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필독도서"라는 이름하에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던 책.

그 책을 학창시절이 아닌 독서에 한참 물이 오른 30대에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이 왜 필독도서였는지...

이 책을 학창시절에 읽었다면 내 삶이 지금과 다를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반짝이고 둥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너무나 다른 "달"과 "6펜스"짜리 은화.

둘의 조합이 쌩뚱맞다고 생각했던 <달과 6펜스>라는 제목도

책을 읽고나니 이보다 어울리는 제목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각각 이상과 현실을 의미하는 "달"과 "6펜스"!

평온했던 현실에서의 삶을 깨고, 이상의 세계로 성큼 걸어들어간 천재화가 스트릭랜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처음엔 괴팍함에 반감을 갖게 되지만,

어느덧 이상한 건 그가 아니라 정형화된 가치를 무비판적으로 옳다고 믿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얼마나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지,

이상을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하며 저 멀리 두고, 얼마나 현실에 안주하며 살고 있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게 된다.

 

고전의 힘은 이런 것인가 보다.

한세기 전에 이 세상에 나온 책임에도, 글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전혀 진부하지 않고,

오히려 생각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사상을 강하게 일깨워주는 것.

그래서 많은 생각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것!

아주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책이다.

 

6펜스 세계에 속해 살고 있는 나도 늘 달을 꿈꾼다.

이 책속의 주인공인 스트릭랜드처럼,

진정으로 추구하는 이상을 위해 현실속의 모든 걸 다 버리고 떠날 용기는 아직 없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