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무릎 베고 빈몸으로 가네
一休禪師(일휴선사:日本)
十年花下理芳盟 一段風流無限淸
情別枕頭兒女膝 夜深雲雨約三生
십년화하리방맹 일단풍류무한청
정별침두아여슬 야심운우약삼생
십년
동안 꽃 아래서 부부언약 잘 지켰으니
한 가락 풍류는 무한한
정치여라
그대 무릎 베고 누워 이 세상을
하직하니
깊은 밤 운우 속에서 삼생을
기약하네
자모유언문(ㅡ慈母 遺言文)
내가 이제 사바세계 인연이 다하여
함이 없는(無爲) 부처님 나라로 가노라
그대(一休)의 귀중한 몸이여
너는 속히 출가승이 되어 부처님의
성품을 보고 닦아서 그 밝은 지혜의
눈으로써 불쌍한 부모들이
지옥에 떨어지는가 떨어지지 않는가
혹무명 업장을 쌓고 있는가 쌓지 않고 있는가를
잘 살펴다오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달마스님이라도 종으로 삼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속세에 사는 속인이라도
고생으로부터 해탈은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사십여년 설법을 하셨다지만
필경에는 한 글자 한 말씀도
설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보아서는
나를 보고 나를 깨닫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다
세상만사가 다 허망한 것이니 무슨 일이든지
선악시비 분별망상을 내지 말지니라
죄 많은 나(母)도
도를 닦지 못한 주제에 어려운 부탁을
너에게 하니 황송할 뿐이다
거듭거듭 방편설만 지키는 사람들은
똥벌레와 같은 일이다
팔만장경의 모든 성인의 가르침을
다 암송하고 안다고 할지라도
부처님의 성품을 보고 닦지 아니한다면
이 글 정도의 뜻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귀중한 뜻이니
소홀하지 말고 이별한 후에는
보물적인 유물로 보아다오
이 필적(筆跡)을---이글의 자취를---!
일휴선사(一休禪師)는 15세기경에 일본 임제종의 고승이셨던 어머니의 유언문으로
해인사 원당암 암주셨던 혜암스님의 출가 발심을 굳건히 세우실수 있었던 동기가 되어
불문에 귀의하신 글로 많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