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무렵 전화벨이 울렸다.
"김XX 고객님~ 신청하신 여행상품이 출발확정되었습니다~"
아싸!!! 드디어 떠난다.
새 봄과 함께 계획했던 여행!
달러가 오르고,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여행은 사치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어디로 갈지보다, 최대한 저렴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래서 열심히 찾아낸 여행상품!
역시, 중국이 제일 쌌다.
상해-소주-항주, 3박 4일..
가격이 14만9000원이다.
비행기도 아시아나항공!
의례히 가격을 싸게 해서 손님을 끌어놓고,
'불포함내역'에 유류할증료를 10만원 넘게 붙여놓는 다른 상품과 달리
추가비용은 중국단체비자 3만원 밖에 없다.
그래서 예약을 했는데, 오늘 드디어 출발이 확정됐다고 연락이 온것이다.
아시아나를 타고 가고,
호텔에서 3박을 해야하고,
매끼 식사도 다 챙겨준다는데, 어떻게 이 가격으로 가능할까...싶지만
예전에 발리 5박6일도 299000원에 갔었고
중국 북경도 189000원에 다녀와본바,
가격대비 만족스런 여행이었다.
어떤 여행이든, 내가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일테니까...
해외 여행....
뭔가 기분전환이 필요할 것 같은 시점.
내겐 여행보다 좋은 약이 없었다.
일상 속에서는 아무리 기분 전환을 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쉬겠다고 누워있어도, 해야할 일들이 머리 한 구석에서 떠날줄 모르고
일 때문에 날마다 수십통씩 울려대는 전화도 쉬는 날은 벗어나 있고 싶은데
안 받으면 큰 죄를 짓는 기분이다.
그래서, 정말 기분전환을 하고 싶으면 일상을 탈출해야 하고,
그 일상탈출에는 여행이 제격이다.
몇일동안 일상을 벗어나 있다 오면
내 일상이 그립고, 또 뭔가 해야할일,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여행 가느라 못했던 일이 있다면, 미안한 마음에라도 갔다와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하루라도 젊을 때 '보다 넓은 세상', '보다 많은 세상'을 만나자는 것은 나의 좌우명이다.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세상도 넓고 크지만,
직접 발품 팔고 다니면서 느끼는 세상은 차원이 다르다.
여행을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난 삶에 "두려움"이 없어졌다.
지난 여름, 배낭 하나 짊어지고 떠난 몽골여행.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사막에서도 지냈으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천국이다.
열흘의 일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난 정말 이제 못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 하나 알아가면서 "세상에 대한 나의 관심"이 커졌다.
학창시절 내 머리를 아프게 했던 세계사...
하지만 한 나라 한 나라 다녀보면, 그 나라의 역사에 관심이 생기고,
직접 눈으로 보고, 또 귀로 듣고, 책을 통해 보다보면
넓은 세상이 자연스레 내 안으로 흡수된다.
"하루라도 젊었을때" 여행을 떠나자...
여행은 두 다리 튼튼하고, 체력이 남아있을때 다녀야 한다.
그래서, 노후를 대비해 돈을 모으기 보다는
돈이 조금 모이면 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야말로 내 삶에 활력을 주는 확실한 보험이니까..
그리고 여행을 통해 얻는 이러한 경험이야말로
나를 더 멋진 사람으로 늙어가게 할테니까...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 그 설레임도
영양제를 몸 속에 투여하는 것만큼이나 일상에 활력을 주는 자극이다.
뭔가 신나는 일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 시간까지 가는 길이 어쩜 그 신나는 일 자체보다 더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상탈출을 꿈꾸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난 더 이상 무기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