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액추얼리] 유튜브 음악산책 20.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노래 ‘카츄샤’

전쟁의 아픔을 다룬 영화 ‘디어헌터’에 제철소 노동자인 스티븐의 결혼식 장면이 나온다. 스티븐이 살던 곳은 러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은 동네였다. 결혼식 피로연은 징집돼 베트남전에 파병되는 스티븐, 마이클, 닉의 환송식을 겸하고 있었다. 이 때 우리에게 익숙한 러시아 음악이 흘러나온다. 바로 ‘카츄샤’다.


카츄샤는 우리가 러시아하고 떠올리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곡조로 이뤄진 노래다. 우리나라 방송 등에서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음악이다. 세계적으로 유행한 게임인 ‘테트리스’의 배경음악에도 등장한다. 이런 익숙함 때문인지 카츄샤는 흔히 러시아 전통민요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노래는 2차 대전 당시인 1938년에 만들어진 노래다. 러시아 시인인 미하일 이사코프스키가 톨스토이의 부활에 등장하는 카츄샤를 모티브로 지은 시에 러시아 작곡가인 마트베이 블란테르가 곡을 붙였다. “처녀의 노래여, 저 빛나는 해를 따라 날아가, 머나먼 국경의 병사에게 카츄샤의 인사를 전해다오”라는 가사와 애절한 선율은 전쟁터에 나가있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마음이 잘 표현돼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기타

 

카츄샤는 만들어지자마자 대 유행을 했다. 러시아에선 전통 민요 이상의 지위를 갖는 국민가요가 됐다. 지금도 각종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불리는 노래가운데 하나다. 지난 5월 열린 러시아 전승 기념일에 참여한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 행렬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행진할 때 나온 음악도 카츄샤였다. 카츄샤는 러시아는 물론 중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얻은 노래였기 때문이다.


카츄샤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불리었다.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선 ‘Fischia il vento(바람이 휘몰아친다)’라는 제목의 번안곡으로 불리었다. 이 노래는 이탈리아 파르티잔들의 투쟁가이자 군가가 됐다. ‘벨라 차오’와 함께 이탈리아 파르티잔들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가 됐다. 카츄샤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독일, 폴란드 등 유럽 여러 나라에 전해졌다. 지난 2013년 터키에서 벌어진 대중시위 과정에서도 카츄샤를 번안한 ‘저항하라’는 가사의 노래가 시위대들 사이에서 널리 불려졌다.


카츄샤는 유럽뿐 아니라 이스라엘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스라엘에선 러시아 못지 않게 마치 이스라엘 전통 노래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 카츄샤가 만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이 노래는 이스라엘에서 대유행을 했다. 구 소비에트 국가인 벨라루스 출신의 유태인 노아 프니엘(Noah Pniel)이 카츄샤를 히브리어로 번역해 불렀고, 이스라엘에서 널리 불리게 됐다. 당시 이스라엘은 세계 각국을 떠돌던 유대인들이 모여서 만든 신생국가였고, 그렇게 때문에 세계 각국의 문화와 노래가 자연스럽게 이스라엘 문화로 스며들던 상황이었다.


러시아를 상징하는 노래인 카츄샤. 이 노래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떠나서도 이 노래는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중독성 매력이 있다. 이런 매력 때문에 러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러시아 버전의 카츄샤 원곡 등 여러 버전의 카츄샤를 이곳에 소개한다.

  

러시아의 레드아미 코러스가 부른 ‘카츄샤’

 

러시아 가수 엘레나 바엔가가 부른 ‘카츄샤’

 

카츄샤 히브리어 버전.

 

 

카츄샤 중국어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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