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즈의 약속

저자
이병승 지음
출판사
실천문학사 | 2011-08-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소년병사의 눈을 통해 본 이태석 신부의 삶과 사랑!수단 소년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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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9월까지 드리워진 더위의 그림자는 얼마전 초유의 정전사태를 부르기도 했다. 너무 덥다고 무분별하게 틀어댄 냉방기구 때문에 전력 수급에 비상사태를 맞았다니...그러고보면 우리는 요즘 적응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더운 날씨엔 시원해야 하고, 추운 날씨엔 따뜻해야 하고... 그래도 일단 나만 편하고 행복하면 되지 뭐~ 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남기고 가신 고 이태석 신부님! 그 분의 다큐를 보면서, 그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그곳이 어떤 곳이던가? 밥 안 먹는 아이들에게 엄마들은 간혹 이런 말을 던진다. "지금 아프리카엔 굶어 죽은 아이들이 천지인데, 넌 이렇게 음식을 남겨서야 되겠니?" 그렇다. 아프리카는 하루에도 수많은 이들이 끼니를 먹지 못해 죽고, 맘 놓고 마실 물이 없어 병드는 지옥과 같은 곳이다. 그런데... 의대까지 졸업하고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고통받는 영혼들에게로 달려가신 신부님!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쉬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이제 아프리카 수단이라는 나라 하면 "톤즈"라는 지방이 가장 익숙하고, 톤즈하면 자동으로 이태석 신부가 떠오른다. 그래서 <톤즈의 약속> 이라는 이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이 책은 이태석 신부의 위인전이 아니다. 사실을 바탕에 두고 적당히 허구를 가미한 창작동화다. 이태석 신부와 마뉴라는 아이의 이야기.

  아홉살 때 전쟁터에서 엄마가 폭탄을 맞고 피 흘리며 쓰러져 죽는 것을 지켜본 아이, 그리고는 열살때부터 군대에서 총을 쏴야 했던 아이, 그래서 남은 것이라곤 세상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 밖에 없는 아이. 그 아이가 분노를 내려놓고 하얀 새가 되어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기까지 이태석 신부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지켜보며, 독자로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이태석 신부님이 그 아이에게 선물한 하얀 운동화! 그 운동화는 처음엔 버려지지만 결국엔 마뉴의 발에 신겨져 있다.  "진짜로 걸어가야 할 내 길을 알게 되면 신을 거예요." 했던 마뉴! 그 아이의 그 새까만 발에 신겨진 하얀 운동화를 이태석 신부님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독자들이 대신 보며 따뜻한 희망을 품어 본다.

  이태석 신부가 마뉴에게 했던 말 중 가슴 깊이 새겨지는 말이 있었다. 총을 들고 싸우기만 했던 마뉴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장면.

  "내가 만약 의사 공부를 안 했다면 마리아 수녀님을 살릴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신학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수단에 오려고 했을까? 총은 사람을 죽이지만 공부는 사람을 살린다. 죽이는 것과 살리는 것, 넌 어느 쪽이 더 세다고 생각하니?"

  이 말은 잠깐의 더위마저 참지 못하며 인내심을 잃어가고, 공부가 하기 싫다며 배부른 투정을 부리는 대한민국 아이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