모리어는 동부 가난안 어족에 속한다.

 

2. 히브리어의 명칭

구약의 언어를 가리켜 직접 '히브리어'라고 언급한 곳은 구약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가나안 방언' (사 19'18) 또는 '유다 방언' (왕하 18 : 26-28 ? 대하 32 : 18 ; 느 13 : 24 ; 사 36'1郭이 라고 표현한 곳은 여펀 있다. 다만 아람어가 아람인이 쓰는 말을 가리키듯, 히브리인들이 쓰는 말을 히브리어라고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스라엘 민족을 지칭하는 명칭인 '히브리인'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으나. 학자들은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의 남부 지역인 고대 수메르-아카드(Sumerian-Akkadian) 지역에서부터 팔레스틴으로 건너왔기 때문에 '건너온 자'란 뜻의 '이브리'가 그 어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성경에서 최초로 '히브리 사람'이라고 표현한 곳은 창39'14이며, 그것은 이방인들이 이스라엘을 가리켜 표현한 말이다. 그후 이스라엘 백성들도 스스로 이 명칭을 즐겨 사용했던 것 같다(출1 . 19). 이런 이유로 해서 B.C. 1訓년 경부터 유대 랍비들이 공식 적으로 '히브리 어 '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며 , 유대 사가 요세푸스는 히브리어 와 아람어를 통칭 하여 '히브리 인의 언어 '라고 했다. 그리 고 신약 성 경에도 '히브리 말' (요 5:2;19'13) 또는 '히 브리 방언' (행21 :朝)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3. 히브리어의 역사

히브리어는 그 역사적 변천에 따라 성서 히브리어. 미쉬나 히브리어, 중세 히브리어, 근세 히브리어로 구분될 수 있다.

 

1) 성서 히브리어

성서 히브리어는 고대 히브리어로서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으로 이주해 온 후 초기 가나안어를 배워 사용한 것 이다. 1929년 가나안 지 역 과 그 근방에서 발견된 수많은 우가릿(Ugarit) 문서 들이 대부분 히브리어의 고어체인 베니게 방언으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을 입증해 준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 이러한 성서 히브리어는 모국어로서 계속 사용되어 구약 정경의 마지막 책인 말라기가 기록된 이후에도 널리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구약 외경인 집회서와 같은 경우 B.C. 2C 경의 작품인데 고대 히브리어로 기록되었으며, 쿰란에서 발견된 많은 문서들 역시 성서 히브리어와 근본적으로 같은 언어로 사용되었다. 이로 볼 때 성서 히브리어는 로마 통치하에서 기독교가 성립되기 직전까지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미쉬나 히브리어

이는 주로 탈무드와 같은 유대 랍비들의 문헌에 사용된 히브리어로서 B.C. 220-70년 경에 주로 사용되었다. 이 미쉬나 히브리어는 구약 시대 팔레스틴의 구어(口語)가 발전한 것으로서 고대에는 주로 평민들이 쓰는 언어였으나 이때에 이르러 랍비들과 같은 엘리트의 언어가 된 듯하다. 따라서 고대 히브리어에서 갈라져 나온 한 방언으로 볼 수 있는 미쉬나 히브리어는 성경의 고대 히브리어에 비해 다양한 시제(時制)로 표현되기도 했으며 진행형 시제도 있었다. 최근에 발견된 바르 코크바(A.D. 132-135년 사이에 로마에 저항하여 폭동을 일으킨 자)의 편지도 미쉬나 히브리어로 적혀 있었다.

 

3) 중세(中世) 히브리어

이 때에 이미 성서 히브리어는 완전히 사어(死語)가 되었지만, 몇몇 유대인들에 의해 단지 문어체(文語體)로만 사용되기도 했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야살의 책'(Book of jashar)을 들 수 있다. 특히 스페인의 황금 시대에는 유능한 문필가들에 의해 산문과 시에 사용되기도 했었다.

 

4) 근세(近世) 히브리어

이스라엘 국가의 공식적인 언어인 근세 히브리어는 19, 20세기 서구의 문학적, 과학적 영향을 받아 현대 생활에 적합한 새로운 언어로 개혁된 언어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많은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이 언어는 오늘날에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언어는 성서 히브리어와는 거의 다른 언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4. 히브리어의 언어학적 특징

북방 셈어 가운데서도 증부 계열에 속하는 히브리어는 고대 셈어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대부분 가진 전형적 셈어이다. 히브리어의 특징은 대략 2,000개에 해당하는 기본 어근이 있고 그 어근의 변화로 다양한 단어가 파생한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기본 어근의 뜻만 파악하고 있으면 어느 한 단어의 뜻을 대략 짐작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 단어에 담긴 히브리인의 사고 방식도 엿볼 수 있다. 히브리어의 파생적 특징과 연관된 것으로 그 전체 어휘가 매우 적다는 사실도 들 수 있다. 성경을 예로 들자면 고유 명사를 제외 하고 성 경에는 5,000여 단어 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도 자주 사용되는 것은 500단어도 채 안된다.

한편 히브리어의 문자 기록은 22개의 자음(字音)만으로 오른쪽에서 왼 쪽으로 기록된다.

따라서 동일한 어근에서 파생된 많은 어휘로 구성된 히브리어의 구성상 자음만을 표기하다 보면 서로 다른 단어가 동일하게 표시될 수 있다. 그러나 각 단어는 동일하게 표기되어 있더라도 당연히 각 경우마다 발음이 다르며 그 문맥과 위치와 배열에 따라 뜻이 구별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보자에게는 매우 난해하다. 그리하여 히브리어가 사어가 된 후에는 이처럼  자음만으로 표기된 히브리어의 정확한 독법과 문장 구분의 파악을 위해 원래의 히브리 문자에는 없는 모음을 만들어 붙였는데, 이것이 소위 맛소라 모음 부호이다.

이상 두 사실의 실례로 똑같이 '정돈하다'는 뜻의 동사 '다바르'(171)에서 파생한 세 명사 '도베르'( ㄱ31), '다바르'(131), '데베르'(13ㄱ)를 들 수 있다. 즉 동사 '다바르'의 '정돈하다'는 측면에서 초장(草場)이란 뜻의 '도베르' (미 2 : 12)가, '말하다'라는 뜻의 '다바르' (창 11. 1)가, '파괴하다'란 뜻의 '데 베 르' (시 78 : 訓) 가 각각 파생된 것이다. 그런데 이들 세 단어는 그 뜻과 발음은 서로 다르나 어근만 표시하면 '다바르' ( 131)가 된다.

그리고 히브리 자음 문자 기록에는 모두 다 '다바르'로만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이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 모음 부호를 단 것이 맛소라 모음 부호이다. 또한 동사에는 과거, 현재, 미래와 같이 세분된 시제는 없으나, 다만 동작의 종료와 미종료를 나타내는 완료형과 미완료형의 구분은 매우 정확하다. 히브리어는 이를 적절히 사용하여 문맥 안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나타내며 강의적인 행위, 사역적인 행위를 나타낸다.

그리고 약간의 변화 어미를 첨가하여 가정, 회구, 명령, 의문 등도 나타낸다. 또한 문장 구조 내에서의 인칭대명사는 주어를 제외하고는 독립 표기되지 않고 접미어의 형태로 동사나 명사 뒤에 붙는다. 그리고 명사나 동사의 합성어가 거의 없다는 것도 히브리어의 큰 특징이라 하겠다.

 

 
5. 히브리어의 문학적 특징

 히브리어는 본질적으로 간결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며 구상적(具象的)이다. 이것이 히브리어의 일 차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라틴어나 헬라어는 복문(複文)을 사용하여 복잡한 사상도 표현할 수 있지만 히브리어는 다른 문장을 종속(從屬)시키지 않고 대체로 접속사를 사용하여 문장을 등위(等位)시켜 나열하는 간결한 표현법을 쓰고 있다.

예컨대 창25 : 33,製을 문자적으로 번역해 보면 '그러나 야곱은 당장 내게 맹세하라고 요구했다. 에서는 맹세했다. 그리고 장자의 상속권을 야곱에게 팔아 넘겼다‥‥이렇게 에서는 자기의 상속권을 경흘히 여겼다'가 된다. 이처럼 분사나 형용사, 부사의 사용이 없이 동사와 명사만을 사용하는 문장의 간결성은 히브리적 사고 방식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헬라적 사고의 특징이 논리적이라면 히브리적 사고의 특징은 직설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히브리 어는 장엄 하고 숭고하며 운율적 (韻律的)인 것이 특징 이 다. 그리고 활력과 정 열이 넘치는 언어이기 때문에 열렬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언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히브리어 자체의 시적인 특성 때문에 산문으로 기록된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도 운율을 느낄 수 있다.

 

 
나. 아람어

 

 
1. 아람어의 특징

성경에서 아람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곳은 창31 : 47인데, 라반이 야곱과 맺은 언약의 기념으로 쌓은 돌무더기에 붙인 이름 '여갈사하두다'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아람어'라고 하는 명칭은 왕하 18: 26에 처음 나타난다. 그리고 고고학적 연구에 따르면 B.C. 1000년 경의 애굽 비문에 아람어 흔적이 나타난다. 그리고 학자들은 약 천년 간에 걸쳐 있는 비문들에 근거해서 아람어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즉 북수리아 비문에 나타난 고아람어(B.C. 10-8C), 앗수르 비문에 나타난 공식 아람어(B.C. 8-7C), 바벨론 서판의 신바벨론어(B.C. 脚5-類9년), 페르시아 아람어(B.C. S39-333 년), 수리아와 팔레스틴의 레반트 아람어(B.C. 721년 이후), 중간사 후기와 신약 시대의 팔레스틴 유대교 아람어 이다.

성경의 아람어가 히브리어와 다른 점은 주로 치찰음(齒擦音)보다 치음(齒音)을 사용하고 있고, 많은 외래어를 수용하여 그 어휘가 풍부하며, 접속사의 종류가 많다는 것 등이다.

아람어는 히브리어 만큼 시적(詩的)인 데는 없지만, 법률가의 언어처럼 정확하고 명료하여서 정확한 표현을 하는 데는 적합한 언어이다.

 

 
2. 아람어의 영향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람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포로 시대 전후로 보고 있다. 왕하18 : 26에 의하면 B.C. 701년 경 아람어가 외교 용어로 사용된 사실이 있지만 일반 평민들은 아람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람어는 B.C. 7세기에 이르러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일상어가 되었고, 바벨론 포로 시대(B.C. 6C) 이후 팔레스틴 지역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페르시아 시대에도 아람어는 공용어(公用語)로서 히브리어와 함께 병용되었다. 그러나 B.C. 2세기 경부터 히브리어는 랍비들이 미쉬나를 기록할 때 사용하는 문필용(文筆用)이 되어 버렸고 구어(口語)로는 거의 아람어를 사용하였으며, 이는 로마 시대 헬라어로 대치되기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그리고 아람어는 미쉬나 히브리어 이후 지속적으로 히브리어에 영향을 미친 사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즉 미쉬나 히브리어에 나타난 시제의 발전은 결국 아람어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인들은 자신들의 문자 각각에 고유한 수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엇다. 이는 수리적 의미보다 점술적 의미가 강한 듯하다. 본래 고대 히브리 문자에는 모음부호가 사용되지 않았다. 이는 A.D.6세기 경의 맛소라 학자들이 각 단어의 발음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고안한 것이다

출처 : 창골산 봉서방  |  글쓴이 : 봉서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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