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에 있는 연곡사에서
지리산 반야봉에 이르는 연곡천 계곡,
이 계곡은 우리에게 피아골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옛날 이 일대에 피(稷.기장)밭이 많아서 피밭골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그 피밭골이 변해 지금의 피아골이 되었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구한말, 여순반란 사건, 6.25 전쟁 등
우리나라의 격동기 때마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일까? 피아골의 단퐁은 유독 시리도록 붉다.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구례 피아골 단풍을 만나기 위해
이 가을 또 부지런히 봇짐을 꾸렸다.
구례 피아골단풍을 만나러 간 가을여행.
숙소는 피아골 계곡에 있는 구례 펜션, 햇살좋은아침.
예전에 하루 묵은 적이 있었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 이번에 다시 들렀다.
이 가을 붉은 피라칸사스가 입구에서부터 격한 환영을 한다.
다시 찾고 싶었던 구례 펜션 햇살좋은아침은 피아골 계곡 입구에 있는 섬진강 은어마을에 자리잡고 있는데,
19번 국도 옆, 섬진강과 피아골 계곡이 합류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
깨끗한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은어와 쉬리가 이곳 계곡에 산다고 해서 은어마을!
그 청정함이 이름에서부터 느껴진다.
내가 예약한 구례펜션에 대해 별 기대 없이 동행한 언니들은
하늘 아래 1번지인듯 지리산 능선과 눈높이를 같이 하며
울긋불긋 어여쁜 꽃과 열매들이 그득한 이곳 펜션의 첫인상에 모두 감탄사를 지른다.
2인실에 두명씩 나눠 자기로 했는데,
우리가 묵게 된 이슬아침방은 블링블링한 핑크빛 방!
주방 욕실 침실, 모두 흡족하다.
이런 공주풍 침대가 너무 좋다며, 일찌감치 침대 속에 들어가 누운 언니!
그 사이, 난 다과 세팅 완료~!
이곳 펜션에서 발견한 독특한 감 하나!
마치 쌍둥이인듯 두 감이 한 열매에 달려있는 걸 보고 열심히 찍어봤는데,
그 모습을 또 더 열심히 찍어준 언니들! ㅎㅎㅎ
마당 한 쪽 옆에 켜켜이 쌓여 있는 장작더미.
이 펜션은 겨울철 난방을 이 장작으로 한다고.
화로에 장작이 잔뜩 들어가 있는 걸 보니,
곧 뜨끈뜨끈해질 방이 상상돼 몸이 노곤해진다.
곳곳에 쉼터도 많아 피아골을 내려다보며 잠시 휴식~
그리고는 피아골 단풍 명소인 연곡사를 찾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아직 단풍이 물들고 있는 중이라
피아골 단풍의 절정을 만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 일대에선 꽤 예쁘게 물들어 있는 편!
조선시대 유학자였던 조식 선생은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을 만큼
이곳 피아골은 가을 단풍의 절정을 이루는 곳이라 할만하다.
온 산이 붉게 타서 산홍(山紅)
단풍이 계곡물에 비쳐서 수홍(水紅)
사람도 붉게 물드니 인홍(人紅)
그렇게 삼홍(三紅)의 명승지인 그 피아골 단풍.
비록 절정은 아니었지만 나름 만끽하고 왔다.
저녁식사는 펜션에 바베큐를 주문해놓았었는데,
돌아와 우리가 준비해 간 것과 함께 부지런히 세팅!
이 푸짐한 음식들을 다 먹으려면 오늘 만찬은 아무래도 좀 길어질 것 같다.
반찬 좀 주세요~ 했더니, 제공해주신 각종 장아찌와 김치.
그 새콤한 맛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지리산 흑돼지와 소세지, 야채를 불판에 굽는데,
맛보라며 밤도 좀 제공해주셔 더욱 신났다는...
지리산 흑돼지의 쫄깃한 식감에 모두들 감탄하며,
함께 곁들인 만찬주~
그래~ 이런게 여행의 참맛이지!!
숯불에 구워 먹으니 뭐든 다 맛있다~
이 동네 감은 좀 특이하게 생겼는데,
여기 저기 골이 파여 "골감"이라 불린단다.
감이 꼭 마늘처럼 생겨 신기하게 쳐다보니 맛 보라며 좀 주셨다.
바베큐장에 난로가 있어 고구마를 올려놨더니,
노릇노릇 맛잇는 군고구마가 되어 고구마까지 맛나게 먹었는데~
잘생긴 젊은 사장님!
인심도 좋으셔서 머무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지낼 수 있었다.
인근 구례 명소에 대해서도 친절히 알려주시고,
지리산 온천랜드 할인권도 제공해주시고...
구례에 이렇게 아지트 같은 곳 하나 알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지리산 피아골단풍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 햇살좋은아침 펜션.
이 펜션의 아침은 365일 따듯한 햇살이 함께 할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