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트완에서 보낸 밤.
이곳 숙소들은 시설이 좀 열악하다.
덥고 습한데도, 에어컨이 없어 경악했는데
대신 천장에서 돌아가는 헬리콥터 프로펠러만한 선풍기가 있어 꽤 시원했다.
아침을 알리는 새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
창을 열고 바깥 공기를 마셔본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라 카트만두 같은 도시 보다는 훨씬 공기가 좋다.
태풍이라도 찾아오면 다 날아가버릴 것 같은 판자집들!
하지만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만은 최고다!
그런데 마을이 좀 어수선하다.
무슨 일 있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헉~
간밤에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왔단다.
이런 일이 자주 있냐고 했더니,
자주 있는 일이 아니란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에 갈땐 난생 처음 커다란 돌덩이가 도로에 떨어져 가는 길을 막더니,
국립공원이라는 곳에 왔더니 호랑이가 마을에 출몰하고...
정말 스펙터클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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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코끼리 타고 정글 투어를 갔을때 보지 못했던 호랑이가
제발로 마을로 내려오다니...
그 구경을 놓칠 수 없다.
사람들 때문에 놀란 호랑이가 숨어있는 곳에 군병력이 투입됐다.
호랑이가 포획되는 걸 보려는 사람들이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저 앞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너무 궁금한데,
사람들도 많은데다 군인들이 막고 있어 안 보인다.
그 때 바로 옆에 3층 높이의 건물이 보였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한눈에 상황파악이 되겠다 싶어
마치 종군기자라도 된듯 호랑이 사진을 꼭 찍고야 말겠다는 비장함을 안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우와~ 이젠 잘 보인다.
여기서는 제대로 된 호랑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슬슬 흥분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앞쪽을 보니 이상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하얀색 천으로 막아놓고 있는 것이다.
숨어있던 호랑이에게 마취총을 쏴서 호랑이가 기절했다는 얘기까진 들었는데,
왜 흰 천을 쳐놓고 있지??
옆에 계시던 우리 숙소 사장님께서 그 이유를 설명해주시는데, 그 이야기 속엔 놀라운 사실이 담겨 있었다.
호랑이는 흰색 천을 보면 주눅이 든다고 한다.
나지막하게 둘러놓은 저 흰색 천이 호랑이에겐 어마어마하게 높게 보인다고 한다.
마취해서 기절해있긴 하지만,
기절한 호랑이가 언제 깨어날지 몰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둘러놓은 것이라고...
천하의 맹수 호랑이에게 그런 약점이 있었다니...ㅎㅎㅎ
그나 저나 호랑이는 언제 나오나??
그 때 사람들 통제를 맡고 있던 군인이 옥상 쪽을 쳐다보더니,
뭐라 뭐라 소리를 지른다.
모두들 옥상에서 내려오라는 말인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옥상에도 이미 50명 넘는 인파가 몰려있다.
그래도 그렇지, 저 아래보다는 훨씬 안전한 곳인데 왜 내려오라고 하지?
기절한 호랑이라도 봐야 하는데....
버틸 때까지 버텼으니 결국 쫓겨 내려와야 했다.
결국 호랑이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송됐고,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난 해프닝은
호랑이의 꼬리도 보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여기서 잠깐!!
현장에서 호랑이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다음 자연박물관에 있는 사진을 빌어
치트완 마을에 나타난 벵갈호랑이에 대해 잠시 소개를..
<출처: 다음 자연박물관>
<출처: 다음 자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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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골호랑이(Panthera tigris tigris)는 인도호랑이라고도 하며, 네팔·인도·방글라데시 등에 분포한다. 갈색에 검은 줄무늬 털을 가지고 있다. 전체 길이 2.9m 정도이며 털은 짧고 등자색을 띤다. 전 세계 호랑이 수의 약 60%를 차지한다. 현재는 밀렵으로 인해 인도의 칸하칸국립공원, 순다르반스국립공원 등 10개 이하의 보호구역 안에만 서식하고 있다. 돌연변이인 흰호랑이는 흰색에 검은 줄무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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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자연박물관>
호랑이가 나타난 빅 뉴스엔 관심도 없다는 듯,
태연하게 학교로 향하고 있는 아이들!
교복을 입어서 단정해 보이긴 하는데(?)
신발은 다 슬리퍼인게 늘 봐도 봐도 우습다.
어디선가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려 소리나는 쪽을 봤더니,
뜨악~ 이번엔 코끼리다!
관광객들을 태우고 관광용으로만 코끼리를 활용하는 줄 알았는데,
평상시에도 자연스럽게 코끼리를 타고 다니다니...
집채만한 코끼리들이 한두마리가 아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코끼리가 지나가는데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건 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라는 듯...
코끼리 타고 다니는게 신기해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가이드가 다가와 한마디 한다.
"얼른 들어가 밥 먹고 악어보러 가야죠!"
헉!
눈뜨자마자 호랑이가 마을에 출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으로 코끼리가 왔다갔다 하는걸 지켜보고,
이젠 악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갔을때 느꼈던 기분이 이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